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지리학 요약본--앞으로 세계의 인구와 종교의 관계를 다룬 책

[서미석]

<분노의 지리학(공간으로 읽는 21세기 세계사), 하름 데 불레이 저, 유나영 역, 천지인출판, 2008>

ㅇ. 다음 반세기 동안, 문화와 경제적으로 분열된 인류는 거의 90억명까지 불어날 것이다. 갑작스런 변화는 세계 체제를 혼돈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중구은 초강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 테러리즘과 반란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데 블레이는 “우리는 대규모 환경 변화, 대재적인 인구 이동, 끊임없는 문명의 충돌 등을 목격하게 될 한 세기의 문지방을 넘어서고 있다.---지리지식 자체만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지리 지식 없이는 이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없을 것이다.”

ㅇ. 이슬람,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나? 유나영 역. 이후--전남대 도서관 소장.

제1장. 왜 지리학이 중요한가

ㅇ. 유럽연합은 계속해서 팽창하여 2004년 5월 신규 회원국으로 10개국을 더 받아들여서 39개 유럽 국가 중 25개국의 연합체가 되었고, 나머지 국가들 또한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유고슬라비아라는 국가 이름이 지도에서 사라지고 대신 동티모르, 파푸아, 파다니아, 트랜스드네스토르, 림포포, 우타란찰 같은 새로운 나라 이름들이 등장하였다.

<지리학이란 무엇인가?>

ㅇ.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졌어도 지리학은 여전히 전통적인 부분을 간직하고 있다. 첫째로, 여러 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리학이 인간 세계와 자연 세계를 함께 다룬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지리학은 단순한 ‘사회’ 과학이 아니다. 지리학자들은 빙하작용, 해안선, 사막의 사구, 석회 동굴, 날씨와 기후, 심지어 동식물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한편 우리는 도시 계획에서부터 국가, 지역 간의 경계 구획, 와인 재배, 교회 출석 등 광범위한 인간 활동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이 넓고 멋진 모든 세상의 모든 것이 지리학의 연구 대상이 된다는 점, 내가 보기에 이는 지리학의 가장 큰 강점이다. 물론 이는 지리학자들이 인간 사회와 자연 환경 사이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평가하는 데 최적의 위치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지리학의 두 번째 전통이다.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여기에 지리학이 기여할 수 있는 통찰의 증거를 보고자 한다면 1300년대부터 1800년대 초반까지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상당 부분이 이른바 소빙기에 들어감.

ㅇ. 소규모지만 매우 생산적인 일군의 의료지리학자들이 콜레라에서 에이즈, 조류 독감에 이르는 여러 질병들의 발생과 전파를 조사하고 예측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피터 굴드의 <느린 전염병>에 보면 지리학자들이 이런 분석에서 어떤 도구를 활용하는지 잘 나와 있다.(Gould P. R., 1993. The Slow Plague: A Geography of the AIDS Pandemic, Cambridge: Blackwell.)

ㅇ. 지리학의 세 번째 전통은 단순하다. 우리는 낯선 문화권의 멀리 떨어진 지역에 가서 연구하고 또 이들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통은 인터넷과 인공위성 데이터와 컴퓨터 지도 제작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희미해지고 각 지역에 대한 연구의 편협성이나 고립주의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머지않아 어쩔 수 없이 역전될 것이다. 지리적 편협성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ㅇ. 지리학이 들기 좋아하는 네 번째 전통은 이른바 입지를 연구하는 전통인데 이는 자연지리학보다는 주로 인문지리학의 관습이다. 왜 영화산업이나 쇼핑센터, 또는 플로리다의 사라소타나 일본의 동경 같은 도시들은 하필 바로 그 자리에 입지하였을까? 입지에 따라 어떻게 장래성이 달라지는가? 왜 어떤 도시는 성장하고 번성하는데 그에 인접한 다른 거주지는 쇠퇴하고 시들해지는가? 지리학적 해답이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기도 하고 도시 및 지여계획은 지리학과의 교육과정에 핵심이며 지리학도들이 이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를 찾고 있다.

<세상을 공간적으로 바라보기>

ㅇ. 역사학자들은 세상을 시간적으로 혹은 연대기적으로 바라보고, 경제학자와 정치학자들은 구조적으로 바라보지만, 우리 지리학자들은 공간적으로 바라본다. 약간 운이 따르는 날이라면, 상대방은 잠깐 눈썹을 치켜 올렸다가 이내 이해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USA 투데이>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한다.

ㅇ. 생리학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뉴욕타임스 기자인 존 월포드가 최근에 지리학에서 나온 가장 훌륭한 책이라 평가함. 다이아몬드는 그의 후속작인 <Collapse: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 New York: Viking>에서 과거에 번성했다가 붕괴한 사회들을 다룬 후속작을 썼는데 이번에는 지리학적 변수를 확실히 인식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연환경이 인간 사회의 운명에 얼마나 어떻게 관여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20세기 초반에 이러한 연구는 중위도에 위치한 사회의 ‘활력’과 열대 지방 사람들의 ‘무기력’을 기후 탓으로 돌리는 일반화 논리로 귀결되기도 했다. 이런 단순화된 분석은 결함이 있게 마련일 뿐만 아니라, 자칫 세계의 상황에 대한 인종주의적 해석에 무게를 부여하는 데 이용되어 학문 전체의 평판을 해칠 수 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가 주장했듯이 근본적인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즉 지도에 나타난 대로의 단순한 인과관계를 복잡한 환경에 적용하려는 경향은 여전히 존재한다. 역시 저명한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Jeffery Sachs)가 미 해군대학에서 행한 강연문의 일부를 보자. “사실상 세계의 모든 부유한 나라들은 열대 지방 바깥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실 모든 빈곤한 나라들은 열대 지방 안에 있습니다. ---따러서 기후는 소득의 국가간, 지역간 불균형을 상당 부분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Sachs, J.D., 2000. The Geography of Eonomic Development. Newport, RI: United States Naval War College Jerome E. Levy Occasional Paper in Economic Geography and World Order.)." 이는 얼핏 합리적인 결론처럼 보이지만, 세계의 여러 빈곤한 나라들이 처한 상황은 종속, 식민주의, 착취, 억압 등 훨씬 더 복잡합 변수들이 결합되어 오랜 동안 불리한 조건에 몰린 결과이므로, 삭스가 시사하듯이 기후는 중요한 인과 변수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세계의 많은 빈곤한 나라들이 열대 환경에 놓인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열대 지방에 있지 않는 빈곤한 나라들도 알바니아에서부터 투르크메니스탄, 몰도바, 북한에 이르기까지 많이 있다. 지리적 정보를 자연환경의 일반화에 가져다 끼워 맞출 수는 없다.

ㅇ. 지리학은 ‘공간’이라는 커다란 우산 아래 공간적으로 표현되는 과정, 체계, 행동, 기타 수많은 현상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다양성의 학문이다. 지리학자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바로 이러한 패턴, 분포, 확산, 순환, 상호작용, 병치-자연과 인간 세계가 배열되고 서로 연결되며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다. 지리상 발견의 시대는 끝났어도 지리학적 발견의 시대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공간적 전문화>

ㅇ. 미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학파는 오랫동안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을 중심으로 한 문화지리학자 칼 사우어(Carl Sauer)의 강력한 주도 아래 있었다. 이 학파의 핵심 개념은 한 사회의 생활양식이 ‘문화경관(cultural landscape)'이라는 형태로 땅 위에 새겨져 있으며 이 문화 경관은 어디에 있든지 간에 공간적 분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었다.

ㅇ. “지리학은 종합”이라는 말은 지리학이 어떤 학문인가 묻는 질문에 대한 매우 효과적인 대답이다. 즉 지리학자들은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서로 이질적인 정보를 한데 연결하려고 노력한다.

ㅇ. 거리는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강한 힘으로 작용하며-지리학자들은 이를 일러 ‘거리 조락(distance decay)'이라고 부른다-만약 이 변수를 측정할 수 있으면 비즈니스 및 상업상의 의사결정에 대단히 유용하다. 한편 경제학과 지리학을 결합하여 경제 활동의 공간적 측면에 주목하는 지리학자들도 있다. 환태평양 지역에 새로운 세계적 경제 공룡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일은 더욱 분주해졌다. 또 여전히 정치적 행동의 공간적 측면에 주목하는 지리학자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학자들은 제도에, 정치지리학자들은 정치적 모자이크에 주목하곤 한다.

