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홈팀들이 고전한 날이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라이벌전에서는 공격진의 골 결정력이 돋보인 네덜란드가 승자의 기쁨을 누렸다. 후반 중반까지 다소 우세한 경기를 이끌었던 독일은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며 하셀바잉크에게 역전골을 허용하고, 반 니스텔로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이탈리아와 체코는 각각 터키와 스웨덴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반면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칼은 완승을 거두며 강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하였다. [사진: 네덜란드의 반 니스텔로이]
한국은 2002 월드컵 4강다운 면모를 발휘하며 챔피언 브라질을 상대로 선전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에 호나우딩요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분패하였다. 이웃 일본은 아르헨티나를 맞아 0-2의 완패를 당하며 대 아르헨티나전 5연패를 기록하였다.
각국 대표팀 평가전
한국 2 - 3 브라질
득점 : 설기현(7') 안정환(59') - 호나우두(16') 호나우두(67') 호나우딩요(90'-PK)
일본 0 - 2 아르헨티나
득점 : - 소린(46') 크레스포(48')
독일 1 - 3 네덜란드
득점 : 보비치(34') - 클라위베르트(22') 하셀바잉크(69') 반 니스텔로이(79')
네덜란드가 날카로운 역습을 구사. 라이벌 독일을 상대로 3-1의 넉넉한 승리를 일구었다. 독일은 점유율의 우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네덜란드의 결정력 높은 공격에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22분경, 바르셀로나의 파트릭 클라위베르트가 에드가 다비드스의 프리킥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반격에 나선 독일은 전반전 내내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인 프레디 보비치가 슈나이더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5년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보비치의 화려한 신고식이었다.
후반 중반까지 독일은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으로 네덜란드를 괴롭혔지만, 교체로 투입된 공격수들에게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19살의 신예 라파엘 반 데어 바르트가 제바스티안 켈에게서 공을 빼앗아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에게 찔러주었고, 하셀바잉크는 골문 구석을 파고드는 정확한 슛으로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이어 10분만에 역시 교체로 투입된 반 니스텔로이가 클라렌세 세도르프의 예리한 크로스를 받아 칸의 바로 앞에서 헤딩골을 성공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탈리아 1 - 1 터키
득점 : 비에리(38') - 엠레(28')
터키는 엠레 벨로조글루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앞서 나갔다. 반격에 나선 이탈리아는 인터 밀란의 골잡이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어 필리포 인자기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으나, 그의 슛은 골문을 비껴가고 말았다. 1-1의 무승부는 최근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는 트라파토니 감독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일 것이다.
프랑스 3 - 0 유고슬라비아
득점 : 까리에르(11') 까리에르(50') 카포(70') -
프랑스가 실망스러웠던 한 해를 유고전 완승으로 마무리하였다. 에릭 까리에르는 홀로 2골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프랑스는 자크 상티니 감독 부임 이후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11분경, 까리에르는 릴리앙 튀랑과의 절묘한 협력 플레이로써 기회를 만들어 유고슬라비아의 골네트를 뒤흔들었고, 후반 10분에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어 카포가 승리를 결정짓는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유고의 미테야 케즈만은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쓰게 되었다.
스페인 1 - 0 불가리아
득점 : 호세 마리(10') -
스페인이 불가리아에 1-0 신승을 거두었다.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대표팀에 복귀한 호세 마리(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반 10분만에 비센테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하며 자신의 2번째 A매치 출전을 자축했다. 이후에도 스페인은 전체적으로 게임 주도권을 잡았으나 추가골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유로 2004 예선 6, 8조의 1위팀인 양팀은 이날 경기에서 승부에 연연하기 보다는 선수들간의 호흡과 신예 선수들을 시험하는 장을 마련하는데 의의를 두었다.
동유럽의 맹주와 북유럽의 강호간의 맞대결은 동점과 역전을 거듭한 끝에 3-3의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체코는 함부르크의 수비수 밀란 푸칼의 골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스웨덴은 A-매치 데뷔전에 나선 미카엘 닐손이 2골을 내리 뽑으며 역전에 성공하였다. 이에 체코의 슈테판 바추섹이 전반 종료 직전에 그림같은 프리킥골을 성공시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기세가 오른 체코는 후반전에 들어 리버풀의 공격수 밀란 바로스가 츠데넥 그리게라의 크로스를 받아 다이빙 헤딩슛으로 역전골을 떠뜨렸다. 그러나 체코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2분 뒤 마르쿠스 알박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아쉬운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포르투갈 2 - 0 스코틀랜드
득점 : 파울레타(8') 파울레타(17') -
유로 2004 개최국 포르투갈이 파울레타의 2골 활약과 어린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여유끝에 스코틀랜드를 2-0으로 완파했다. 파울레타는 전반 8분 경에 세르지우 콘세이상의 크로스를 해딩슛으로 연결했으며, 9분 후에는 루이스 피구의 패스를 받아 2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맹활약을 펼쳤다. 포르투갈은 상대 수비수의 핸드링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 킥을 루이스 피구가 실축했고, 피구의 크로스를 받은 티아고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추는 등 전체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더 이상의 추가골을 올리지 못했다.
