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가타 요네자와 7 - 우에스기 신사와 우에스기가 묘소를 본 후에 시가지를 걷다!
2022년 11월 3일 야마가타현 (山形) 요네자와 よねざわ 米沢(미택) 에 도착해서 옛날
요네자와성 을 찾아가니 요네자와성은 무느져 폐허가 되었고 그 자리는 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우에스기 박물관을 보고는 건너편에 엣 우에스기 백작 저택 을 구경합니다.
요네자와 (米沢) 는 에도 도쿠가와 막부시절에 270개 번 중에 하나인 요네자와번 이었으니.... 번주는
우에스기씨 로 시내에는 우에스기박물관, 우에스기 기념관, 우에스기 백작 저택에 우에스기
신사가 있고 근처에 우에스기가 묘소가 있는지라 이 도시는 온통 우에스기씨 유적 으로 가득합니다.
우에스기 신사 를 둘러보는데 초대 우에스기 겐신 을 모시는 신사로... 신사는 일본의 민속신앙인 신토(神道)
의 신을 모시는 종교시설로 2010년대 기준으로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신사는 8만 8천 곳에 이르지만,
알려지지 않은 작은 신사까지 포함하면 20만 군데라고 추정하는데 편의점 8만개 보다도 더 많은 것입니다?
신사는 대도시 도심에서는 민가 사이에도 있으나 보통은 숲으로 둘러싸인 외곽 에 다가
지으니 번듯한 신사는 교외에 있지만, 주택가나 시가지에 자리잡은 신사도
의외로 많은데..... 이런 주택가의 신사 는 땅값 문제인지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신사는 문이 없다시피 한 열린 구조 가 특징으로 대부분 24시간 무료 개방 이지만 밤에 가면 의외로
무서운데.... 신사에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지역 유지와 지역단체의 관계자들이
관리하는 곳도 많으니 그런 이유로 어린이들이 낮에는 놀이터 만큼이나 많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절의 삼성각이나 산신각 처럼 절에 신사가 딸렸거나, 반대로 신사에 절이 딸린 경우도 있지만
메이지유신후 서로 분리된지라 이제는 드물며, 일본에서 이런 부속시설은 감실이나 큰
석등만 한 크기일 때가 많은데.... 큰 신사 안에 다른 신사가 딸리는 경우 제법 구색을 갖추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신사가 가장 많은 곳은 니가타현 이니 신사는 4,753군데 에 달하는데 니가타현이 농사 짓기에 좋아서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인구가 제일 많았고, 신사를 많이 세웠기 때문이며 또한 메이지 정부
시절에 정책적으로 신사 합병 등을 권했을 때에도 니가타현은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합니다.
가장 적은 곳은 오키나와현으로 십여 곳 에 불과한데 이곳은 애초에 일본 본토의 신토 문화권이 아니라 독자적
인 류큐 신토 문화권 이었기 때문에, 신사가 아니라 성소(聖所)인 우타키(御嶽) 가 역할을 대신하는데.....
우타키는 건물이 세워져있지는 않고 일정한 바위나 수풀 등의 자연물을 성스러운 곳으로 지정해둔 형태랍니다.
신사 건축 양식은 보통 일본 전통 건축양식과 많이 달라서, 일본 전통건축을 전혀 모르는 한국인이라도
조금만 보면 다른 불교 사찰 같은 전통건물과 신사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
되었으니, 현대의 신사 건축은 에도시대 유행하던 신사 건축양식인 복고 양식 이 점차 고착화된 것입니다.
고대 일본에서 신사는 지금처럼 하나의 독립된 신을 모시는 건물이 아니었으니 숲이나 동굴, 바위 등 특정 장소
를 신성한 곳으로 지정하고, 의식을 거행할 때 신이 그곳으로 찾아오도록 하는 식이었는데... 점차 신사 건물
을 짓고 신을 모신 뒤 사람이 찾아오는 식 으로 변하였으니 불교로 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신사는 신을 모시는 곳이나, 일본 신화에 내려오는 신 외에 지역고유의 토속신, 국가나 지역에 크게
이바지한 위인 을 모시거나 심지어 악령을 위안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우기도 하며 또
정치적 목적으로 세워지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 가 있습니다.
