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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이듬해인 2012년 5월 “방사능에 오염된 가리비 껍데기가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며 “여기서 양식된 굴이 밥상에 오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FACTOLL은 이 소문을 추적해 실체를 밝히는 추적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리라이팅해 다시 싣는다. 이유는 또 다시 굴 양식의 계절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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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과 시민단체가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가리비 껍데기가 수입되고 있다”며 “여기서 양식된 굴이 밥상에 오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2012년 겨울이다. 당시 인터넷에는 “미국이 한국 굴을 전량 수입금지하고 리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녹색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은 △일본에서 수입된 방사능 가리비 껍데기가 남해안의 양식 굴 모찌기(조개껍데기 등에 굴의 새끼를 붙이는 작업)에 사용됐다는 것과 △정부는 이렇게 생산된 굴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는 것으 2가지요 요약된다. “식품 방사능 국가 안전 관리 체계에 구멍이 났다”는 것이다.
“오염된 가리비 껍질이 굴 양식에 사용된다”
논란은 인터넷에서 확산됐다. “미국에서 한국 굴을 전량 판매금지하고 리콜 조치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굴을 먹어도 괜찮으냐”는 걱정이 꼬리를 물고 퍼진 것이다. 녹색당과 시민단체의 주장이 사실일까? 그리고 ‘미국이 한국 굴을 전량 판매금지하고 리콜 조치한다’는 소문은 정말일까? FACTOLL이 추적해 봤다.
“미국이 한국산 굴을 전량 판매금지 했다”
우선 살펴본 것은 해당 부서인 농식품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양식산업과(박신철 과장)는 2012년 11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월 농림수산식품부 검역역사본부가 굴 양식장에서 사용 중인 일본산 굴 채묘(굴 포자를 붙이는 작업)용 가리비 껍질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방사능은 안나왔는데…
실제로 농림수산식품부 검역검사본부는 2012년 5월 14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일본 수입산 가리비 껍질과 굴 유생(포자)을 대상으로 표본 추출 검사를 실시했다. 검역검사본부는 “당시 10곳의 양식장에서 28점을 채취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기계로 잡아낼 수 있는 방사능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당시 어촌계 2곳과 채묘연(채묘용 수조) 8곳에서 요드와 세슘 검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요드와 세슘 모두 kg당 1베크렐(방사능을 측정하는 단위) 미만의 방사능이 검출됐다. 정부가 정한 수산물 기준 방사능 규격은 요드의 경우 kg당 300베크렐 미만, 세슘의 경우 kg당 370베크렐 미만이다.
‘가리비 껍질=식품이냐 아니냐’… 엉뚱한 문제 불거져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굴의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결론’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는 엉뚱한 데 있었다. 우선적인 것은 농식품부와 관세청 사이의 ‘떠넘기기 행정’이었다.
농식품부 “껍질은 식품 아니다… 관세청에서 검사해야”
농림수산식품부는 “가리비 껍질은 먹는 식품이 아니므로, 방사능 검사는 관세청이 해야 맞다”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관세청 입장은 달랐다. 관세청은 “가리비 껍질이 문제가 아니라, 가리비 껍질에서 양식된 굴이 방사능에 오염됐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을 취했다. 관세청은 “가리비 껍질에서 양식된 굴은 먹는 식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농식품부에서 방사능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 주장이 맞는 것일까?
관세청 “껍질은 아니지만 굴은 식품… 농식품부가 검사해야”
일본에서 들어오는 먹거리는 모두 농식품부에서 검역을 하고 있다. 관세청은 통관기획과는 2012년 11월 30일 FACTOLL에 “국내에 수입되는 일본산 가리비 껍질은 연간 50여건, 물량으로는 3000~4000톤 규모에 불과하다”며 “수입량 자체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다른 식품을 검역할 때, 가리비 껍질까지 한꺼번에 검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가리비 껍질 수입량, 1년새 35배 ‘껑충’… 왜?
관세청 얘기처럼 일본산 가리비 껍질의 수입물량은 현재 연 3000톤 규모 수준이다. 문제는 수입량이 원래부터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일본산 가리비 껍질 수입량은 91톤에 불과했다. 그랬던 것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진 2011년엔 3238톤으로, 1년새 35배나 증가했다. 2012년 들어서는 3월까지 수입된 물량만 1409톤에 달한다. 석달간 수입된 물량이 무려 2010년 수입량의 15배에 달한 것이다.