덴마크 2 - 0 폴란드
득점 : 욘 달 토마손(22') 라르센(72') -
북구의 강호 덴마크가 AC 밀란의 스트라이커, 욘달 토마손의 맹활약에 힘입어 폴란드를 완파하였다. 22분경, 샬케 04의 신예 미드필더 크리스티안의 폴센의 정교한 쓰루 패스가 토마손에게 이어졌고, 토마손은 홀로 내달아 예지 두덱을 제치고 손쉽게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72분경, 토마손은 상대 수비수 3명의 압박을 무력화시키는 정밀한 패스로써 데니스 롬메달에게 공을 건네 주었고, 롬메달은 이를 토마스 롤 라르센에게 연결, 라르센의 득점을 열어 주었다. 폴란드 선수들은 라르센의 골이 오프사이드라며 거세게 항의했지만 심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덴마크는 유로 2004 예선 2조에서 루미니아와 노르웨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폴란드 역시 예선 4조에서 헝가리와 라트비아에 이어 3위에 처져 있다.
그리스 0 - 0 아일랜드
득점 : -
아일랜드가 믹 맥카시 감독 사임후 갖는 첫번째 A매치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아일랜드의 감독대행 돈 기븐스는 신예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장을 마련했고, 대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양산해냈다. 특히, 아일랜드의 신예 스트라이커 글렌 크로우는 몇차례 좋은 득점찬스를 맞이했으나, 골 세레모니를 펼치지 못하는 아쉬움을 맛보았다. 그리스도 바실리스 차르타스를 앞세워 아일랜드 골문을 위협했으나, 상대 골키퍼 셰이 기븐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오스트리아 0 - 1 노르웨이
득점 : - Pa Modou Kah(80')
양팀은 모두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신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한 라인업을 작성하였다. 결과는 원정팀 노르웨이의 1-0 승리. 승부보다도 세인의 관심을 모은 것은 오스트리아의 백전노장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의 A-매치 100회 출전 기록 달성이었다.
루마니아 0 - 1 크로아티아
득점 : - 토미슬라프 마리치(47')
VfL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수 토미슬라프 마리치가 후반전에 투입되자마자 승부를 결정짓는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반면 루마니아는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었지만, 공격이 마무리 단계에서 결실을 맺지 못해 영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주전 공격수 이오안 비오렐 가네아(슈투트가르트)는 좋은 득점 기회를 연달아 놓쳐 패전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에스토니아 2 - 0 아이슬란드
득점 : Kristen Viikmae(75') Andres Oper(88') -
슬로바키아 1 - 1 우크라이나
득점 : 미로슬라프 카란(61') - 멜라첸코(84')
헝가리 1 - 1 몰도바
득점 : 팔 다르다이(55') - 파툴라(16')
몰도바는 전반 16분경, 예브게니 파툴라가 가보르 키랄리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몰도바의 기세에 몰려 고전하던 헝가리는 55분경. 헤르타 베를린의 팔 다르다이가 동점골을 성공시켜 다시 균형을 이루었다. 84분경에는 케네사이가 역전골을 기회를 맞이하지만, 몰도바의 흐마루치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 막혔다. 이번 무승부로 인해 헝가리는 5경기 연속 홈경기 무패의 기록을 이어갔다. 헝가리는 유로 2004 예선 4조에서 폴란드와 라트비아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마케도니아 2 - 3 이스라엘
득점 : 보소스키(63') 세들로브스키(89') - 잔드베르그(19') 니미(28') 비톤(90')
유로 2004 예선전
아제르바이잔 0 - 2 웨일즈
득점 : - 스피드(9') 핫슨(68')
웨일즈의 기세가 무섭다. 유로 2004 예선 9조에서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와 함께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웨일즈는 약체라 평가되는 아제르바이잔을 2-0으로 완파하면서 3연승을 기록, 조 선두로 나섰다. 웨일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게리 스피드가 사이먼 데이비스의 크로스를 받아 경기 시작 10분만에 선취골을 성공시겼다. 이어 후반전에는 셀틱의 공격수 존 핫슨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