일본 신사에는 드물게 오쿠미야(奥宮) 라고 불리는 시설들이 있으니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으면 '오궁'
인데, 여기서 오(奥) 는 원래 방의 제일 안쪽, 후미진 곳을 가리키는 한자로 마치 월경지 처럼,
신사의 본전으로 부터 멀리 떨어졌지만 본전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곳을 따로 '오쿠미야' 라고 부릅니다.
대개는 해당 신사에서 중요한 곳이지만 어떤 이유로 신사 시설을 설치할 수가 없어서 간이시설을
세워둔 곳을 가리키니, 후지산 정상에는 후지산을 신령 으로 숭앙하는 센겐 대사(浅間大社)
의 오쿠미야 가 있는데 후지산 정상에 센겐 대사의 본전을 세울수 있을리 없으니 후지산
아래에 본전을, 정상에는 간이시설을 세우되 간이시설 또한 본전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신사의 관리와 의식 진행을 맡는 사람을 신직 (神しん職しょく) 또는 간누시 (神主) 라고 부르니
한 신사에 신직이 여럿인 경우도 있는데, 그 중 최고 책임자를 궁사 (宮ぐう司じ ) 라
하고 그 아래로 예의(禰ね宜ぎ), 권녜의(権ごん禰ね宜ぎ) 등 직책을 둠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신직은 대개 남성이지만 여성 신직 도 일부 존재하며, 이들은 무녀와 다른데, 신직이 되려면 대학교 관련 학과
에 진학하여 신토를 배운 뒤 시험 을 보는 방법이 가장 흔하니, 2014년 노리코 공주와 결혼 한 센게
구니마로 (千家國磨), 그는 고쿠가쿠인대학 신도학과를 졸업해 쭉 이즈모타이샤에서 신관으로 봉직하였습니다.
신사에는 위패가 아니라 신체(神體)로 신상(神像) 이나 거울, 또는 물건 을 안치하는데 여기서 '신체' 란 신령이
깃들어 사람들이 경배하는 대상이 되는 물체를 뜻하니 신체가 둥근 거울(신경 神鏡) 인 경우가 흔한데, 이는
태양 을 상징한다고 하며 산이나 바위 같은 자연물이 신체인 경우도 있으니 해당 자연물 앞에 배전을 짓습니다.
신토(神道) 는 만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만신사상에 가까운 신앙으로 개인의 악행이나 선행도,
개인이 악하거나 선한 것이 아니라 신이나 악귀가 깃들어서 저지르는 일 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죽은 후에는 정화하는 의식을 거쳐 신이 거하는 사당에 안치 하며, 이때 죄나 악행등 과거에
대해서 용서하고 그 자리에는 이승의 삶에서 만들어진 인과에서 벗어난 순수한 혼을 묻는다고 여깁니다.
신사는 일본의 일상적인 종교 시설 이라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만화, 일본 영화 등 일본
미디어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니.... 새전(賽錢)만 던지고 대충 기도 하면 참배가 끝인
줄로 아는 사람도 많으나 진지하게 참배를 목적으로 신사를 방문하는 과정은 꽤나 복잡 합니다.
신사에 도착하면 입구 도리이 앞에서 가볍게 고개만 숙여 절 한번 하고 도리이(鳥居)를 지나 신전
까지 가는 길인 참도(参道) 에서는 길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 로 걸어야 하며 길에 깔린 자갈
들은 조금 끌듯이 해서 소리를 내면서 걸어야 하는데, 참배객이 몸을 정화하는 장소인
테미즈야(手水舎) 에 도착하면 이슬람 사원 처럼 바가지에 물을 받아 양손을 씻고 입을 헹굽니다.
