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아이들이 뽑은 책 중 첫 번째로 읽기로 한 책 《최악의 최애》를 읽는 첫 시간이다. 추석 연휴로 한 주 쉬어서 지난번 투표한 결과와 읽는 책 순서를 이야기했는데, 잘 기억하고 있었다. 표지와 면지 풍경, 선생님 책상 그림을 차례로 보고 읽기 시작했다. 미지가 무지에게 고백하는 부분부터 아이들이 놀란 표정을 하며 옆 친구와 눈을 마주쳤다. 친구들이 한마디씩 하는 부분에서는 함께 거들기도 하고, 미지를 차라, 받아줘라 하며 저마다 이야기했다. 미지를 거절했던 무지의 마음이 조금씩 바뀌는 부분에서는 조용히 집중하다가 계단에서 미지를 만나 함께 걸어가는 장면에서 긴장하는 듯 보였다. 준구가 무지 가 미지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고, 무지가 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헉, 하며 놀라고 웃었다. 미지가 중학교 형이랑 사귄다고 하는 말에는 사촌오빠 아니야? 하고 추측하는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 발야구를 하다가 무지가 넘어지는 장면에서 아이들이 놀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냥 밴드 붙이면 안되냐, 아니다 업혀야 한다, 그림을 보니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지는 않는 것 같다, 업힌 걸 보니 잘 어울린다, 하는 반응이었다. 오빠가 있다는 말에 역시, 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야기가 끝나자 엥? 하며 이렇게 끝나는 게 어딧냐며 원성이 자자했다. 왜그러냐 물으니 고구마 백 개 먹은 것 같아요, 열린 결말 싫어요, 2탄 나오면 좋겠어요, 했다. 무지가 미지가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친구, 이번엔 미지가 무지를 차면 좋겠다는 친구, 등 반응이 많았다. 시간이 5분쯤 남아서 다음 편을 이어 읽었다. 문자와 대화를 어떻게 구분할 까 하다가 처음엔 문자라는 걸 알려주고 읽었고, 다음부터는 목소리를 조금 다르게 해서 읽었다. 덕형이의 문자를 읽자마자 스토커다, 나쁘다, 왜그러냐, 하고 덕형이 친구들과 대한이의 대화는 함께 긴장하며 듣는 모습이었다. 민덕형 친구 박지호 이름이 나오자 아이들이 가운데에 앉은 친구를 일제히 보길래 여기 박지호 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함께 웃다가 이어 읽었다. 짝을 바꾸는 장면에서 민덕형이랑 이수민 같이 앉을 것 같은데? 하며 불안한 듯 웅성웅성했다. 마치는 종이 치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끊는 게 좋은 것 같아 다음 주에 읽겠다고 했다. 들어보니 어떤지, 내 목소리가 작거나 읽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은지 물었더니 괜찮다며 재밌다고 한다. 잘 들어줘서 고맙다, 목소리가 잘 안들리거나 못들었을 경우, 너무 빠를 경우 손들고 이야기해달라고 말하고 인사한 뒤 교실을 나왔다. 함께 복도로 나온 친구들이 있어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등장인물에게 간섭하고 싶다, 답답하다며 감정이입을 하기에 공감하며 이야기했다. 첫 시간이라 그림도 자세히 보여주고, 아이들 말을 많이 듣느라 중간에 자주 쉬었는데, 이렇게 하면 세 번 안에 책을 못 끝낼 것 같다. 다음 주는 이번 주보다 조금 속도를 내봐야겠다. |
첫댓글 홀로 읽기 첫 시간이었죠? 너무 긴장됐을 것 같아요.
아이들 반응을 보니 충분히 잘 하신 것 같네요. 수고하셨어요^^
고구마 백개 먹은것 같다는 표현 ㅎㅎ 상황 그려집니다
문자와 대화 그런거 구분하기가 좀 애매하지요?
주~~욱 즐거운 책읽어주기 시간 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