ㅇ. 나는 전혀 새로운 분야로 딱 한 번 외도를 해 보았는데, 이는 내가 지금껏 겪은 가장 즐거운 지리학적 경험이기도 했다. 그것은 한 병의 맛 좋은 와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어느 날 1955년산 샤토 베이슈벨 한 병과 더불어 운명적인 정찬을 들고 난 뒤, 나는 한껏 호기심이 자극되어 그로부터 5년 뒤에 <와인의 지리학적 이해(Wine, A Geographic Appreciation)>라는 책을 써 냈는가 하면 마이애미 대학에서 ‘와인의 지리학’이라는 제목의 수업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때 가르쳤던 학생들 중 일부는 와인업계로 진출하였는데, 지리학이라는 배경이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지리학에는 한계가 없으며, 전문 분야마다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리학은 중요한가?>

ㅇ. 지식이야말로 곧 힘이다. 우리의 행성과 그 부서지기 쉬운 자연 환경, 타 문화와 사람들, 그들의 정치 체제와 경제, 국경선과 경계선, 태도와 열망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의 시기를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지리학의 중요성은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지리학은 역사학이 될 것인가?>

ㅇ, 지리학이라는 학문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나는 바로 환경과 인간의 접점에 지리학의 커다란 기회가 놓여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우리는 남들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이 부분에 주목해 왔고, 이 부분에 있어 동시대인들보다 항상 앞서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을 재천명해야 한다.

<지리적 교양과 국가안보>

ㅇ. 지리적 교양은 우리의 국가 안보에서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우리는 대규모 환경변화, 대대적인 인구이동, 끊임없는 문명의 충돌, 지정학적, 경제적 초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출현, 그리고 통일 유럽이 국제무대에서 주요 세력으로 변신하는 모습 등을 목격하게 될 한 세기의 문지방을 넘어서고 있다.

ㅇ. 지리학은 고립주의와 지역주의에 대한 훌륭한 해독제이다.

제 2 장 지도를 읽고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

ㅇ. 흔히 한 장의 그림이 천 마디 말만한 가치가 있다고들 한다. 그 말이 만약 진실이라면, 한 장의 지도는 백만 마디, 아니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도는 지리학의 언어이며, 큰 개념과 복잡한 이론을 전달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이다. 지구본은 모든 지도의 어머니이고, 특히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ㅇ. 지도를 그리는 법을 연구하는 지도학(Cartography)은 5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부터 먼 길을 걸어 왔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진흙에 홈을 긁어 강과 들판을 표시한 다음 그것을 햇볕에 말려 점토판으로 만들었다. 지도 제작기술이 진화해 온 이야기는 존 N. 월포드의 <지도 제작자들(Mapmakers)>에서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ㅇ. 처음으로 세계를 일주한(1519~1522) 사람들은 마젤란과 그의 선원들이었다. 그들은 카브랄이 발견한 브라질의 해안선을 발판삼아 망망대해로 항해하여 태평양의 광대함을 입증하였다. 이탈리아인인 바티스타 아녜세의 1544년의 세계 지도는 곧 그 진기함과 아름다움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플랑드르의 수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인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Gerhardus Mercator)는 세계 지도에 격자 눈금을 채용하여, 항해하는 사람들이 나침반의 일정한 방위를 직선으로 그릴 수 있게 만든 메르카토르 투영법(1569)을 발명하였다. 이는 지도 제작에서 중대한 혁신이었고 그래서 메르카토르의 이름은 오늘날까지 유명해지게 된다. 여러 장의 지도를 한데 묶은 지도책(atlas, 그리스어의 타이탄에서 이름을 땄다)이라는 개념도 그가 고안한 것이다.

ㅇ. 항공촬영술과 궤도 위성과 컴퓨터의 발달로 ‘지도’라는 용어의 정의 자체가 바뀌었다. 아서 H. 로빈슨과 바바라 B. 페체닉의 <지도의 본질(1976)>이나 무에흐레케의 <지도의 활용(1997)> 같은 전통적인 지도학 저서에서는 지도를 “환경을 그래픽으로 재현한 것“ 또는 ”환경에 대한 지리학적 이미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두뇌의 지도, 인간 DNA의 지도, 대기 중 오존 구멍의 지도, 화성과 은하계의 지도 또한 볼 수 있다. 스티븐 S. 홀의 표현에 따르면 고도 기술이 ”지도 제작술을 순수한 지상의 영역에서 완전히 앗아가 버렸다.“

<기호>

ㅇ.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국 전체를 7분 30초 단위로 분할한 지형도를 출간해 왔다.

ㅇ. 타운쉽(township)이란 땅을 농부들에게 나누어 팔기 좋게 한 변이 6마일인 사각형 필지로 토지를 구획한 것이며, 레인지(range)는 그 타운쉽의 남북 경계선을 말함.

<지도투영법>

ㅇ. 종이로 지구 전체를 둘러싼 원통이 아니라 원뿔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그것을 북반구

에 씌우면 비교적 왜곡이 적은-북반구의-지도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투영법 중에는 ‘원통도법’과 ‘원뿔 도법’이 있다.

ㅇ. 대륙과 국가들의 원래 형태와 크기를 최대한 가깝게 나타내도록 고안된 투영법을 등적 투영법(equal-area projection)이라고 한다.

<인지지도>

ㅇ. 지리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우리 모두가 똑같은 인지 지도(mental map)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어떤 사람들이 색맹인데 비해 어떤 사람들은 완벽한 색채 감각을 지닌 것처럼, 우리으 활동을 공간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두뇌 능력 또한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지도의 이용과 악용>

ㅇ. 현실 세계의 문제를 푸는 데 지도가 실제로 유용하게 쓰인 예를 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지리학자들은 런던의 내과의 사 겸 지리학자였던 존 스노(John Snow)박사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그가 살았던 19세기에는 무서운 콜레라가 전 세계에 몇 차례나 유행하여 맹위를 떨쳤다. 콜레라가 어떻게 퍼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병은 특히 더 무서웠고, 희생자들 중 많은 수는 감염된 지 일주일 안에 숨을 거두었다. 스노 박사는 오염된 물이 원인이라고 믿었지만, 그 증거가 없었다. 1842년 다른 지역에서 발발한 전염병이 영국에 상륙했을 때, 런던에서 인구가 조밀한 피카딜리 서커스 근처의 소호 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 스노 박사와 그의 학생들은 그 지역의 대축척 지도를 만들고,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새로 질병이 발발한 장소를 점으로 표시했다. 소호지구에서만 500명이 넘게 사망한 1854년 시점에 그려진 지도를 보면, 브로드 스트리트 사거리 주변에 희생자가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이 지도를 토대로 몇 가지 지리적 추론을 했다. 이 사거리에는 상점이 몇 개 있었지만, 사람들은 여기서 몇백 미터 거리에 더 가격이 싼 상점이 있으면 거기로 갔다. 공짜가 있으면 바로 모여들었는데, 이 사거리에서 공짜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바로 브로드 가의 펌프에서 솟아나오는 물이었다. 이렇게 해서 펌프 주변에 점이 몰려 있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오염된 물과 콜레라의 연관성이 지도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 스노 박사는 도시의 공무원들에게 펌프의 손잡이를 제거해 달라고 부탁했다. 공무원들은 그렇게 하면 안 그래도 콜레라로 사망자가 많이 나와 민심이 격앙된 소호 지구에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래서 스노 박사와 그 학생들은 손수 팔을 걷어붙이고 물구멍 안에 잿물을 넉넉히 들이부었다. 그러자 곧 효과가 나타났다. 그 사거리 주변의 사망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새로 발병하는 환자의 수는 더욱 크게 떨어졌다. 지도에 나타난 사실이 여지없이 증명된 것이다. 그 뒤로 정부 당국은 시민들에게, 과거에 생각했던 것처럼 서로 접촉하거나 ‘나쁜 공기’를 들이마실까 걱정하지 말고 대신에 물을 끊여 마실 것을 권유하게 되었다. 이렇게 지도를 건설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 반면, 반대로 지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1990년에 이를 분명히 입증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바그다드 대학의 한 동료가 덴마크에 사는 그의 형제 편으로 내게 이라크의 공식 지도를 보내왔는데, 거기에는 쿠웨이트가 이라크의 아홉 번째 주로 표시되어 있었다. 지도가 발행될 정도면 이미 침공 준비는 끝나고 어느 세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한 번 떠보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그 지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를 이라크는 청신호로 오해하여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곧 이어 이라크는 쿠웨이트를 공격한 것이다.

<공격을 예고하는 지도를 추적하기>

1. ,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즈 칼럼에서 대통령에게 ‘당신이 받아들여야 할 임무’라는 내용으로 미국이 군사비 지출을 외교비로 조금만 전환해도 커다란 이익을 볼 것이라고 제시했다. 나는 프리드먼의 칼럼을 읽고 과거에 예산 삭감으로 인해 지리학자는 물론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를 떠올렸다. 1960년대 내가 미시간 주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당시, 지리학과 졸업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외무 직종 중 지리 담당관이라는 것이 있었다. 지리 담당관은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일하면서, 그 나라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출간된 모든 지도를 모니터하고 입수하였다. 또 입수한 지도를 분석하고 그 중요성을 평가하는 일도 직무에 포함되었다.

