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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자락에서 천년을 숨쉬며 살아온 선인봉
고고함과 품위를 함께 뿜어내는 장엄한 모습의 지존암!
그 생김 생김이 과연 남자의 가슴에 불을 지른다!
바위에 발을 들이고나서부터 내 마음 깊숙하게 자리잡고 맴돌던 그 모습을 눈 앞에서 본 것은 5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다.
좀 늦은감이 있지만 3년 내내 길을 나서면 빗님이 갈길을 막았다.
선인을 만나러 가는 날... 새벽 3시 30분 집결.. 그런데 잠은 오지 않는다. 12시가 넘어 베게를 머리에 두고 누웠으나 선인의 모습은 나를 잠깨운다. 몇년전 거닐던 그 도봉산 가는 길가의 돌들과 나무와 햇살은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일까? 한시간 정도 선잠을 든후 일어나 짐을 챙기고 길을 나선다. 머리 속에는 선인을 만나러 갈 길들이 안개속처럼 어렴풋하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바위에서의 초행길은 살짝 긴장이 되는 자극적 쾌감이 있다.
그래도 나는 늘 처음 가는 바윗길은 개념도를 머리속에 대략은 그려 넣는다. 그것이 그 바위를 만나러 가는 도리이지 싶기 때문이다. 선인봉 가는 길은 참으로 많기도 하다.
우리가 가보고 싶어하는 길들... 요델버트레스/연대베첼러/표범/박쥐/하늘길/푸른길....
하늘이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우리를 허락해 줄지 모른다.
비가 내리는 습한 공기를 가르며 도봉산으로 출발한 시간이 새벽 4시 10분쯤!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우중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한산하다. 도용선배 이것 저것 챙기느라고 잠도 못 잤을 터인데 먼길 운전에도 서둘지 않고 차분하게 핸들을 잡는다.
중간 휴게소에 잠시 들러 간단하게 커피를 한잔씩 하고 다시 출발! 진형이가 운전대를 교대로 잡았다.
드디어 서울로 접어 들어 의정부 IC로 빠져 나와 도봉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07:50분 정도. 주차장에 물어보니 하루종일 주차시는 42000원이란다. 그러나 우리처럼 장기주차(이틀 이상)를 하는 산악인들은 하루에 15000원으로 편의를 봐준다다고 한다. 좀 비싸지만 어쩌랴... 선인을 배알하러 가는 길에 주차비가 문제랴... 우선 이틀분 30000원을 주차비로 지불하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식당앞에 내려놓은 배낭들...참 무겁게 보인다!
콩나물 해장국을 시켜서 한그릇씩 먹는데 다들 오늘 아침을 먹고 나면 저녁에 바위에서 하산할때 까지 입에 넣을 것이 별로 없단 위기감에 우걱 우걱 까칠한 입속으로 깨끗하게 비운다. 나는 아침을 많이 먹는 습관이 안들어서 조금만 먹는다. 선지로 된 해장국! 얼굴들이 다들 .. 해장국 수준이다.ㅎㅎ
주인장이 등반을 하시는 분인가? 여기 저기 등반하는 사진들이 식당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의 이틀간의 보금자리가 될 야영장 허가증! 하루 잠자리값이 1인당 2000원이다.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데 그 후손들은 도봉산에 있는 땅을 팔아 먹는다.... 럭키 세븐...감이 좋다. ㅎ
뒤에서 본 모습이 사람은 안보이고 배낭만 보인다.ㅎ 사랑스런 내 후배들인데 한편으로는 장해 보이고 한편으로는 저 무거운 것을 들고 한시간 정도 걸어갈 두 다리가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바윗꾼들의 숙명이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참 사람들도 많다! 단체로 온 학생들 같은데 조잘 조잘 신났다.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은 금강암을 지나 도봉대피소로 해서 산악구조대까지다. 산악구조대 근처에 우리가 비박할 야영지 7호실이 있을 것이다.
숨을 헐떡거리며 가는 길목에 볼더링을 즐길만한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는데 무식한 관계로 한자를 모르겠다! 금의문인가?
한 삼십분 정도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가다가 도용선배가 좀 쉬었다 가자는 말에 잠시 다리를 쉬는 중! 늘 하는 결심이지만 다리 운동 해야겠단 생각이 가슴을 콕콕 찌른다. 도용선배의 저 무심한 듯한 표정은 특허권으로 인증 받은 듯하다. ㅎ
아래 표시판을 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산악구조대원 한분이 알려준 지름길이다.ㅎ
지름길로 사부작 사부작 걸어가다가 보니 불현듯이 눈앞에 그 분이 보인다! 이름하여 선인봉!