배전에 도착하면 고개 숙여 인사를 2번 하고 오른손을 왼손 보다 살짝 내려 박수를 소리나게
2번 친 뒤, 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고개 숙여 1번 인사 하고 떠나는데,
이런 예법을 니레이니하쿠이치레이 (이하 二礼二拍一礼) 라 하며 이때 소리가 다소
들리게 치는 것이 예의로 신토에서 소리가 나지 않게 박수를 침은 장례의식의 예법 입니다.
새전함(賽錢函)에 넣는 돈은 대개 5엔이나 50엔 짜리를 넣는데..... 5엔의 발음이 ごえん(고엔) 으로, 御縁
(고엔, 좋은 인연) 과 발음 이 겹치기 때문이니 절대 돈을 아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방울 달린 새끼줄이 참배하는 자리에 있기도 하는데, 이 새끼줄을 흔들어서 소리 를 내 참배를 하기 전에 신
에게 사람이 왔다고 알리려는 목적이며 교토 등 다른 도시의 신사나 시골의 신사에는 많이 달려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팔뚝만큼 굵은 새끼줄에 징채가 달려 있어서 새끼줄을 흔들면 징이 울리게 한 곳도 많습니다.
우에스기 신사를 나와서는 시내 지도를 보고 춘일산 임천사 로 가는게 맞지만.... 너무
멀기도 하고 또 예전에 니가타의 남쪽 춘일산성이란 우에스기 겐신의 성 아래에서
한번 절 을 본 적이 있는지라 오늘은 좀더 가까운 우에스기 가문의 묘소 로 가기로 합니다.
시내지도를 보면서 큰 길로 나서니 거기에 요네자와 소 모형이 보이고 소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을 지나 좀더
걸어가니... 20여분 만에 드디어 우에스기 가문의 묘소 로 법음사 절 이 보이는데 입장료 300엔을 받습니다.
일본에서는 다이묘나 번주등 영주들에게는 서양의 채플 처럼 그들 가문을 모시는 전속 절 이 있으니
보리사(菩提寺)라고 하는데, 우에스기 가문의 정식 보리사는 임천사이지만 여기 법음사도 그 다음
보리사인데, 정문에 우에스기 겐신이 군기로 사용했던 깃발인 龍(용) 자와 昆(곤) 자가 걸려 있습니다.
절을 구경하고는 나와 걸어서 대로로 나오니.... 여기서 요네자와역 은 걸어서 한시간 거리인지라 가지 못하고
대신 서요네자와 역 을 찾아가는데, 시내지도 상에서 추측하건대 20분 정도면 도착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서요네자와역은 작은 역이니 당연히 무인역 인지라 벤딩 머신 기계에서 티켓 을 끊은 다음 주위를 둘러
보는데.... 하나둘 사람이 모여 들더니 25분 후에 로컬 기차가 도착하는데 철길은 복선이 아닌 단선 입니다.
남요네자와역을 거쳐 요네자와역 에 도착해서는 시내 중심부를 보기로 하고는 걸어서 소고기 식당
을 지나 30여분을 걸으니......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기로 하고는 어느 우동집 으로 들어갑니다.
저녁을 먹고는 나와서 다시 10분을 걸어서 요네자와 시청 에 도착했는데 이미 해가 져서 사위가
캄캄한데.... 시청 직원들도 모두 정시에 퇴근 한 것인지 사방이 조용한게 정적이 감돕니다.
버스정류장에 가서 기다려도 왠일인지 버스가 오지 않기로 걸어가기로 하고는 온 길과는 다른 강변 으로 가서
강을 따라 30여분 이상을 걸어서 요네자와 역으로 돌아와 인근에 자리한 우리 숙소인 도요코인 호텔로 갑니다.
샤워를 한 다음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자리에 드는데..... 내일은 아침 일찍 야마가타시 로 가서는
호텔에 배낭 을 맡긴후 다시 기차를 타고 동쪽 깊은 산속에 자리한 릿샤쿠지(立石寺)
절을 찾아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가인(歌人)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의 흔적을 찾아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