2. <원거리 감지>---이런 지구 궤도 위성 중에서도 가장 생산적인 것은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소속의 정지기상위성(GOES)이다.

3. <체계적으로 지도를 제작하기>-기본적으로 GIS 시스템은 공간 정보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저장하고, 검색하고, 분석하고, 조작하고, 한 화면에 표시하기 위한 여러 컴퓨터와 프로그램의 조합으로 최근의 지리공간(geospatial)기술은 이들 GIS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다. 또 GIS 덕분에 지도와 이용자 사이에 대화가 가능해져 지도 이용자가 정보를 요구하면 컴퓨터는 이용자에게 답을 말해 준다. ‘인터랙티브 맵핑(interactive mapping)'이라고 하는 이 기술은 지도 제작에서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혁명의 주춧돌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쳐>지의 최근 기사에 나왔듯이 “지리공간기술은 지리학의 얼굴을 바꾸어 놓았다. ---고도 기술로 무장한 지리학자들은 원거리 감지 항공 또는 위성 이미지에 공간 데이터를 층층이 결합하여 컴퓨터 지도 제작을 강력한 의사 결정 도구로 변신시켰다.” 미국 정부도 이 점을 감지했다. 2004년 노동부는 나노 기술, 바이오 기술과 더불어 지리정보기술(geotechology)을 가장 중요하게 부상하고 진화 중인 3대 분야로 선정하였다. 그 결과 지리학자들의 취업 시장 또한 변화하고 있다. “지리공간기술에 대한 수요는 세계적으로 늘고 있지만, 직업 전망은 해당 국가의 지리학, 지도 제작 역사, 정치적 의제에 달려 있다.” 미국에서 국토 안보를 중시하게 된 것은 취업 시장을 움직인 여러 변수 중 하나지만, 게윈이 지적했듯이 아직 영국처럼 비교적 국토가 작고 지도가 철저하게 제작된 나라에서 원거리 감지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다.

4. 도전에 대처하기--나의 지리적 관점으로 볼 때 미국이 금세기 첫 25년간 직면하는 핵심적 도전 과제는 다음 세 가지다. (1) 가속화되는 기후 변화 : 인간의 개입을 통해 금세 완화되기 쉽지 않으므로 국가적인 차원의 협력과 대비를 요한다. (2) 지역적, 나아가 세계적 열강으로서 중국의 부상 : 이로써 세계 최초로 異文化간 냉전이 이루어질 조건이 조성될 것이며,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역할과 목표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3) 극단주의-이슬람 테러리스트 운동의 강화 : 테러리즘은 그 범위를 확대하면서 1990년대에 들어 최초로 미국을 건드리기에 이른다. 가끔씩 테러리즘이 성공을 거두어 국가를 쇠약하게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5. 제 3 장 변화하는 지구 환경

6. 드라마틱한 출발--달은 지금도 계속해서 아족 조금씩, 하지만 측정 가능한 정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기후학자 겸 지리학자였던 알프레드 베게너는 이 과정을 대륙이동(CONTINENTAL DRIFT)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 가설에서 초대륙에 판게아(PANGAEA)라는 이름을 붙였고, 유사 이래 가장 선견지명이 번득이는 지도를 그렸다. 베게너의 이론은 판 구조론과 지각(해저) 확장설이라는 후속 이론을 낳았다. 이제 과학자들은 판게아가 쪼개진 사건이 수십억년에 걸쳐 대륙이 병합하고 분리해 온 순환 과정 가운데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에피소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불의 고리’라고 도하는 환태평양 조산대가 이 거대한 충돌이 어어나는 지대인데, 칠레에서 알레스카를 겨쳐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까지 이른다. 해저에서 붉고 뜨거운 용암이 솟아올라 새로운 지각을 만들고, 오래된 지각은 판끼리 충돌하면서 아래로 밀려들어간다(이 과정을 攝入(Subduction)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바다 속 깊숙이 잠겨 있는 대서양 중앙 해령이 이 지점에서 해수면 위로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용암 섬들이 해수면 위로 솟아오르면서 새로운 땅이 형성되고 있다.

7. 지표면 위의 얼음--지리학자들은 지구 역사에서 첫 8억년을 하데스 대(Hadean eon)라고 한다. 실제로 그 시대에는 지구가 하데스(지옥)처럼 뜨거웠다. 그 후의 13억 년간은 시생대(Archean eon)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륙 암반이 형성되고 최초의 생명으 흔적이 기록된 시기이다. 다음은 25억 년 전부터 5억 7천만 년 전까지 지속된 원생대(Proterozoic)인데, 이 시대의 후기에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났다. 지구가 꽁꽁 얼어버린 것이다.

8. 갑작스런 죽음--공룡의 다양성과 중생대 식물의 번성은 백악기에 이르러 그 전성기를 맞았다. 광대한 삼림 위를 거대한 새들이 날아다니고,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따뜻했다. 북극과 산꼭대기의 얼음은 이미 오래 전에 녹아 없어졌고 알래스카에서 남극까지 공룡들이 어슬렁거렸다. 소형 포유류들이 특수한 생태 적소를 찾아 그럭저럭 생존해나갔지만, 때는 거대한 파충류들의 시대였으며 페름기의 추운 환경이 다시금 급습하는 것 외에는 그들을 막을 천적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공룡의 시대는 훨씬 더 극적인 종말을 맞았다. 찔끔찔끔 다가오는 빙하 때문이 아니라 별안간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 때문이었다. 6500만 년 전의 어느 날, 불과 10킬로미터 지름의 어떤 혜성 또는 소행성이 시속 9만키로미터의 속도로 지구를 향해 날아왔다. 이것은 남서방향에서부터 낮은 각도로 접근하여, 오늘날 멕시코와 유타칸반도 지역에 충돌했다. 멕시코 프레그레소의 작은 항구에서 배를 내리면, 칙술루브라고 손으로 쓴 작은 표지판이 보인다. 칙술루브는 마야어로 그 지역의 한 마을의 이름이지만, 지리학자들게는 한 시대의 종말과 다른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바로 이곳에 소행성이 충돌하여 다이너마이트로 약 100조 톤 규모의 폭발을 일으켰고, 지름 약 180킬로미터, 깊이 65킬로미터의 분화구를 형성했으며, 약 30킬로미터 바깥까지 지질단층에 둘러싸였다. 오늘날 이 모두는 이후에 쌓인 퇴적물에 아래에 묻혀 있다. 칙술루브의 충돌로 인해 백악기가 막을 내리고 신생대 제3기라는 새로운 지질 시대가 시작되었는데, 흔히 이 이행기를 ‘K/T 경계(K/T Boundary)’라고도 한다.

9. 백 투 더 퓨처--약 180만 년 전부터는 신생대 빙하기를 통틀어 대체로 가장 추운 시기, 즉 플라이스토세가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우리는 플라이스토세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중에서도 약 1만 2천년 동안 이어져 온 비교적 따뜻한 시기의 가을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10. 추운 플라이스토세--호모 에렉투스는 약 200만 년 동안이나 생존하였으며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라시아로 퍼져 나가 동남아시아는 물론 동쪽으로는 오늘날의 중국, 서쪽으로는 오늘날의 유럽까지 도달하였다. 훗날 인류는 호모 에렉투스와 그 후손인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 ‘도구를 만드는 인간’)가 갔던 것과 비슷한 길을 따라서 팽창하게 된다. 그린랜드의 빙핵(氷核, ice core, 과거의 기후를 조사하기 위해 만년빙을 긴 원통모양으로 채취한 샘플)이나 대서양 해저의 진흙퇴적물 등 여러 곳에서 나온 물리적 증거와,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가 지나간 자리에 깨지고 부서진 암석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얼핏 플라이스토세의 기온이 놀랄 만큼 규칙적으로 오르내린 것 같다. 간빙기가 평균 1만 년 정도 지속되는 듯이 보이므로, 한 차례의 빙기와 간빙기를 합치면 대체로 11만 년 정도가 된다. 42만 5천년이 넘는 지난 플라이스토세 시기 동안 총 네 번의 빙기와 네 번의 간빙기가 있었으며, 그 중 마지막 간빙기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홀로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7만 년 전 위스콘신 빙기 바로 이전에 발생한 빙기 중 어느 시점에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발생해 시나이반도를 징검다리로 유럽으로 진출을 시도하였다. 이들이 중동지방에 이르렀을 때 추운 위스콘신 빙기가 시작되어 많은 희생자를 내고 유럽에 도달하는데 실패하였다. 그 다음으로 약 8만 5천 년 전에 인류는 다른 출구를 찾아 빙기에 수면이 100~200미터나 낮아진 홍해와 인도양이 만나는 바브-알-만다브(Bab-al-Mandab, 아랍어로 ‘슬픔의 문’이란 뜻)사주가 징검다리 역할은 한 덕분에 우리의 아프리카 조상들이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