일본 정부 ‘가리비 껍질=폐기물’로 분류
가리비 수입량이 왜 갑자기 폭증했을까? 이유가 섬뜩하다. 원전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가리비 껍질을 ‘폐기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본에선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 거의 공짜로 가리비 껍질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런데 정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농수산부 안동성 검역관은 2012년 11월 8일 녹색당과의 인터뷰에서 “아시다시피 (가리비 껍질이) 폐기물로 분류되어, 관세청에서 방사능 검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사 결과) 방사능이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밝힌 대로, 2012년 5월 일본 수입산 가리비 껍질과 굴 포자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기관은 농식품부다.)
여름에 양식된 굴, 겨울철 식탁에 올라
국내로 수입된 가리비 껍질은 굴을 양식하는데 사용된다. 예전엔 굴 껍질을 사용했지만, 가리비 껍질이 더 수확량이 좋기 때문에 굴 껍질을 대체하게 됐다고 한다. 굴을 양식하기 위해서는 우선 포자(유생)를 가리비 껍질에 붙인 뒤(이를 채묘라고 한다), 채묘된 가리비 껍질을 환경이 좋은 경남 통영, 거제, 고성 등으로 옮겨 본격적인 양식에 들어간다. 채묘는 보통 6월~7월경 이뤄진다. 2012년 여름 채묘된 굴은 2012~2013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철, 우리 식탁에 올라왔다. 녹색당은 2012년 11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사능 가리비 껍질에서 양식한 굴이 결국 밥상에 올랐다”고 개탄했다.
농식품부 “생산단계에서 방사능 관리 강화하겠다”
농식품부 주장처럼 가리비 껍질은 먹는 식품이 아니다. 하지만 관세청 주장처럼 가리비 껍질에서 양식된 굴은 먹는 식품이다. 관세청은 “(가리비 껍질이) 먹는 음식 아닌 것은 맞지만, 굴 채묘에 사용되기 때문에 농식품부에서 검역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가리비 껍질이 식품위생법상 식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굴 양식장에서 가리비 껍질과 굴에 대한 방사능 모니터링을 실시해, 생산단계에서 방사능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두 기관이 서로 자기네 일이 아니라고 떠밀고 있는 것이다.
가리비 껍질 방사능 검사, 대체 누가 할까
그렇다면 일본에서 수입되는 가리비 껍질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대체 누가 하는 걸까. 이 검사를 실시하는 곳은 뜻밖에도 일본 정부다. 관세청 대변인실은 2012년 11월 30일 FACTOLL에 “일본서 수입되는 가리비 껍질에 대해 산지증명서와 방사능 검사 증명서를, 2012년 8월 1일부터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수산청은 가리비 껍질의 채취 지역, 중량, 포장 장소, 선적항, 수입자, 수출자 이름과 함께 요드와 세슘에 대한 방사능검사를 실시했다는 증명서를 첨부하고 있다. 관세청은 “일본이 작성한 이 검사 증명서를 그대로 인정해서 통과시키고 있다”며 “현재로선 그 이상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방사능검사 잘못하면 어떻게 되나?
그렇다면 만에 하나, 일본 정부가 가리비 껍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잘못하거나, 제대로 측정하지 못할 경우엔 어떻게 될까. 관세청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일본 정부의 검사 결과를 그대로 믿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농식품부도 같은 말을 했다. 농식품부 양식산업과는 “(일본의 검사 결과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며 “인적 물적 한계로 인해 우리가 검사를 다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시 굴 양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정부의 방사능 검사 체계는 아직까지 개선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fact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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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 굴을 전량 판매금지하고 리콜 조치했다”는 소문의 진실은 뭐였을까. 이는 방사능이 아니라 노로 바이러스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굴에서 노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가두리 양식장이나 어선 등 해상 오염원으로부터 유입되는 분변 등을 차단하는 시설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미국이 한국산 굴 수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노로 바이러스란 인간의 배설물 또는 구토물에 의해 전염되는 유행성 바이러스로, 감염되면 평균 24시간 가량 잠복기를 거친 뒤 12~60시간 동안 오심(메스꺼움), 구토, 복통 및 설사 등을 유발한다. 심한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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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녹색당에서 방사능 굴에 대해 주요 관련처에 공문을 보내도 답장조차 안해줍니다.
또 파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