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태풍 등의 여파로 주산지인 제주지역의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저율관세할당(TRQ)물량으로 수입된 미국산 감자가 대형마트의 매장까지 진출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얼마에 거래되나=제주산은 20㎏ 한상자가 평균 4만~4만5,000원에 거래된다. 상품은 5만~6만원, 특품은 6만원을 넘고 있다. 이는 표준가격의 2배에 달하는 초강세다.
강원산은 20㎏ 한상자에 상품이 2만~2만5,000원에 거래되고, 특품은 3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예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한상자당 7,000~8,000원 높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왜 그런가=주 출하지역인 제주지역의 작황 악화가 고공행진의 주요인이다.
지난해 집중호우와 9월의 태풍 ‘나리’로 출하가능 면적이 크게 감소했고, 여기에 예년보다 이른 11월의 서리로 알이 제대로 크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 이로 인한 출하물량 급감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전용직 제주농협지역본부 차장은 “기상악화로 출하가능 면적이 3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11월에 감자 지상부가 완전히 고사할 정도의 서리피해를 입었다”며 “생산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고, 출하도 늦춰져 예년 이맘때의 경우 생산량의 35~40%가 출하됐을 시점인데 올해는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산은 저장량이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나 제주산의 강세로 가격이 동반상승한 상황이다.
◆수입물량은 얼마나 되나=민간 수입량은 거의 없고, 지난해 수입된 관세 30%의 TRQ물량이 최근에 시중에 풀리고 있다.
국영무역을 대행하는 aT(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해 TRQ물량 1만8,810t 중 1만2,540t을 가공용으로, 나머지 6,270t을 공매용으로 방출했다.
공매된 6,270t 중 2,600여t이 지난해 11월 말까지 수입됐고, 나머지 물량이 12월 말까지 수입됐는데 최근 시중에 풀리는 물량이 12월 말까지 수입된 공매물량으로 추정된다. 공매물량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주목되는 점은 이 공매물량 중 일부가 대형마트까지 진출했다는 점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미국산 감자를 100g당 258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롯데마트의 강원산 판매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제주산 판매가격이 100g당 688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한 유통전문가는 “TRQ물량으로 수입된 수입감자는 도매시장 위주로 유통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렇게 대형마트가 직접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가격 전망은=제주산이 출하 종료되는 3월까지는 현 수준의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대부분이다.
aT가 올해분 TRQ 물량을 공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일반 수입물량의 관세가 304%에 달하다보니 현 수준의 시세로는 민간 수입도 힘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홍성희 한국청과 부장은 “국내 생산량이 급감했지만 외국에서 수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다소 등락은 있겠지만 제주산이 마무리되는 3월 말까지 강세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우균·이상희 기자 wkna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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