11. 위기일발--수마트라 섬에서 토바라고 이름 붙은 화산이, 단순히 분출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폭발하였다. 이 폭발은 수백만 톤의 잔해를 지구 궤도로 날려 보냈고, 그로 인해 태양빛이 가려졌으며, 지구의 상당 부분이 장기간 암흑 속으로 들어가면서 기후가 바뀌었다. 이로 인해 위스콘신 빙기에 더해져 추위가 맹위를 떨쳐 인구희박지역에서 상당수가 죽음을 맞이하였다. 인류학자들은 이 사건이 인류의 진화에서 ‘병목 현상’을 일으켰다고 말한다. 이 한순간에 대단히 많은 유전적 다양성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토바산의 지각변동이 일어난 자리에는 길이 90킬로미터, 너비 50킬로미터 크기의 칼데라호가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가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처음 출현한 이래로 인류의 생존이 직면했던 최대의 위협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약 1만 년 전부터 인류는 홀로세라고 하는 간빙기의 온난한 기후를 장기간 누리며 번성하였다. 플라이스토세에 들어서만 이미 20차례 이상이나 빙하가 오고가기를 반복하였다. 만일 지금 빙하가 다시 돌아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12. 제 4 장 기후와 문명

13. 1. 소빙기--한편 중국에서는 몽골(원) 제국의 멸망(1368) 이후에 소빙기의 본격적인 충격이 나타났다. 명나라 초기의 통치자들이 물려받은 중국은 북부의 밀농사지대와 중부의 쌀농사 지대가 대운하를 비롯한 여러 수로로 연결되어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었다. 14세기 말에 명나라의 통치자들은 전설적인 장군인 정화의 권유로 대양으로 출항할 선단의 건설을 허가했는데, 이 선단은 인도양과 그 너머까지 중국의 권위와 명성을 떨치게 된다. 총 6천 이상의 배로 이루어진 이 함대에서 가장 큰 배는 500명의 선원이 탈 수 있었으며, 길이가 140m가 넘고 갑판이 네 개, 돛대가 아홉 개에 30일 동안 항해할 충분한 물과 식량을 실을 수 있었다. 유럽에서 만든 어떤 배도 기술이나 크기에 있어 이 선박에 근접하지 못했다. 1405년에 출항한 첫 탐험대는 315척의 배와 2만 7천명의 선원으로 이루어졌으며, 뒤이은 탐험대는 페르시아만과 홍해는 물론 남쪽으로 동아프리카의 소팔라까지 이르렀다. 이때 중국인들은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으로 나갈 준비까지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본국에 재난이 닥치는 바람에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중국에서 소빙기 최초의 참사는 유럽보다 늦게 일어났지만 그렇다고 덜 심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륙에 비가 오지 않고 강이 말라붙어 밀 수확량이 급감했다. 기근이 터지고 사회적 무질서와 전염병이 횡행했다. 명나라의 통치자들은 해상 탐험을 중지하고 대양 항해 선박을 모조리 불태울 것을 명했다. 그리고 당시까지 세계에서 가장 컸던 난징의 조선소에 명하여, 더 춥고 건조한 북부 지방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쌀을 싣고 대운하를 운행하는 바지선만을 건조하도록 지시하였다. 환경이 인간의 역량을 결정하지는 못하지만, 환경 변수는 역사의 행로에 걸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4. 2. 유럽에 닥친 위기--프랑스 혁명이 일어난데는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원인이 있지만, 혁명이 유독 그 시점에 폭발한 원인은 1780년대라는 끔찍한 시절에 식량 부족 현상이 거듭된 사실과 분명히 관계가 있다. 1812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러시아로 진군했을 때에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1805년부터 1820년까지는 “진짜” 소빙기 중에서도 가장 추운 시기였고, 나폴레옹 군대가 러시아로 쳐들어갔을 때 그들의 가장 큰 적수는 바로 러시아 군대에게 친숙했던 혹독한 겨울이었다.

15. 3. 멀리서 온 위협--1815년 4월 5일, 당시 네델라드령 동인도에 속했던 발리에서 동쪽으로 멀지 않은 숨바와 섬의 탐보라 화산이 우르르 울리며 살아났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이 산은 수천 마일 밖에서도 들리는 굉음을 내며 잇달아 폭발하여 가루로 변해 버렸고, 이 섬의 주민 1만 2천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26명에 불과했다. 분출이 끝났을 때 1220m의 화산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대부분 지역은 그 잔해로 뒤덮였다. 어둠이 몇 주 동안이나 드리웠고, 이 후 몇 달간 수만 명이 기근으로 굶어 죽었다. 식민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들판이 유독성 화산재와 가루로 뒤덮였고, 水源은 떠내려 온 나무와 잔해로 막혀 버렸으며, 공기는 산성 화합물로 된 연기로 가득 차 숨쉴 수조차 없었다. 탐보라화산이 폭발한 즈음인 1815년에 세계 인구는 약 10억 명이었는데 이는 소빙기가 시작할 때보다 두 배가 늘어난 것이다. 1850년부너 소빙기 이후의 온난화에 발맞추어 인구 폭발이-1940년부터 1970년까지 한 차례 늦춰진 것을 빼고는-계속해서 진행되었다. 탐보라화산이 폭발하고 2세기가 지난 2015년이 되면 인구는 당시의 7배가 된다. 막약 탐보라화산 같은 폭발이나 플라이스토세 빙기로 갑자기 돌아가거나 하면 인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16. 4. 지구온난화---소빙기가 물러난 1850년대 이래로 느리지만 꾸준한 온난화가 시직되었다. 1950년대 후반에 나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대학원생이었고, 그때만 해도 ‘지구한냉화’는 오늘날의 ‘지구온난화’에 버금가는 무서운 경고였다.

17. 5. 지도로 본 기후와 날씨--1942년 엘즈워드 헌팅턴은 “싸이클론 지역(중위도의 싸이클론지역을 의미함)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세계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지도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 ....(모든 생산성에 앞서 가지만) 그들의 가장 큰 생산물은 바로 그 근원을 이루는 개념 및 제도이다. 싸이클론 지역의 근본적인 천품은 바로 정신적 활동성이다”. 헌팅턴은 중위도 기후가 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처럼 까다롭지만 자극을 주는 환경 아래서 여러 세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의 흥망을 기후 변화의 ‘휩씀(sweep)’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그는 이렇게 썼다. “ 온대 지방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지역 사람들의 역동성과 열대 지방 거주민들의 둔함은 서로 대조적인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주로 기후 때문이다.”

18. 제 5 장 미래의 인구지리학

19. 1. 전 지구적 악순환--1820년 세계 인구는 10억 명이라는 이정표에 도달했고, 이 인구가 다시 두 배로 증가하기까지는 1세기 이상, 정확히 110년이 걸렸다. 그 다음부터 본격적인 악순환의 소용돌이가 개시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45년 후(1975년) 20억 명이 40억 명으로 불어났고, 현재의 증가율대로라면 이 숫자는 약 2035년 다시 두 배로 불어나 80억 명에 이를 것이다. 이 데이터에서 그나마 낙관적인 구석이 있다면 세계의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5년에서 60년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영아사망율은 태어난 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영아의 수를 1000명당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2004년에 (스웨덴, 일본 등) 일부 국가들은 이 수치가 3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아프리카의 18개국와 몇몇 아시아 국가들의 영아 사망률은 여전히 100명을 초과하였다.

20. 2.국지적 관점에서 본 자연 증가--20세기 중반에 폴 에를리히 등은 ‘인구 폭발’을 경고하면서 지구상 광범위한 지역의 몇십억 명에게 기아가 닥칠 것이라고 예고하였지만, 다가오는 위기의 전 지구적 성격의 눈이 멀어 그 당시에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던 국지적 차이를 보지 못했다. 오늘날의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인구 변화의 지역 지리학이다. 오늘날 인도는 아직도 매년 1.7%씩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증가율은 미국, 호주와 대등한 수준인 0.7%로 떨어졌다. 0.7%로 떨어지긴 했으나 중국은 매년 스웨덴 인구와 맞먹는 900만~1000만명씩 세계 인구에 더 보태고 있다.

21. 3. 미래에 나타날 패턴들--인도(는 장차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이다)와 중국에는 5천만 명 이상을 거느린 광역 도시가 출현할 것이다. 현재 빈곤한 몇몇 국가들은 인구의 80%가 가장 큰 도시로 몰릴 것이다. 이미 오늘날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미래에는 절대 다수가 도시인이 될 것이다.

22. 4. 오늘날의 세계 인구지도--아프리카 대륙을 전부 합친 것보다 인도 1개국에 더 인구가 많다.

