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범(가명)씨는 기초수급과 장애연금을 받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자기의 장애에 굴하지 않고 근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성실한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한기범씨의 일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습니다.
시골에 계신 노령의 노모의 병환이 깊어지자, 곁에서 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시골 행을 선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기범씨는 노후자금을 현재 거주중인 주공(영구임대)아파트의 임대차 보증금 200여만 원과 주유소를 그만 둘 때의 퇴직금으로 충당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주유소 사장이 모두 금전 지급을 회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2004년에 파산신청을 해서 면책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왜 압류가 안 풀렸다고 하는거죠? 그러는 바람에 저는 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고 하네요. 사실인가요?”
파산신청을 하여 면책을 받았음에도 압류가 풀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병환이 깊은 노모의 곁으로 하루 빨리 내려가고 픈 효자의 마음을 느낀 법률 홈닥터! 빨리 해결책을 마련해 주어야만 했습니다.
우선 아파트의 압류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한기범씨는 신용회복기금에 채무를 부담하던 중 파산 신청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압류가 존속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는데요. 이 강제집행은 면책 결정으로 효력을 잃게 되었으니, 신용회복기금의 압류를 집행취소(해제) 신청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는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밟고, 취소 결정 이후에는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한기범씨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고 있는 주유소 사장이 문제였습니다. 주유소 사장은 자신은 사업 양수인이, 이전에 한기범씨를 고용한 사장(양도인)에게 가서 퇴직금을 지급받으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사장님이 뭔가를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주의 변경만 이루어진 경우라면 근로자의 근로관계도 승계됩니다. 따라서 양수인인 현재 사장님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더불어 법률 홈닥터는 퇴직 후 14일 이내 금원이 지급되지 않으면 관할지방고용노동청을 방문하여 체불임금품 확인원을 발급받아 무료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로 민사소송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한기범씨는 장애인으로서 나라에서 여러 혜택을 받고 지냈는데, 이런 법적 문제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자칫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었던 한기범씨에게 바른 법을 알려주고, 그 법으로 인해 잃을 뻔한 자신의 권리를 찾아 준 뜻 깊은 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