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엊그제 2018년 11월 28일 저녁.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 대합실에서 귀국을 위하여
공항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젊은이가 내가 앉아 있는 의자의 옆자리에 자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한국
인이었고 저쪽 의자에는 그의 부인과 두 아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23년 전 내가 아내와 중2, 중1 두 아들과 함께 미국 서부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 국립공원, 디즈니 랜드, 라스베이가스,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던 당시의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그 젊은이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하였고, wi-fi가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자연스럽게 정보검색에 대하여 대화를 하기 시작하였고, 공항
wi-fi에 연결할 수 있는 요령을 알게 되었습니다.
잠깐 사이였지만, 여행의 동기, 가족이야기 등으로 통성명도 하지 않은채 쉬임없이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나의 여행의 계기, 직장이야기, 어머니의 건강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지난 2월 퇴임을 하고 머리를 좀 식힐 겸 사색의 시간을
가지려 여행을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젊은이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8년 전에 돌아 가셨는데 지금 살아계시면 꼭 8순이 되신다는 이야기였
습니다. 의료관련 전문직으로 일을 하시던 아버님은 쉬지 않고 일을 하셨고 친구분들
의 만류에도 쉬임이 없이 일을 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8년전 72세에 갑자
기 운명을 하셔서 애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친구분들이 이
제 쉬라고, 네가 쉬면 친구들끼리 즐길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데에도 쉬시
지 않고 일을 계속하신 끝이라 더욱 애닮다고 하였습니다.
나의 여행 이야기를 들은 젊은이는 나에게 정말로 잘 생활을 하고 있다고 여러번 강조
를 하였습니다. 여유를 갖고 노후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가
좋으며, 그러지 못하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생각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비행기 좌석이 그의 8번열과 나의 9번열이 앞뒤로 앉게 되어서 귀국하는 그 젊은이의
가족에게 시선이 자주 가는 것이었습니다.
밤 9시 50분에 청주공항에 도착하여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 내리려는 짦은 순간에 나는
그의 아들에게 들릴만한 정도로 “우리 나라의 미래가 자네의 두 어깨위에 달려 있네.
동생을 돌보아 함께 노력하여 훌륭한 일꾼으로 커나가게..” 하고 격려를 하였습니다.
경기도 동탄이 집이라는 그 젊은이에게 잘 가시라고 인사를 하고 총총히 공항을 빠져
나와 귀가를 한 엊그제 밤이었습니다.
(2018.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