23. 5. 인구와 환경---약 1천년 전에 뉴질랜드에 상륙한 마오리인들은 섬에 서식하는 토착 동식물종을 대규모로 파괴하였다. 이는 현대 기술이 보다 효율적인 멸종 수단을 개발하기 훨씬 전의 일이다. 역시 태평양 권역에 속한 폴리네시아에 최초의 유럽인들이 상륙했을 때, 폴리네이사인들은 이미 울창한 삼림을 잡목립으로 바꾸어 놓았고 깃털 의복을 얻기 위해 그 지역 조류 종의 80% 이상을 멸종시킨 뒤였다. 현대 사회는 물론이고 전통사회도 그들이 거주하거나 새로 이주한 생태계에 파괴적인 충격을 미치곤 했다.

24. 제 6 장 문명의 그늘

25. 1. 직소 퍼즐을 닮은 유럽 지도처럼--?

26. 2. 지정학과 국가---독일의 정치지리학자인 프리드리히 라첼(Friedrich Ratzel, 1844~1904)은 진화하는 유럽의 민족국가를 생물학적 유기체에 비유하였다. 그는 민족이 살아 있는 존재의 집합체로서 개인의 라이프싸이클을 반영하며, 다른 문화를 흡수하고 다른 영토로 확장하면서 그 자양분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식민지 획득이 국가에 이로우며 국경선이 규정되고 한정되어 있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시하였다. 국가는 영토를 놓고 서로 각축을 벌어야 한다. 그런 여지가 차단되면 국가는 마치 노인처럼 쇠하게 되며, 민족 또한 시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 분석을 근거로 이 유기체 국가 이론을 확립하였고, 이런 견해를 학술잡지에 발표하였다. 이런 관념은 머지않아 그의 제자들을 통해 독일 정치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나중에 이는 나치 이데올로기의 일부가 되었으며, 특히 카를 하우스호퍼라는 전략가가 이 이론을 적극적으로 선전하였다. ‘지정학(geopolitik)’이라는 용어는 그의 전매특허로서 악명을 얻게 되어 이후 수십 년간이나 학계에서 쓰이지 않았다. “담장이 튼튼해야 이웃간이 좋다”는 격언이 옳다면, 국경이 튼튼해야 국가간 관계도 좋아질까?

27. 3. 국경과 국가 체계--정치지리학자들은 국가를 상호 작용하는 수많은 부분-이주, 교역, 재정, 운송, 정보, 기타 수많은 기능을 수반하는 투입과 산출 작용-으로 구성된 개방된 체계로서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영토에 대해 강한 소유욕을 지니는 경향이 있다. 여러 해 전 로버트 아드리가 발표한 책이 널리 읽히고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는데, 여기서 그는 우리가 활동 영역을 분리하고 다시 세분하려는 타고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여기에 “영토 유지 본능(territorial imperativ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에리트리아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28. 4. 세계의 문명들-그물인가, 충돌인가?--태평양 연안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게걸스러운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며 석유와 광물 등 자원을 놓고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방대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대해 대단히 유리한 무역 균형을 이루고 있는 중국은, 앞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태평양 서부의 안정 세력인 미국의 존재와 부딪치게 될 것이다.

29. 제 7 장 떠오르는 붉은 별 : 중국의 지정학적 도전--세계의 제국과 제국주의에 대해 상당히 정통했던 나폴레옹은, 중국이 잠자고 있는 거인이며 이 거인을 깨우는 자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두 세기 동안 유럽의 식민 강국들은 반쯤 잠들어 있는 중국의 통치자들을 휘둘렀으며, 일본 군대는 중국의 심장부를 흔들어 놓았고, 소련의 이데올로그들은 마오주의자들과 동침하였다.

30. 1. 그것은 필연이었는가?--스코틀랜드의 지리학자인 H. J .(이후 헤퍼드(Halford)경으로 바뀐다) 매킨더(H.J. Mackinder)는 ‘역사의 지리학 전환점’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메킨더는 영국이 해군력에 힘입어 당대의 초강대국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육지에 기반한 난공불락의 요새가 지정학을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원과 위험 요소를 대단히 상세하게 분석하여, ‘중추지역(Pivot Area)’, 즉 유라시아 내륙이 장래의 세계 지배권에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중추지역-나중에 그는 이 지역을 '심장 지대(Heartland)‘라고 고쳐 불렀으며, 그이 개념은 ’심장 지대 이론‘이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다.

31. 2. 중국의 놀라운 지리--미국과 중국 면적이 951만평방킬로미터:946평방킬로미터로 비슷하며 위도도 비슷함. 현재 중국의 인구는 13억명 이상으로 전체 인류의 5분의 1 이상이며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는 지금도 매년 900만 명씩을 세계 인구에 새로 보태고 있다. 중국 인구의 95%는 전체 영토의 3의 1을 차지하는 동뷰 지방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동부 영토 중에서도 인구밀도가 희박한 지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32. 3. 오늘날 중국 제국의 지도--2005년 현재 중국의 정치적 틀은 네 개의 행정적 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 최상층에는 중국 문화와 권력의 도가니라 할 수 있는, 중앙 정부가 직접 관할하는 네 개의 직할시가 있다. 바로 수도인 베이징과 그 항구 도시인 텐진, 양쯔강 하구에 있는 상하이, 산샤댐 근방의 상류에 위치한 충칭이다. 지도에서 보면 충칭이 나머지 세 도시보다 훨씬 더 커 보이며, 실제로도 그렇다. 그 다음으로 중국에는 22개의 성이 있다. 동부와 북동부에 작은 성들이 몰려 있고, 서부로 갈수록 성의 영토가 커진다는 점에서 미국과 비슷하다. 육지로 둘러싸인 허난 성과 그에 인접한 산둥 반도의 인구 또한 2005년 현재 각각 1억에 육박하여 쓰촨성에 맞먹는다(이는 캘리포니아, 택사스, 뉴욕, 플로리다의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웃한 후배이성(7천만 명)과 더불어, 이들 지방은 수도와 텐진 항이라는 중국의 핵심 지역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 태평양 연안의 경제 부흥을 상징하는 지방들은 따로 있다. 우선 상하이의 남북에 인접하여 해안에 면한 짱수성과 저장성이 있다. 그리고 대만을 바로 마주보고 있는 푸젠성은 몇 세기 전부터 동남아시아로 이주한 ‘해외 화교’들의 주된 출신지였으며, 그들이 축척한 부가 다시 흘러들어와 현대 중국 경제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 남쪽에 인접한 광둥성의 주장강 어귀는 홍콩, 선전, 광둥, 주하이, 마카오를 합쳐 세계 최대의 도시-산업 복합체로 진화 중이다. 세 번 째 정치-행정 층위는 이른바 특별행정구(SAR)로서 비교적 최근에 생겨났다. 이는 1997년 홍콩이 영국의 조계에서 중국 정부로 이관되고, 1999년 중국 정부가 마카오를 포르투칼에서 이양받기로 되어있던 특수한 조건을 반영하여 지정된 것이다(중국의 일부 낙관적인 평자들은 이것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대만의 재합병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중국제국의 광활한 영역이 ‘지치구(AR)’로 분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중국의 네 번째 행정적 위계이다. 시장(티베트)자치구, 신장웨이우얼(위그루)자치구, 네이멍구자치구, 닝샤후이족 자치구, 광시좡족 자치구가 그것이다. 광시좡족 자치구는 인구가 거의 5천만 명 정도가 가장 인구가 많은 자치구이다. 광시는 이 자치구의 동부에 주로 거주하는 한족을, 좡은 서부 내륙에 우세한 타이족과 민족적으로 연관 관계에 있는 좡족을 가리킨다. 야오족, 먀오족, 둥족 등이 이 지역에 흩어진 수많은 소수민족들은 각자의 고유한 언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소수민족을 인정하여 수립한 것으로서, 일부 법률에서 면제되지만(예컨대 소수민족은 덩사오핑 정부가 실시한 ‘한 자녀 정책’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실질적인 의미의 자치권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공식적으로 지정된 자치구 바깥의 소수민족들에게는 그들의 권리가 인정되는 자치주와 자치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만, 대개의 자치주는 빈곤한 데다 퇴락하고 있다.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 인구의 대략 8.5%가 소수민족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는 소수민족의 비율이 19%인 러시아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국의 인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13억명의 8.5%라면 1억 1천만 명이 넘는다. 실제적인 견지에서 보면 이는 러시아가 그 광대한 영토에서 지배하는 소수민족 숫자의 거의 네 배에 달한다.

