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 지난 1일(토)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 10대 청소년 3명이 나란히 서서 이른바 ‘평화의 8대 선서문’이라는 것을 또랑또랑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청년봉사단체 ‘피스메이커’ 소속 청년들로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을 대표해 선서했다.
선서문은 전 세계 인류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때마침 국회 주변에선 ‘공무원연금 개혁’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었던터라 평화를 외치는 어린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더욱 크게 공명돼 들렸다.
“기아와 빈곤을 종식하는 평화여야 한다. 소외와 갈등을 극복하는 평화여야 한다. 자유와 평등이 결실을 맺은 평화여야 한다.… 후대가 길이 누릴 수 있는 지속적인 평화여야 한다.”
‘피스메이커’는 (사)에이트참밍(대표 김정영) 산하 청년봉사단체로 이곳에선 평화의식 교육과 다양한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평화전시전, 평화콘서트, 학교폭력 추방 플래시몹,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 위한 20만배 행사도 했다. 최근에는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연극 <도마>를 무대 위에 올리기도 했다.
‘2014 피스메이커 어울림 축제’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 피스메이커 봉사자와 (사)에이트참밍 회원은 물론, (사)가족아카데미아 이근후 이사장, 임덕기 전 대한민국건국회 회장, 김상현 국회의장 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현 의원인 ‘가마타 노부꼬’ 씨가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문화지원협회 총재 박종열 변호사, (사)여성자원금고 김근화 이사장, 김성동 국회의장 비서실장, 이인재·이학재·박대동·박창식 의원 등도 축사를 보내 청년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경과보고, 인사말 및 축사, 평화선서식과 특별·축하공연으로 진행됐다. 공로상 시상과 홍보대사 위촉식도 함께 열렸다.
먼저 강흥수 에이트참밍 사무총장은 경과보고에서 “에이트참밍에서는 보편적이며 절대적 평화운동을 순수한 청소년들의 열정과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를 기조로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에 그 뜻을 펼쳐가고자 한다”고 에이트참밍의 활동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정영 에이트참밍 대표는 인사말에서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생명을 위협받고, 인권을 유린당하는 소외된 많은 사람들에게 피스메이커 운동이 희망의 불씨가 되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 모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대회장을 맡은 임덕기 전 대한민국건국회 회장은 “넓은 바다에 플랑크톤은 아주 작은 세포에 불과하지만, 작은 세포가 거대한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시작이 된다. 피스메이커들의 작은 외침이 머지않아 무한한 번식을 거듭하여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인류를 행복의 물결로 뒤덮을 큰 운동으로 발전하리라고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김성동 국회의장 비서실장 축사를 통해 “자유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고 각양 각층을 대변하는 메시지를 문화로 승화시킨 청년들의 시선에서 세계청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저력을 보게 되어 그 기쁨이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번 평화 어울림 행사가 우리를 되돌아보고 진정한 평화와 화합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일본에서 방한한 ‘가마타 노부꼬’ 오키나와현 의회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그녀는 전범국가인 일본의 의회의원으로서 안중근 의사를 높게 평가했다. 그녀는 “세계에서는 매일 어디에선가 분쟁이 일어나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고 있다. 인권과 평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배우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제교류, 평화교류를 오래오래 진행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의대교수를 지낸 (사)가족아카데미아 이근후 이사장은 “네팔에서 오랫동안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무한한 행복과 보람을 느꼈다. 한국에 온 내팔 근로자들에게 ”당신은 젊은 사람이다. 당신은 네팔에서 엘리트였다. 귀국하면 네팔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 사람들은 학교를 세워 교장이 되었고, 새마을 운동을 펼쳐 깨끗한 동네를 만들었다. 말을 실천한 것이다. 젊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러분들이 국가를 짊어지고 갈 중심 세력이 될 때는 오늘의 이 행사를 잊지 않길 바란다. 이것이 여러분들의 핵심적인 동력이 돼 세계적인 평화로 조금씩 번져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축사했다.
이어 시상식에서 대성고 봉찬희, 명지대 허은정, 공주대 정해나, 고려대 소우림 학생이 이학재 국회의원 명의의 우수활동상을 받았다.
다음으로 신인 여가수 루(ROO), 2인조 여성 보컬그룹 파스칼(제이썬, 문빈), 남성 3인조 소울스타(이창근, 이승우, 이규훈)가 에이트참밍의 홍보대사로 위촉, 임명장을 받았다.
이어 공연이 펼쳐졌다. 일본에서 온 두 여성이 무대에 올라 오키나와 전통무용 ‘가기야데후’를 선보였다. 이 춤은 오키나와에서 뜻깊은 자리를 축하할 때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행사의 시작을 여는 춤이라고 사회자는 설명했다.
다음 공연은 류수진 씨의 창작 현대무용. <Imagine>이라는 팝송곡에 맞춰 그녀는 몸동작으로 평화를 이야기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섬세한 동작 하나하나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그녀를 읽어낼 수 있었다.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루, 파스칼, 소올스타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진 가수 루는 <베이비 아이 러브 유>, 파워 듀오보컬 파스칼은 <칼퇴근>, 소울스타는 <Only One For Me>라는 곡으로 행사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만들었다.
끝으로 유학생 피스메이커 남녀 두 명이 노래를 부르고 무대 곳곳에서 피스메이커 10대 청소년들이 한 명 한 명씩 한 소절씩 노래를 나눠 불렀다. 플래시몹 형식의 합창이었다. 그들은 손을 흔들며 희망을 노래했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희망의 미래를 향해… 우린 해낼 수 있어 아직 일어날 수 있어.”
회중들은 손뼉을 치며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세대, 국가, 인종 모든 것을 초월한 평화의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