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경무지침’이라고도 한다. 세경은 세신으로, 이 굿놀이는 농사의 풍년을 빌기 위한 일종의 유감주술극이며, 세신의 곡식을 거두어들인다는 뜻이 있다.
세경놀이의 내용은 지역과 심방(무당)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나, 조ㆍ보리농사의 경작에서 수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재현하는 것이다. 배역은 주무 1인, 소무 1인과 그 밖에 대화를 거드는 소무 1인 등 모두 3인이 필요하다. 소도구는 호미ㆍ낫 등 농기구와 병이 소용된다. 세경놀이의 전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주무가 세경놀이를 한다고 아뢰는 사설을 하면 여인으로 분장한 소무가 등장하여 배가 아프다고 한다. 세경놀이는 여인과 주무, 그리고 소무들 간의 대화로 전개되는데 여인이 배가 아픈 이유는 시집살이가 싫어 도망치다가 건달 총각과 정을 통해 임신한 때문임이 밝혀진다.
여인은 아이를 낳는데 이때 낳은 아기는 이미 배에 감아 묶어 두었던 병 하나를 내놓는 것으로 대신한다. 아이는 팽돌이라 이름을 세경놀이
짓고 글공부를 시키나 못하므로 농사를 짓게 한다. 대주(무당이 단골 집 바깥주인을 이르는 말)의 밭을 빌려 여장 소무와 소무들은 밭을 가는 흉내를 내고 돌을 고르는 것을 모의하면서 소리와 재담을 한다.
씨를 뿌리고 밭을 밟고 김을 매고 익은 조를 거두어 묶고, 마소에 실어 운반해다가 타작하고는 빚을 갚고도 엄청나게 많이 남은 곡식을 광에 저장한다. 소무들은 필요에 따라 암소가 되기도 하고, 각종 모의를 하는데 여장 소무나 주무가 먼저 서두를 꺼내면 그 행위를 연출한다.
예컨대, 여장 소무가 사설로 “자 베자.”하면 소무들은 베는 시늉을 한다. 그 다음 “묶으자.”하면 소무들은 신칼을 초석으로 싸서 말아 묶는다.
세경놀이의 전반부는 대화로 전개되지만 후반부는 지시하는 말(노래)에 의한 행위로 전개된다.
전반부는 팽돌이가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사연을 통해 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후반부는 농사짓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세분하여 실연한다. 제주도 무당굿놀이에서 세경놀이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해안별신굿의 거리굿과 비교되는 자료이다.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