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굵직한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기존 인물들의 죽음 등으로 묘하게 수의 균형을 이루는 <태백산맥3>이었습니다.
공교롭게 이쯤에 <파친코>를 읽게된 건 행운이었습니다. <태백산맥>이 같은 시간을 겪어오는 우리나라 안에서의 이야기라면 <파친코>는 우리나라 밖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이야기였습니다. 타국에서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못하고 붕뜬채 고향을 그리워하며 힘겹게 삶을 살아내는 손님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을 함께 읽는 것은 저에게 아주 의미있는 경험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대하소설 못지않게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파친코>는 단역에 해당할만큼 스쳐지나가는 모든 인물들에게조차 자기 나름의 지나온 삶을 짐작할 수있게 표현됩니다.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삶의 주인공임을 말해주듯이 말입니다.
1900년대의 우리나라의 모습은 그동안 각종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래서 좀 무덤덤해진걸까요? 이번에는 남의 나라에서 살아가며 버티는 삶에 더 마음이 쓰입니다. <파친코>는 그 시기에 패전국이 된 이후의 일본사회 모습, 조선인을 향한 일본인의 시선, 미국은 차별없는 나라라는 환상을 가진채 살아가는 사람들,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기대를 가진 사람들, 그 기대를 포기한 사람들 등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조선인의 삶을 내밀하게 볼 수 있었고, 얼마전 미국으로 이민 간 이민가족의 삶을 다룬 영화<미나리>보다도 그들의 생활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두 책 모두 그속에서 다루는 내용은 결이 다르기는 합니다만 회원분들도 구하기는 어렵겠지만 함께 읽어보시기를 추천하고자 간단하게 몇자 남겼습니다.
<파친코> 후기는 안쓰고는 못배길정도로 하고싶은 이야기가 넘쳐나니 조만간 새로운 글로 소개해드릴게요^^
<태백산맥3> 도 여러분의 도움으로 초대박흥행중입니다^--^
첫댓글 홍보ㅋ
보고싶은 책들이 계속 늘어나는군요^^
태백산맥, 파친코 두 작품 모두 영화, 드라마, 책까지 보면 재미가 두배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