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인천 부평에 위치한 "엡스 201패션 쇼핑몰"이라는 집단상가를
사기분양받은 부평 분양주들의 소송모임입니다. 부평점의 피해자가
천여명, 주안점에 천여명, 전주점에 수백여명 등 직접피해자와 상인들
그에 딸린 가족들의 간접피해자까지 모두 합한다면 피해자는 약 1만
여명에 육박하고 금액으로는 수천억에 달하는 거대한 사기극을 고발
하고자 합니다. 피의자가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사기횡령으로 인천
지방법원에 기소되어 재판중에 있는 이 분양사기 사건(고합762형사
합의3부)은 현재는 3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기존 법망의 허점을 이용
해 선분양후 고의부도를 내고 잠적해버린 전형적인 분양사기극입니다.
-상가분양 피해자들의 호소문중에서
얼마전 민주당 정대철대표의 경악스런 진술이 공개됐다. 언론에
따르면 정대철 대표는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씨로부터 총 4억2천
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시인하며, 지난해 대선자금으로 받은
2억원외에 자신이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당시에도 추가로
2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가 분양회사인 굿모닝시티가 왜 정치권에 자금을 디밀었을까? 또
정계와 관계에 계신 높으신 분들이 어떤 이유로 일개 쇼핑몰의
터파기 공사와 오픈행사에 참석했을까? 그 속사정을 알기 위해서는
굿모닝시티, 엡스 등 개발회사의 생리를 들쳐보아야 한다.
시행사, 개발회사 혹은 폼나는 말로 디벨로퍼라 불리우는 이들은 늘
가슴속에 비수를 품고 다닌다. 1년 2년을 내리 공치다가도 ‘한껀만
제대로‘ 걸리면 10년 20년 아니 평생을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슈를 찾아 또는 이슈를 만들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닌다. 이들이 손을 대는 분야는 다양하지만 주로는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그리고 전문상가다. 즉, 분양이 만만치 않은 부동산분야가
이들의 활동무대다.
오피스와 주택의 퓨전물인 오피스텔. 말이 그럴싸해 직주근접(직장+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건축물이지, 실상은 안팔리는 오피스를 팔아
먹기 위해 주택의 가면을 뒤집어 쓴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분양이
만만치 않다. 주상복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요즘에야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지만 롯데캐슬, 타워펠리스가 히트 치기 전에는 요놈도
대표적인 애물단지였다. 그래서 팔아낼 자신이 있는 만큼만 상가로
계획하고 나머지는 아파트로 구성하게 된다.
전문상가는 개발회사 입장에서 제일 골치아픈 놈이다. 잘되면 대박
이요, 못되면 쪽박인 것이 바로 전문상가다. 따라서 분양률제고와
사업진척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분양업자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제시하는 한편 관계요로에는 대충 넘어가달라고 주문
하는 떡밥을 던져놓는다.
문제가 된 굿모닝시티의 경우, 서울시는 사업부지내에 있는 하나은행
입주건물이 신축건물이라는 점을 들어 건축심의 신청을 반려했던 것으
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검찰조사에 의하면 굿모닝시티는 이런 어려움
을 해결하고자 지역구(서울중구) 의원인 정대표에게 로비를 벌인 것으
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오피스텔, 주상복합,상가 등의 개발이 거액의 분양수수료를
물고 정계 로비까지 벌일 정도로 남는 장사인가? 그렇다.사업의 리스크
(분양성)가 큰 만큼 계획대로 진행됐을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장사가 된
다. 그러나 시행사 입장에서야 지금까지는 금전적으로 크게 밑질게 없
다. 시행사는 자기 땅에 건축물을 올리는게 아니다. 지주에게 계약금
정도만 치르고 토지사용승낙을 받고 건축허가를 얻어 곧장 분양에
들어간다. 이른바 말뚝만 박고 분양하기다.
공사대금도 후불이니 역시 부담없다. 곧 들어올 분양대금에서 기성
(공사비)을 우선적으로 지불한다는 조건이므로 건설사 섭외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토지와 공사문제가 해결되면 티비나 신문을 통해 대대적
인 분양에 들어간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공신력 있어 뵈는 부동산
신탁사를 끌어들이고, 상담 테이블 뒷벽엔 높으신 분들이 테이프 커팅
한 사진도 큼직하게 걸어놓는다. 이렇게 개발회사 입장에서는 땅값의
10~20% 정도만 가지고도 대박을 노려볼 수 있고, 개발에 대한 리스크
는 고스란히 피분양자에게 전가되는 것이 상가다.
결과로만 보아 동대문의 두산타워, 강변역의 테크노마트 정도면 대박
으로 분류된다. 대박이 나면 개발회사는 주목받는 회사로 급부상하고
오너는 졸지에 기백억 거부가 된다. 쪽박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분당
야탑의 테마폴리스다. 실패한 분양으로 신탁사가 부도나고, 공사대금
과 분양금이 물린 건설사와 피분양자가 하루아침에 쪽박을 찼다.
이번에 정치스캔들로까지 비화된 굿모닝시티와 분양자들의 호소문을
소개한 엡스는 희비가 엇갈린 경우로 볼 수 있다. 개발회사 입장
에서는 들인 돈 없이 목돈을 챙겼으니 대박이요,피분양자 입장에서는
목숨같은 분양금을 떼이게 생겼으니 쪽박이다.
그럼 이렇게 리스크가 많은 상가투자에 있어 어찌해야 쪽박을 피할
수 있을까?
첫째, 인지도가 있는 시행사인지 살펴야 한다. 신뢰할만한 회사라면
연혁이나 실적, 자본금 등의 여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급조된
회사나 껍데기만 있는 회사를 인수한 경우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면 파악할 수 있다. 이런 회사가 개발하는 상가는 피해가는
것이 상책이다.
둘째, 과대포장된 광고는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상가를 분양하며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수익률 00% 보장, 월세
@#원 보장 등의 문구는 심하게 말해 사기나 다름없다. 오죽하면
대법원에서 “분양광고가 과장됐어도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았으면
분양계약 자체를 무효화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을까. 그만큼
이 바닥의 과장/허위 광고가 관례화 되었다는 얘기다.
셋째,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상가를 골라야 한다.이름있는 건설사는
공사계약전 반드시 자체 사업성검토를 통해 공사비회수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이들 회사들이 시공하는 상가라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번 굿모닝시티 스캔들을 계기로 건교부에서는 선분양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토지소유권을 확보한 후에야 분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모양이다.개발회사 입장에서야 사업이 어려워졌지만
투자자입장에서는 그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된 것이다. 그러나
9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아직까지 확정된 제도가 아니고, 또한
지주공동개발 등의 방법을 통해 외형적으로만 소유권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으니만큼 상가투자자들은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