※ 본 소감은 블로그와 카페용으로 작성했으나 <퇴직공무원협동조합> 홈페이지에도 올리고 싶다는 조합 임원진의 요청에 따라 졸고 소감 사용을 허락했습니다. 공무원 퇴직 후 사진촬영을 취미로 전국을 누비는 퇴직 공무원들도 많습니다. 사진 동호인 모두 작품 사진 실력이 전문작가 못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취미 생활로 건강하게 노년의 행복을 누리는 퇴직 공무원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필자 주)
김종헌 사진작가의 <상주의 솔숲 맥문동>을 바라보며
윤승원 수필문학인
김종헌 작가(*필자와는 과거 대덕경찰서 정보보안과에서 함께 근무한 적 있는 다정다감한 전직 경찰관)의 <상주의 맥문동>을 감상하면서 몇 가지 남다른 느낌을 적습니다.
첫째는 작가의 시선입니다. 평범한 듯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작가의 시선은 오랜 세월 그 분야에서 감각을 다져온 예술세계입니다. 작가는 맥문동의 ‘아름다운 보랏빛’만 담지 않았습니다.
김종헌 작 <상주의 맥문동> 2021.08.23. 카카오스토리
관광 목적의 보통 사람의 시선이라면 맥문동 꽃밭에 근접하여 아름다운 보랏빛만 스마트폰에 담아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작품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김종헌 작가는 다릅니다. 자연 만물의 미적 현상을 살피는 독창적인 감각이 평범함을 뛰어넘습니다.
<소나무밭의 맥문동> 또는 <맥문동밭의 소나무>,
어느 것을 앞에 놓고, 어느 것을 뒤에 놓아도 상관없습니다. 감상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두 가지 모두’이기 때문입니다. 보랏빛 맥문동밭의 풍경도 아름답고, 거북등같은 세월의 무게를 저마다 갑옷처럼 두른 소나무 군락도 아름답습니다.
김종헌 작 <상주의 맥문동> 2021.08.23. 카카오스토리
가만히 살펴보면 작가의 안목은 이렇듯 또 다른 심미안(審美眼)의 경지를 보여줍니다. 심미안의 경지란 ‘예술세계’를 일컫는 동의어입니다. 문학에서 시(詩)가 ‘언어예술’이라면 사진은 ‘시각예술’입니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 시(詩)라면, 긴 해설이 필요 없는 것이 시각예술입니다.
김종헌 작 <상주의 맥문동> 2021.08.23. 카카오스토리
그러고 보니, 감상자의 설명이 길어졌군요.
맥문동은 산속의 음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한방에서는 폐와 위를 보해주는 약재로 쓰입니다. ‘맥문동(麥門冬)’이란 이름의 유래도 흥미롭습니다. 맥문동은 수염뿌리에다가 보리 알 같은 것이 달려 맥문(麥虋, 麥門)이라는 설이 있고, 겨울[冬]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저의 고향인 충남 청양군 장평면 화산리에 앵화동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과거 시골에 살 때 이 마을을 지날 때마다 학교 앞이나 길섶에 맥문동을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전국 최대 맥문동 생산지역으로 유명한 <청양>은 지난 1993년 맥문동 주산단지로 고시됐고, 2015년 4월 청양 맥문동 지리적 표시 단체 표장을 획득, 농산물 분야 지적 재산권을 지키면서 농업인 소득향상을 도모하고 있음. 2021년 4월 20일 KBS1 TV ‘6시 내 고향’ 프로그램에서도 청양 맥문동 소개. (2021.04.19일자 청양신문 참조)
그런 까닭인가요?
오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김종헌 작가의 <상주의 맥문동> 을 감상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작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 속에 내 고향 솔밭 풍경과 맥문동 마을 풍경도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졸고 감상문 한 줄 쓰지 않을 수 없는 소이(所以)입니다.
2021.08.23.
윤승원 감상 記
※ 참고자료 :
■ 내 고향 <청양 맥문동> 관련 보도 [출처 / 청양신문] :
“호흡기 질환에는 청양 맥문동이 최고여” - 청양신문 (cynews.co.kr)
◆ 청양 장평면 화산리 꽃뫼영농조합에서는 '맥문동 티백차'와 '맥문동 액상차' 출시[출처 / 청양신문] :
출처 : 청양신문(http://www.cynews.co.kr)
‘맥문동 건강음료’ 탄생, 전국유통 주목 - 청양신문 (cynews.co.kr)
첫댓글 전문가 사진답게 한폭의 그림입니다.
윤선생님이 글로 받쳐주니 더욱 빛이 납니다.
옛날 같으면 칠십대 노인이면 살포 짚고 물꼬 보러 다니기도 힘들다고 할 연세인데, 사진기 메고 전국을 누비는 활력 넘치는 분들입니다. 퇴직공무원 사진동호인들은 참으로 좋은 취미로 보입니다. 글쓰기 보다 사진촬영은 예술성을 인정 받기 좋습니다. 활동적이니 건강에도 좋고요. 이득주 선생님도 저 분들처럼 좋은 취미 갖고 계시니 부럽습니다.
※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 댓글
◆ 낙암 정구복(역사학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021.08.25. 05:31
김종헌 님이 정년 퇴임 후 사진 촬영이라는 취미 활동을 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이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을 느끼실 것입니다.
앞으로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하며, 사진 자료도 우리의 역사를 기록하는 분야임을 장천 윤승원 선생이 지적해주셨군요.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
또한 맥문동의 한약적 특성을 설명해주시고, 이를 인연하여 고향 청양의 맥문동 산지로 지정된 사실과 화산의 꽃뫼 영농조합의 이야기와 그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청양 신문을 연계시켜 준 공로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장천 윤 선생의 이런 인연을 연결하는 공로는 반드시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기쁨과 새로운 정보를 얻은 즐거움에 흠뻑 젖어 오늘은 행복합니다.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 답글 / 윤승원 2021.08.25. 07:20
졸고 감상문을 정 박사님께서 따뜻한 눈길로 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공개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저의 이런 글이 독자에게 정서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또는 사진 예술과 紀行 문학 측면에서, 그리고 역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정 박사님께서는 필자의 그런 걱정을 따뜻한 격려 말씀으로 말끔히 해소해 주셨습니다. 오히려 힘을 돋우어 주시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김종헌 작가도 정 박사님 격려 댓글 옥고를 크게 반가워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특히 사진 예술이 갖는 역사기록물로서 가치 부여를 해 주신 점, 제가 본문에서 좀 더 비중 있게 자세히 언급하지 못한 점까지 보완해주셨습니다.
고향인 청양의 맥문동에 대한 언급도 소중합니다. 올사모에 졸고 감상문 소개한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