33. 4. 오판의 위험--중국의 정치 지리를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위험한 측면을 보면, 중국은 과거부터 팽창을 추구해 왔고 현재도 제국이며, 공산주의-권위주의 정부가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인권상황은 참담하며, 인구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 (한 자녀 정책의 부작용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수천만 명을 초과한다). 게다가 세계 최대의 군사 대국이고, 민족주의가 급속히 고개를 들고 있으며, 석유를 비롯한 지구상의 원자재를 빠른 속도로 집어삼키고 있다. 또 일본과의 관계가 불안하고, 대만에 대해 흑심을 품고 있으며, 공산주의 이웃인 북한의 테러 전력 및 핵 야망과 관련하여 문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중국은 과거의 소련과 달리 공산 체제나 이데올로기를(특별행정구역과 대만을 제외하고는) 해외에 노골적으로 수출하려 들지는 않는다. 또 엄격하게 세속적인 사회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슬람의 테러리즘에 대해 미국과 더불어 우려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경제개발을 위해 문호를 개방했으며, 이웃 나라와의 영토 문제를 일부 해결하였고, 먼 바다에 대한 영해권 주장을 철회하였다.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정치가와 군사 전략가들이 음모를 도모하는 동안에도 두 나라 사이의 문화적 통로는 닫히지 않았다. 미국의 관객들은 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들었고, 러시아의 발레를 감상했고, 톨스토이와 파스테르나크를 읽었다. 심지어 소련인들도 벤 클라이번(1958년 차이코프스키 콩크루 우승자)에 환호했고, 헤밍웨이를 읽었으며, 미국의 반정부 인사들을 치켜세웠다. 요컨대 이는 한 문화권 내부에서 일어난 냉전이었기에 재앙의 위험도 그만큼 줄어들었던 것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공통된 기반이 그보다 훨씬 적으며, 두 나라가 적대한다면 이는 최초의 이문화간 냉전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치명적인 오해의 위험이 지난번에 비해 헤아릴 수 없이 커질 것이다.

34. 제 8 장 범위가 확대되는 테러리즘.

35. 1. 떠 오르는 전 지구적인 테러의 물결--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으로 힌두교가 대세인 남아시아에서 소수인 무슬림들이 코란을 철저히 암기하고 익히는 종교학교인 마드라사를 설립하였다. 이 마드라사의 성직자 겸 교사들은 “파트와(fatwa, 이슬람의 성스러운 문헌인 코란 혹은 하디스(hadith, 선지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기록한 문서)에 기반한 법적, 해석적 포고문으로서, 무슬림 공동체를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슬림의 삶의 지침을 명문화한 것)”를 선포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이 인도에서 갈라져 나와 이슬람 국가가 된 뒤부터 파키스탄의 마드라사 조직망은 민족적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마드라사는 세금으로 후원을 받고 수니 다수파(시아 소수파는 일반적으로 마드라사에 세금을 내기를 거부한다)에 속한 수십만 명의 어린 학생들-주로 가난한 가정의 아듥들-을 모아들여 숙식을 제공하며 종교교육을 시킨다. 아프카니스탄 전쟁 기간에 수백만 명의 아프카니스탄인이 파키스탄으로 망명했을 때, 그 자녀들이 이런 학교에 많이 입학했다. 몇 년 동안 주입식과 암기식 교육을 받은 그들은 현실 세계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며, 종교적으로 퇴행적인 관점을 지니게 된다. 이 보수주의자들은 파키스탄의 마드리사에서 그들이 중시하는 가치를 보며, 보수적 성직자들에게서 부흥운동의 명분을 지지하는 동맹군을 발견한다(많은 무슬림들은 ‘근본주의자(fundamentalist)’보다 ‘부흥주의자(revivalist)’가 더 전향적이라는 이유로 후자의 명칭을 선호한다). 그래서 그들의 돈이 해외의 사원과 학교로 전해지면서-나아가 극단주의적 명분을 위해 무기를 들고 목숨을 바치려는 광신도들에게까지 흘러들어가면서-이슬람 부흥주의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만 해도 오마사 빈 라덴과 미국은 아프카니스탄에서 소련을 몰아낸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 돈은 물론 사우디 왕실과 종교 기부자들에게서 받은 돈을 가지고 군사 행동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그의 명성과 군자금은 점점 커졌다. 마지막 소련 군대가 아프카니스탄을 채 떠나기도 전인 1988년에 그와 동료들은 알카에다라는 조직을 결성했다. 걸프전 때 미군을 사우디 땅에 들였다고 사우디를 맹공하였고 사우디 정권은 그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추방함. 수단으로 망명하여 합법적인 회사를 설립하여 자금줄을 마련했고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도 설치했다. 다음으로 그는 전 세계의 테러리스트 리더와 활동가들의 회의를 소집하였다. 이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제마 이슬라미야(인도네시아), 아부 사이야프(필리핀), 이슬람 지하드(이집트), 헤즈볼라(레바논) 등 성장 일로에 있는 여러 테러 조직의 대표자들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수단 정권은 그를 추방하라는 강한 국제적 압력을 받게 되었고, 1996년 빈 라덴과 그의 동료 집단은 본부를 아프카니스탄으로 옮겼다.

36. 2. 초점에 놓인 아프카니스탄--빈 라덴이 아프카니스탄으로 돌아왔을 무렵에는 마드라스에 대한 파키스탄과 사우디의 장기 투자가 그 열매를 맺고 있었다. 파키스탄의 종교 학교에서 배출된 텔레반(taliban, '학생‘이라는 뜻)이 주도하고, 그들을 종교적 광신자로 바꾸어 놓은 울레마(ulema, ’선생‘이라는 뜻)가 이끄는 아프칸 지하드가 목하 진행 중이었다. 이들 탈레반들은 여성들을 강제로 부르카를 입게했고 취업이 금지되었다. 텔레비전, 라디오, 생음악 등의 여흥은 금지되었다. 매주 금요일이면 카블의 축구 스타디움에서는 경기 대신에, 음주 혐의로 기소된 자에게 공개 채찍형, 절도범에 대한 양손 절단형, 살인자에 대한 처형 등이 집행되었다.

37. 3. 분노의 지리학--현재 이슬람이 우세한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사막 기후와 놀랄 정도로 일치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유익할 것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수단 등 가장 혹독한 자연환경에서는 가장 엄격한 형태의 이슬람이 번성하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좀더 온화한 환경에서는 그보다 온건한 이슬람이 지배적인 것 같다. 레바논에서는 아랍인의 약 3분의 1이 기독교도이며(반세기 전에는 50%에 달했는데 즐어든 것이다) 그중에는 심지어 팔레스타인인도 일부 있다. 마그레브(Maghreb, 리비아, 튀지니, 알제리를 포함하는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을 이르는 말)에서는 아틀라스 산맥이 자연적 방벽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분리선이기도 하다. 산맥 북쪽 해안 지역의 코스모폴리탄적인 도시와 마을과 북적이는 시장들은, 베르베르족이 사는 내륙 지역의 마을이나 사막의 대상들과 비교하면 영 딴판이다. 이슬람의 “교의의 기본 요점이 불신자의 개종, 정복, 살해임을 부정할 수 없다. 즉 배교자를 죽이고 세상을 정복하라는 것이다”라고 해리스는 주장한다. 수많은 기독교도가 불교로 개종하며,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사람도 많다. 그중에는(이슬람의 대의를 위해 싸우게 된) 저명한 미국인들도 있다. 하지만 이슬람법은-중요 종교들 중에서 이슬람법만이 유일하게-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배교로 보고 죽음으로써 벌한다. 문제는 자기들의 행동이 알라를 위한 성스러운 임무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든 간에 그들의 성전이 정당하다고 확신하는 공격적인 이슬람 신도들이다.

