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평 올린지 얼마나 됐다고 또 왔습니다.
에, 이젠 지겹다고요? 하하! 걱정 마시길. 당분간 또 잠수탈 예정이랍니다. 저도 업무에 복귀해야죠.
이번에 권할 도서는 아리카와 히로의 또 다른 책입니다. 촉촉한 감성이 듬뿍 담긴 소설이죠. 이름하여, 고양이 여행 리포트. 만약 제가 쓰는 글 속의 등장인물 캣시 묘리가 현실에 있다면, 그녀에게 권해주고 싶은 도서이기도 합니다.
도서명: 고양이 여행 리포트
지은이: 아리카와 히로
* 이 책은 넓은마을 도서관의 기타소설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소개글 서평
이 글의 화자, 나나는 참 유머러스하다. 그는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첫 문장,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첫 문장을 따서 그 자신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이름이 있으니, 소세키의 유명한 고양이를 이겼다고 우쭐댄다. 더 희극적인 건 나나가 인간을 풍자하는 비유이다. 그는 말한다. ‘인간은 고작 직립보행이 가능하다는 것뿐, 커다란 원숭이의 일종’이라고. 오, 이 얼마나 정곡을 관통하는 위트인가. 그렇다. 그 ‘나나’는 자유로운 영혼과 현실주의적 사고를 자랑하는 길고양이인 것이다. 이것만 보고, 유머러스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이 도서는 확실히 감성 소설이니까. 그것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어느 날, 은색 왜건 자동차에서 일광욕을 하던 그는 사토루라는 이름의 청년과 인연을 맺게 된다. 처음에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냥 아는 사람 정도의 거리감을 둔 나나와 사토루. 그들은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함께 동거하는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된다. 그가 이름을 얻게 된 것도 그때이다. 엄연한 수컷이지만 꼬리 모양 때문에 숫자 7을 뜻하는 '나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 그렇게 5년의 세월 후, 사토루의 개인 사정 때문에 나나의 입양처를 찾게 되는데...... 그 말 못할 개인 사정이란 게 무엇인지, 나나의 새 입양처가 될 사토루의 옛친구들을 만나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과정이 바로 여행 리포트가 된다.
여행이 진행되며, 밝혀지는 사토루의 과거. 각각의 사연을 가진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유쾌하게, 동시에 앙금을 녹이며 흘러간다.
하나, 또 하나. 추억을 되새김하며, 새로히 소중한 시간을 쌓는다. 나나와 사토루, 둘이서 함께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장면은 애잔하다. 동시에 따뜻하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 슬퍼서? 아니, 이 이야기는 그렇게 슬프진 않다. 그럼 기뻐서? 그것도 아니다. 그래, 감동 때문이다. 가슴 깊은 곳에서 고동치는, 그 감정 때문에 눈물이 흐른다. 사토루와 나나, 나나와 사토루. 서로가 서로의 동반자인 그들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 여행에서 그들은 또 어떤 풍경을 보게 될까? 그리고 이 책을 들게 된 당신, 읽게 될 당신은, 또 어떤 풍경을 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