아 ~~ 드디어 내가 선인봉을 알현하는구나!
선인이시여! 선인이시여! 제게 부디 그대의 장엄한 손길을 내려주시어 몸서리치는 기쁨에 들떠 한발 한발 오를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우야든동 저를 밀어 내 치지 마옵시고 님께서 내밀어 주신 작은 좁쌀만한.. 아니 아니 새끼 빈대 발톱만한 홀더라도 부여잡게 해 주시어 비록 바둥거릴지언정 손톱 끝으로라도 걸어서 악착같이 버팅길 수 있는 기적을 베풀어 주시고... 설사 미끄러져 이몸 흘러 내리더라도 10미터 미만으로 해 주시옵고 혹여 크랙에서 캠이 빠져 제 몸뚱이가 하늘을 날더라도 제발 바닥을 치게는 하지 마시옵서서!
그 장엄한 선인봉의 모습에 무릎을 조아리고 절이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미개한 우상 숭배니 덜 떨어진 족속의 샤마니즘이니 하면서 후배들이(특히 한백 최첨단 브레인인 상훈이가.. ㅋ) 놀릴까봐 간신히 참았다.ㅎ
도용선배가 요델 버트레스를 몇 번 해 본 경험이 있다면서 우리 2조 팀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곳 하단부에서 한마음길로 올라가서 요델 크랙으로 접근하면 루트도 깔끔하고 좋다라고!
오늘의 등반팀은 1조-이도용/오행선/김상훈- 연대베첼로길/표범길
2조-홍상권/김진형/박성훈- 요델버트레스/박쥐길
나는 친절한 도용씨의 말씀에 힘을 얻어 드디어 선인 첫 바위의 까칠함에 매우 행복해 하며 한마음 길이라는 바위결에 내 첫 손길을 내 밀었다. 감격스럽도록 아름다운 선인의 손길이 가슴에 짜르르 와 닿는다. 볼트 세개를 가비얍게 걸고 나니 문득 눈앞에 반지르르한 바위결이 동공을 흔든다. 일단 바위결에 손을 대어 보니 참기름 바른 듯 질질 밀린다. 허걱!
후배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선등서는 날 빤히 치다보고 있는터라 질질 흘러내리는 바윗살을 손끝으로 움켜쥐고 가만히 염두를 굴려본다. 어라? 이거이 초반부터 장난이 아니네? 몇번 손길로 더듬거려 봐도 손톱 걸만한 주름하나 없다. 우야든동 선등은 추락 없이 길을 찾아 가는 것이 후배들에 대한 귀감이란 생각에 우측 맨들맨들한 바위를 과감하게 배반하고 좌측편의 실크랙선을 부여잡고 간신히 밸런스를 잡아 킉드로 한개를 더 걸었다. 그리고 올라서서 두개를 더 걸고 보니 아무래도 요델길로 접어드는 크랙 진입부분에서 너무 멀다. 그래서는 자일이 너무 꺽여 올라가는 내내 자일과의 전쟁을 벌여야 된다는 경험이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통에 어렵게 다시 부들거리며 우향해서 퀵을 하고는 왼편에 있던 퀵을 회수 하고 간신히 크랙선으로 접어 드는데 성공! 아휴...죽것네 증말...초반부터 힘이 빠진다. 왠간해서는 펌핑이 안오는 내 전완근이 뻣뻣해짐을 느끼면서도 일단 크랙선으로 들어선 기쁨에 뻣뻣함도 잠시 또 힘이 실린다. 일견해 보니 크랙은 천상의 크랙라인이다. 손에 걸리는대로 힘차게 발끝을 밀어 올리며 올라가다 보니 제법 거리가 멀다. 크랙이 좋다고 흥분해서 오르다보면 등반상식에 벗어나는지라 중간쯤에 캠을 하나 박아 넣고 또 다시 몸을 부들거리면서 기쁘게 올라선다. 요델님 참 이쁘십니다 그랴...손도 참 이쁘시공..ㅎㅎ 첫번째 크랙을 통과하면서 다섯개의 캠을 꼽고 1피치 종료! 완료소리가 목구멍에서 기운차게 뻗어 나온다! 선등하면서 확보물에 몸을 싣지 않고 올라가는 온싸이트의 기쁨은 참 좋다. 자일이 한 45미터 올라온듯 하다. 그러나 올라오는 내내 내 몸으로 자일을 당기면서 올라가느라 진땀이 났다. 초반부에 자일 꺽임이 심해서 자일이 바위틈에 걸린듯 뻑뻑했다.