38. 4. 이주민과 투사들--오늘날 미국에서 무슬림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곳은 미시건 동부 지역(그중에서도 플린트와 디트로이트), 버팔로를 비롯한 뉴욕 주 북북, 그리고 이란인들이 가장 많이 정착한 로스엔젤레스 등이다. 그러나 추정치 중에서 가장 큰 수치를 취하더라도, 이슬람 신도의 비율은 내외국인을 모두 합쳐서 미국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하다. 오토만제국이 동유럽에 수백만의 이슬람 개종자들을 남겨 두고 떠난 것이다. 현재 그들의 후손은 유엔이 관리하는 코소보 영토 주민의 80%, 알바니아 인구의 70%, 보스니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2004년 인구의 25% 이상이 무슬림인 국가는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가 있고, 12~25%를 차지한 국가는 프랑스이며, 7~12%인 국가는 독일, 네델란드이며, 스웨던,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덴마크 등은 4~7%를 차지하고 있다. 2005년 현재 유럽이라는 지리 영역에 거주하는 무슬림의 수는 전체 주민의 5%인 약 3천만 명이며, 서유럽만 따져도 1500만 명으로 추정된다(그에 비해 무슬림 국가에 거주하는 서구인의 수는 수만 명 수준이다). 유럽에 있는 무슬림 출신지는 다양하다. 독일에 있는 약 4백만 무슬림의 대다수는 터키에서 온 쿠르드인이다. 영국에 사는 200만 이상의 무슬림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왔다. 거의 500만 명에 달하는 프랑스 무슬림 이주자들의 주된 출신지는 알제리다. 스페인에는 거의 100만에 달하는 무슬림 이주자가 있는데, 그 대다수는 모로코인이고, 그중 상당수는 지브로올터 해협을 건너 불법적으로 입국한 사람들이다. 영국에만 1600개의 모스크가 있으며, 그중 일부는 투사들을 모집하는 중심지로 변질되었다. 언제나 문화적으로 자신만만한 프랑스는 무슬림 자녀들이 공립학교에 입학하자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프랑스 사회에 동화되기를 열렬히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머릿수건을 종교적 상징으로 판단하고 이를 금지하면서 무슬림 여학생들의 복장 논쟁에 휘말리고 말았다. 독일은 국내에서 태어난 이민자의 저녀에게 수십 년간 독일 시민권을 주지 않았다. 스페인은 무슬림이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모스크의 건축허가를 얻기 힘들게 만들어 놓았다(2004년 현재 세비야는 아직도 모스크 건축을 못하게 버티고 있다). 이러 조치들 때문에 대다수 젊은 무슬림들이 일치감치 급진화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테러 조직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2001년 조사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거의 14%가 무슬림이며,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문화적 소수집단(1억 4천만 명)을 이루고 있다. 인도가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둔 한 가지 원인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슬림 집단에서 젊은 층 인구의 비중이 높은 데 있다. 이 청년들은 무슬림 공동체 안에서 살기는 하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인도 경제 속에서 자신의 기회를 찾고 현대의 실제적 현실에 자신의 종교 생활을 맞추어 적응해 나간다.

39. 제 9 장 테러리즘에서 반란으로

40. 1. 위험한 경로와 지역---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주로 번식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그들이 특별히 선화하는 몇 가지 지리적 조건과 환경이 있다. 첫째로 제 기능을 못하거나 실패한 국가는 테러리스트가 침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소말리아. 케냐,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리아, 코트디부아르 같은 몇몇 나라는 이슬람 영역의 주변 지대에 위치해 있다. 둘째로 테러리스트들은 혼란스러운 대규모 도시를 선호한다. 이런 도시에서는 은폐된 채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호, 은행, 모스크, 돈세탁 사업 등의 편의 시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마닐라와 자카르타, 남아시아의 카라치와 페샤와르, 북아프리카의 카이로와 카사불랑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몸바사와 케이프타운, 남아메리카의 상파웅루와 과야킬이 테러리스트들의 주요 은신처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세 번째 테러리스트들은 조직망을 가동하거나 공격을 모의하는 동안 지역 주민과 뒤섞일 수 있는 거칠고 외딴 벽지의 환경을 선호하기도 한다. 특히 이 지역이 적당한 테러 목표물과 인접해 있다면 금상첨화다. 파키스탄의 부족지역인 화지리스탄과 인접한 아프카니스탄 동부 변방으 산악과 삼림지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41. 2. 서반구의 위험--거의 100만 명의 실질적인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레바논과 역사적인 관련이 깊다. 이 나라 인구의 약 20%가 조상이 아랍인이며, 전직 대통령인 카르로스 메넴도 그 중 한 명이다. 파라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접경지역인 트리풀 프론티어(삼중국경지역)에는 2만 5천 명 이상의 아랍인이 거주하며 무엇보다도 이 지역이 앞에서 열거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하기에 딱 맞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혼잡한 대도시에서 멀지 않고(상파울로를 통해 해외 혹은 남미 다른 지역과 연결이 용이하다. 게다가 상파울루는 무슬림 인구가 많고 빈곤층의 불법 거주지인 파벨라스가 넓게 분포해 있다), 무슬림 상인들이 정착해서 테러 지원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조용하고 외딴 시골 지역이며, 파라과이라는 제 기능을 못하는 국가-예컨대 파라과이에는 반테러법이 없다-인접해 있고, 원근거리에 서구의 공격 목표물이 위치해 있다.

42. 3. 아프리카의 이슬람 전선--이슬람은 대상들을 매개로 아프리카의 북부 해안을 따라, 선박을 매개로 동부 해안을 따라 전파되어, 7세기 말 이전까지 오늘날의 이집트에 자리잡고 8세기 말 이전까지는 모로코에 다다랐다. 이 신앙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우리가 오늘날 중동이라고 부르는 지역은 물론 북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까지 변화를 겪었다. 11세기에 이슬람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까지 이르렀는데, 이는 이슬람이 중앙아시아를 휩쓴 다음 중국으로 침투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무어인(즉 모로코인)들은 북아프리카를 교두보로 삼고 이베리아로 침입하였으며, 이곳에서 꽃피운 이슬람은 이 지역의 문화 경관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무슬림은 안-안달루스를 지배하는 한편 남쪽으로도 눈을 돌려, 사하라를 건너 서아프리카로 향했다. 서쪽으로 오늘날의 세네갈에서 동쪽으로 오늘날의 나이지리아 북부에 이르는 이 지역에서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무역과 교통을 장악하여 번창하고 있었다. 이곳은 해안의 삼림과 내륙의 사막 사이에 낀 사바나 지역으로, 경제지리학자들이 ‘이중상보성(double complementarity)’이라 하는 것의 혜택을 얻었다. 즉 북부 스텝지대의 사람들은 남부 삼림 지대에서 나는 물자(녹말 식량, 향료, 동물 자원, 건축 재료 등)를 필요로 하고, 삼림 지대 사람들은 가죽이나 소금 같은 내륙의 물자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들 물자는 사바나 국가에 위치한 분주한 시장에서 거래되었고, (“낙타와 카누가 만나는”) 니제르 강은 서아프리카의 미시시피 강과 같은 역할을 했다. 모로코의 무슬림들은 이들 시장을 통해 대량의 금과 보석이 유통되는 데 주목하였다. 기독교는 이슬람보다 6세기 먼저 시작되었지만, 식민지 시기가 올 때까지 서아프리카에 영햐을 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 에디오피아가 자리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는 몇몇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쿠시족, 누비아족, 악숨족 등이었는데 그중에서 악숨족이 세운 기독교 왕국은 오늘날의 에디오피아를 이루게 된다. 이슬람의 세력이 여기까지 뻗쳤을 때도 이들 왕국을 무너뜨리지는 못했고, 이 지역의 기독교는 말 그대로 이슬람에 포위된 채로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식민주의자들이 피식민자들에게 기독교를 포교하면서 오늘날의 나이지리아는 무슬림이 많은 북부와 기독교가 많은 남부(아프리카 전통 종교는 아프리카의 ‘기독교화된’ 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였다)로 나누어지게 되었는데, 이 두 세력 사이에는 심각한 긴장이 조성되어 나라를 위험에 빠뜨릴 정도의 폭동과 정치적 긴장이 거듭되고 있다.

43. 4. 테러에서 반란으로 : 이라크에 갖는 함의--이라크 약 2500만 인구 중 2000만 명이 아랍인이지만(나머지는 쿠르드인이다). 다수파인 아랍인들은 다시 종교를 기준으로 남부의 시아파와 북부의 수니파로 나뉘어져 있다. 시아파의 수가 2 대 1 정도의 비율로 수니파보다 많으나, 현대 이래로는 수니파가 폭력과 협박을 써서 이라크를 지배해 왔다.

44. 제 10 장 수퍼파워 유럽?--세계화가 미국화와 동일시되기 훨씬 이전에 이는 곧 유럽화 과정을 의미했다. 유럽위원회는 브뤼셀에 모여 다국 체제를 관리하고, 유럽의회는 스트라브르에 앉아 유럽헌법의 초안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유럽연합은 계속해서 팽창 중이다. 2004년에는 회원국이 동유럽을 포함하여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났다. 2007년에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가입했다.1) 인도유럽어족 주요 어파--게르만어파(서게르만어--네델란드어, 독일어, 프리지아어, 영어, 북게르만어--덴마크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이이슬라드어, 페로어) 로만어파(포르투칼어, 스페인어, 카탈루나어, 프로방스어, 이탈리아어, 레토로망어, 루마니아어, 이탈리아-코르시카어, 이탈리아-사르데나어, 왈론어), 슬라브어파(서슬라브어--폴란드어, 슬로바키아어, 체코어, 루시타이어, 동슬라부어--러시아어, 우크라니아어, 벨로루시어, 남슬라브어--슬로베니아어, 세르보-크로아티아어, 마케도니아어, 불가리아어), 2) 인도유럽어족 기타 어파--켈트어파(브리튼어--브르통어, 웨일스어, 게일어--아일랜드 게일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발트어파--리트비아어, 리투아니아어, 헬리어파--그리스어, 트라키야/일리리아어파--알바니아어, 인도이란어파--로마어(분산되어 분포), 3) 우 랄어족(핀-우고르어파--핀란드어, 카렐리아어, 사미어, 에스토니아어, 헝가리어, 코미어, 사모예드어파--사모예드어, 4) 알타아어족(터키어파--터키어) 5) 기타 언어(바스크어파--바스크어)

