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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12일 늦은 2시 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 ‘서울시장애인인권증진계획’에 대한 시민발언대를 열었다. 장애인 자립생활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
서울시청 지하 1층 시민청 ‘시민발언대’에 중증장애인의 인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서울협의회)는 12일 늦은 2시 시민청 시민발언대에서 ‘서울시장애인인권증진계획’에 대한 시민발언대를 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장애인 자립생활 △탈시설 및 주거지원 △발달장애인 지원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 교육권 등 총 5개의 사안에 대해 서울시의 정책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애인 자립생활에 대해 발언한 서울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최중증 장애인 및 취약가구 장애인은 복지부로부터 360시간, 서울시로부터 180시간씩 해서 현재 총 540시간을 지원받고 있다”라며 “즉, 한 달은 720시간임에도 최대 받을 수 있는 시간은 540시간”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한 현재 재활에서 자립생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장애인복지법과 서울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조례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현재 각 센터는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근 서울시가 조례 시행규칙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환영할만한 일이나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모른다”라며 “또한 ‘서울시 장애인 인권증진 기본계획’ 중 서울시 43개 거주시설 내 3천 명의 장애인 중 20%인 600명의 자립생활을 위해 체험홈을 확대한다고 하나 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정착금을 올해 100만 원이 늘어난 600만 원을 지원한다고 한다”라며 “그러나 600만 원으로 자립생활은 불가능하다. 탈시설 자립생활 정착금을 현실화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들장애인야학 허신행 교사는 탈시설 및 주거지원에 관해 이야기했다.
허 교사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나온 야학 학생 중엔 ‘선생님 몇 시에 자야 해요?, 일요일에 교회 안 가도 되나요?, 간식 먹어도 되나요? 메뉴 중에 회덮밥이 있는데 회덮밥이 뭐에요? 등에 대해 묻는다”라며 “시설이란 자고 싶을 때 자고 싶은 권리, 목욕을 이성에게 안 받을 수 있는 권리 등 자신의 모든 권리를 시설 종사자에게 모두 주는 곳”이라고 밝혔다.
허 교사는 “아무리 좋은 교도소라도 교도소는 교도소이듯, 아무리 작은 시설이라도 시설은 시설이다. 시설을 없애라는 말은 사람이 동물처럼 살아야 하는 그 구조를 없애야 한다는 의미”라며 “탈시설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작은 시설이 잠깐 남아 있을 수는 있으나, 결국 모든 시설은 없어져야 하며 모든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동네에서 살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허 교사는 “탈시설 장애인에게는 시설에서 나와 이 사회 시스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즉, 체험홈과 같은 전환주거가 많이 있어야 한다.”라며 “‘안 나오니깐 안 만든다’고 하는데 안 만드니깐 안 나오는 거다. 순서가 거꾸로 됐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 ▲함께가는서울시부모회 김현숙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한 장애인 활동가의 휠체어에 '교육권 쟁취'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당사자 발언도 이어졌다. 함께가는서울시부모회 김현숙 공동대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단체가 대신하느라 발에 물집이 잡혔다”라고 운을 떼며 현재 서울시의 장애인 가족지원센터 현황에 대해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현재 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서울시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딱 한군데밖에 없는데 이마저 인력이 없어 가장 중요한 사례관리를 못 하고 있다”라며 “가족지원센터를 광역 및 자치구별로 확대 설치하고 중앙에선 지역 사례를 연구 개발해 가족지원을 확대 운영하라”라고 요구했다.
김 공동대표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 지원도 촉구했다. 김 공동대표는 “발달장애인의 특징은 반복교육인데 우리 아이의 경우 집 주소를 외우는 데 12년이 걸렸다”라며 “더불어 발달장애인은 학령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퇴행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공동대표는 “그러나 발달장애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갈 곳도 없고 특히 중증 뇌병변장애에 발달장애도 있는 복합 장애인의 경우, 주간보호시설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학령기 이후에는 집에서 평생 방치된다”라며 “그러다가 결국 피눈물 흘리고 가슴 뜯으며 보내는 곳이 시설”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서울시의 기만적인 장애인 이동권 정책 계획에 대해 비판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시는 2013년도까지 서울시 내 버스 중 50%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기로 했으나 현재 25%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장애인 이동권은 4대강에 빠져 죽었다.”라며 “결국 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2012~16)에서 서울시는 2016년도까지 55% 도입으로 목표를 수정했다”라고 전했다.
박 공동대표는 “그런데 얼마 전 확인한 ‘서울시장애인인권증진기본계획’에서는 2015년까지 50%라고만 명시되어 있고 2016~17년에 대한 계획은 없었다”라며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겠다고 하는데 국토교통부는 2016년까지 55%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제출했다. 무슨 협의가 더 필요한가. 서울시는 2016~17년도 저상버스에 대해 예산으로 말하라”라고 규탄했다.
![]()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하금철 사무국장이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교육에서 방치된 성인장애인에 대한 평생교육 문제는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하금철 사무국장이 나섰다.
하 사무국장은 “2011년도 복지부 조사에서 43.3%의 장애인이 중학교 이하의 학력으로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그러나 나머지 절반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경우에도 장애인으로서 받아야 하는 특수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사실상 학교 안에서 방치됐다”라고 밝혔다.
하 사무국장은 “최근 야학에 대학에서 미술을 배우다가 중퇴한 청각장애인분이 오셨는데 일상적인 대화가 잘 안 된다”라며 “사람 간에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쓰는데 ‘예의’라는 단어를 모르고 계셨다. 지적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청각장애인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 사무국장은 “2008년도에 제정된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법’ 34조에는 학교 형태의 장애인 평생교육 시설의 운영비를 예산 범위 내에서 국가가 지원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노들장애인야학이 학교와 같은 평생교육시설인데 이 조항이 만들어진 지 5년이 지났으나 지원금은 굉장히 미비하다”라고 지적했다.
하 사무국장은 “현재 서울에 장애인 평생교육시설로 노들장애인야학, 성북구의 너른마당 등 두 군데가 있는데 그나마 너른마당은 아직 평생교육 시설로 등록하지 않아서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서울시 평생교육과에 현재 장애아동 1인에게 지원하는 특수교육비의 25%에 해당하는 625만 원을 장애성인에게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시간여에 걸친 시민발언대 후 서울장차연, 서울협의회 회원 등 50여 명은 이동권, 교육권 등에 대한 면담을 위해 서울시 버스정책과, 교육지원과 등이 있는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중증장애인들이 시청 별관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측이 “우리는 통보 받은 적 없다”라며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경사로 입구를 무리하게 막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밤 9시 현재 장애인콜택시와 저상버스 도입 등 이동권 요구안에 대한 양 측의 협상이 결렬된 상태이다.
서울장차연 등은 이동권, 교육권 문제에 대한 서울시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시청 별관 로비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 뒤 13일 이른 10시 '서울시 장애인 인권증진계획 바로세우기 힘모으기 1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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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들장애인야학 허신행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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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장차연 대표단이 서울시 평생교육과 등과 진행하는 면담 결과를 기다리며 노들장애인야학 노들음악대가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로비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 ▲서울시 서소문별관을 점거하고 있는 서울장차연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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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지원과와 면담하고 있는 서울장차연. |
![]() ▲서울시 서소문별관을 점거하고 있는 서울장차연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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