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어머니
조전삼
지상에서 함께 하신 그날도
혜화동 마당에는 목련이 피는 봄이었지요
딸 아들 여섯
엄마의 십자수 였지요
새, 나비, 꽃들과 노는
여섯 형제들 방에는
엄마가 꽂아놓으신
꽃향기 가시지 않았어요
마당 한켠 등나무 정자에서
아버지 편 어머니 편 나누어
윷놀이 하던 우리들
함박웃음 소리는 등꽃 따라 피고
엄마 사랑으로 만드신 스웨터는 따듯했어요
친구 같았던 어머니
친구 같았던 여섯 형제들
고루 고루 꽃향기 피우게 해 주신 어머니
어느 겨울 새벽 성당 가시는 길에서 다치시고
혜화동 집은 긴 병상이 되셨지요
소통할 수 없는 벽이 생기고
안면 마비에 배설마저 실수를 하셨지요
활짝 펴시던 웃음꽃도 부끄럼도 멈춘 채
천장에 매달린 형광등에
초점 잃은 눈을 매달고
그 눈에서 샘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혜화동 집 마당에
하얀 목련과 라일락 향내 퍼지고
눈치 없는 새들 마당에 앉아 노래하는 날
91세의 어머니
목련 꽃 꽃잎 떨어지듯
멈추고 말았지요
나는 오늘도 떨어진 목련 꽃 잎을 세며
어머니 가신 날을 돌아봅니다
- 약력-
2019년 월간 문학 세계 신인 문학상
양구 군청 주최 단오제 백일장 차상 수상
한국문인. 강원문협. 춘천문협 . 양구 문학회
국제 펜 클럽 한국본부 강원 연합회
국제 시낭송 예술인 연합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