45. 1. EU는 너무 멀리, 너무 빨리 달려왔는가?--특히 우려하는 문제는 800만에 이르는 ‘로마(Roma, 집시)’들이다. 극단적인 빈곤 속에 살아가는 이들은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공화국 등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으며, 그중 대부분은 실업 상태이고 일부는 이미 서유럽의 수용 시설에 들어와 있다. 이주민이 들어오는 국가들은 이러한 이동을 규제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그 최선의 방법은 EU 보조금을 통해 이주민들 출신 지역의 빈곤을 완화하는 길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로마 문제는 상당수 로마 소수자들의 근거지인 루마니아가 EUdp 가입하는 시점에 다시금 이슈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유로화는 당시 EU의 15개 회원국들 사이에 도입되었으며, 12개국-영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 전부-이 이를 채택하였다. 영국은 파운드화를 고수했고 덴마크와 스웨덴은 국민투표에서 유로화 채택이 부결되었다. 이제 우리는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심지어 핀란드와 그리스까지도 유로화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유로화는 2002년 도입 당시에 가치가 90센트 이하까지 떨어지는 등 느릿하게 출발했지만, 점차 미 달러화를 따라잡아 2005년 초에는 1.30달러를 넘어섰으며 더 오를 태세를 갖추었다.

46. 2. 지리적 역설--프랑스의 각주와 중심도시(노르파드칼레주--릴, 칼레, 피카르디주, 오토노르망디주-르아브르, 루앙, 바스노르망디주-셀브르, 일드프랑스주-파리, 샹파뉴아르덴주-랭스, 로렌주--낭시, 알자스주-스트라스부르, 프랑슈콩테주, 브르고뉴주-디종, 론알프주--리옹, 생테티엔, 그르노블,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마르세유, 툴룽, 니스, 랑그독루시옹주--몽펠리에, 미디피레네주--툴루즈, 아키텐주--보르도, 바욘, 비아리츠, 오베르뉴주--클레르몽페랑, 리무쟁주--리모주, 푸아투사랑트주--라로셀, 상트르주--오를레앙, 투르, 부르주, 페이드라루아르주--낭트, 생니제르, 르망, 브르타뉴주--브레스트, 생말로, 렌, 코르스9코르시카)주--아작시오, 바스티아

47. 스페인의 자치주--갈리시아주(산티아고, 리코루냐), 카스티야-레온주(부르고스, 살라망카, 세고비아, 아빌라), 아라곤주(사라고사, 빌바오, 산단테르, 바스크), 카탈루냐주(바르셀로나, 레이다), 마요르카주(팔마), 발렌시아주(발렌시아, 알리칸테), 무르시아주(무르시아, 카르타헤나), 마드리드주(마드리드), 카스티야-라만차주(아란후에스, 톨레도), 엑스트레마두라주(메리다), 안달루시아주(그라나다, 말라가, 코르도바, 세비야, 산페르난도, 카디스)

48. 불만에 가득찬 이탈리아 북부의 분리주의자들은 장래 자기들이 세울 가상의 나라 이름까지-‘파다니아’라고-지었다

49. 영국--잉글랜드(뉴캐슬어폰타인, 미들즈버러, 리즈, 요크, 맨체스터, 세필드, 리버풀, 레스터 버밍엄, 코번트리, 노샘프턴,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브리스톨, 런던, 브리이튼, 사우드샘프턴, 플리머스, 포츠머스, 도버, 노리치), 웨일즈(카디프), 스코틀랜드(에버딘, 던디, 에든버러, 글래스고)

50. 키프러스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 지중해 동부의 이 섬은 주민 대다수가 그리스계이면서도 그리스보다 터키에 훨씬 근접해 있는데, 2005년 초 현재(국제 공동체의 눈으로 보았을 때) 합법적인 남부의 키프러스공화국과 ‘북키프러스터키공화국’으로 분열되어 있다. ‘북키프러스터키공화국’은 키프러스 영토의 40%를 차지하며 인구는 20만 명 가량이다. 2004년 5월 키프로스가 유럽연합에 가입했을 때도 90만명이 거주하는 남부지역만 가입이 허가되었다. 유엔과 유럽 중재국들이 이 두 지역을 느슨한 연방으로 재통합하려고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 쪽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여 계획이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51. “이슬람 꼬리가 기독교 개를 흔든다”라고 쓰기도 했지만, 유럽에서 이슬람의 열기가 날로 강해지고 있는 반면 기독교는 쇠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52. 한 러시아 지리학자는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 나라의 국경은 한 번도 우리 편이었던 적이 없답니다.”

53. 러시아는 거의 11개의 시간대에 걸쳐있다.

54. 이르쿠츠크는 바이칼호의 관문이다. 이 담수호는 동아프리카의 대호(그레이트레이크)와 비슷하게 열곡 안에 놓여 있지만, 길이가 거의 640키로, 폭이 평균 50키로, 수심이 1620m 이상으로 지표면 담수 중 5분의 1을 품고 있다고 하며, 생태계가 독특하여 이곳을 조사하려는 연구자들이 많다.

55. 소련의 유산, 러시아의 도전--1867년 미 국무장관인 월리엄 슈어드가 러시아의 알래스카 소유권을 사겠다고 제안했을 때 러시아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동의했다. 언제나 지위와 위계를 염두에 두었던 소비에트는 ‘러시아 공화국’을 다시금 내부의 ‘지치공화국’, 자치구, 주, 지구로 나누었다.

56. 제 12 장 아프리카에 희망은 있는가?--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호미니드의 고향이며 인류 최초의 공도체가 출현한 무대이자 최초의 문화가 꽃핀 현장이다. 또 인류가 최초의 도구를 만들고 최초의 언어를 말한 장소이며, 인류 최초의 예술적 표현이 공연된 극장이기도 하다. 바로 이곳에서 플라이스토세의 변이가 일어나 우리 조상들이 유라시아와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의미의 아프리카는 대중의 뇌리에서 대부분 잊혀져 있다. 우리 모두는 본래 아프리카인이며,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우리의 근원과 연결을 회복해야 한다.

57. 1. 여덟 가지 근본적인 재앙---1) 기후변화 2) 생태적 충격 3) 이슬람으로 인한 분열 4) 식민주의--식민 열강들이 취한 방법은 나라마다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프랑스나 포르투칼에 비해, 영국의 식민 관행은 대체로 온건한 편이였고, 독일과 벨기에가 가장 무자비했다. 유럽의 신문들은 독일이 아프리카의 네 영토를 점령한 짧은 시기를 일컾어 “모제르총에 의한 식민지화다”라고 불렀다. 식민정책은 저마다 달랐지만 종종이라는 주민 분류방식은 똑같았다. 이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이는 유럽 식민주의의 변이형인 국내 식민주의라고 볼 수 있다)에서 정점에 이르렀으며, 이 다민족 국가는 그 여파로 아직까지도 고통을 받고 있다. 5) 냉전--냉전 중이던 미국은 아프리카 통치자들이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것만 확실하다면 폭정을 자행하더라도 눈감아 주었다. 6) 세계화--지리학자인 포버트 스토크는 빈곤에 찌든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도시들이 처한 환경을 기술하였는데, 현재 그 도시들 중 상당수는 식민지 시대가 끝났을 때보다 오히려 더 나쁜 조건에 놓여 있다. 아프리카의 도시 경관을 보면, 산티아고부터 서울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도시 중심부를 변모시키고 있는 변화의 힘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7) 리더쉽의 실패 8) 노예 무역으로 인한 인구감소

58. 에필로그--자연이 분노하면 해안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러나 14세기 전후로 서유럽이 경험했던 가장 심각한 기후재앙이라도 그 결과를 완화하는 방법은 있다. 사람들을 집에서 내보내고 해안 지역에서 멀리 이주시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집을 잃겠지만, 나라 전체의 재고 주택을 총동원한다면 다는 아니더라도 대다수가 피난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위기는 식량과 식수이다. 여기에 대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기후 기복은 고위도와 해안지방에 가장 큰 충격을 끼치므로, 대처가 시급한 것도 바로 이들 지역이다. 잃어버린 영토가 고토 회복주의부터 테러리즘까지 갖가지 감정을 자극하는 이 시대에(1848년 멕시코는 미국과의 전쟁에 패하여 현재의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주 등을 미국에 헐값에 양도한 바 있다.)

[임정순]

역시 ~ 서미석교수님은 탁월하십니다! 책을 고르는 솜씨도, 노래 솜씨도, 제자사랑도 ~~등등 끝까지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암튼 '분노의 지리학'은 확실히 마음에 담고 갑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