나중에 루트 개념도를 다시 살펴보니 내가 온 길 좌측의 한마음길 그리고 미상길 우측의 요델길 세길을 동시에 간 것이었다. 초반 스타트는 미상길로 다시 좌측의 한마음길로 그리고 다시 요델길로...에 휴...
다음에는 실력을 더 키워 미상길에서 바로 요델길로 접근하는 페이스 슬랩으로 가던지 아예 실력이 안되면 요델길 크랙 라인까지 가서 시작을 하던지 해야겠다. 우야든동 슬랩등반기술을 키워야겠단 결심이 서는 첫피치 등반이었다.
여하튼 일피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완료되었고 2번째 주자 성훈이의 확보를 준비하고 있는 나..
우측을 보니 도용선배가 연대베첼러 첫 피치 크랙 라인을 선등서고 있는데 아직 어제 내린 비로 라인이 젖었는지 끙끙 거리며 올라간다. 웬만해서 끙끙소리 안내는 선배인데 내일 저걸 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좀 ...ㅋㅋ 뭐 내일이면 바짝 마르겠지...그 까이꺼 손가락 반마디만 걸려라...ㅎ
요델길 두번째 피치 라인이다. 초반부는 크랙이 매우 왕성하게 발달되어 있고 상층부의 약간 디에드로 형 구간이 있지만 그닥 힘들어 보이는 구간이 아니다. 선등을 성훈이로 세워 보기로 하고.. 두번째 주자한테 장비를 꺽임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회수 하도록 했다. 사실 실력이 되는 후배들은 크게 어려운 구간이 아니고 능력이 된다면 선등능력을 키워줘야 하고 또 그것이 후배들도 등반하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옆을 바라다 보니 행선선배가 연대베첼러 1피치를 올라서고 있다.
두번째 피치를 깔끔하게 선등선 후 성훈이가 맑게 웃고 있다! 선등의 기쁨과 해 냈다는 자부심으로 비롯된 자신감 있는 미소가 참 아름답다.
진형이가 요델길 2피치 지점을 크랙의 손맛을 만끽하며 즐겁게 올라오고 있다.
2피치 완료점에서 밝게 웃는 진형이...보기 좋다! 세번째 피치는 개념도 상으로 볼때 다소는 까다로운 부분이지만 첫번째 쌍볼트 구간의 크랙라인까지는 진형이 실력정도면 가능할 것 같아서 진형이에게 선등을 맡긴다. "진형아 세번째 피치는 네가 선등서 볼래? 첫번째 쌍볼트 지나서 위에 상태 보고 힘들것 같으면 더 이상 진행하지 말고..피치 끈고..." '네 선배님 알았습니다~~ 도전~~~~' 대답도 참 시원하게 잘한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말이다. ㅎ
옆 연대길은 행선선배가 첫번째 피치를 올라서고 있고 뒤를 이어 상훈이가 올라가고 있다.
우리팀은 진형이가 세번째 피치 첫 쌍볼트 지점까지 올라섰고 아마 나머지 부분은 트래버스 하는 구간이라서 약간의 위험성이 있어 보이므로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도용선배도 피치점을 끈으라고 했나보다. 내가 나머지 구간을 선등하기 위해서 확보를 마치고 출발 준비중!
세번째 피치 첫번째 크랙 구간을 넘고 있는 나!
내가 후등으로 올라가면서 캠 설치 상태며 거리 그리고 난이도를 보니 진형이가 실력이 많이 성장햇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암장에서 매일 고통을 즐기더만...ㅋㅋ 기분 좋은 일이다. 크랙도 약간은 흘러내리는 크랙이라서 쉽지만은 안았을 터인데 ...기특하고도 장한일이다.
내가 세번째 피치 일구간을 완료 하고 우측을 보니 도용선배가 상훈이 확보를 보고 있다!
선인에서 본 서울의 산하.... 뭔가 세상살이가 별거 아닌것 같은 그런 풍족한 느낌이 든다.
세번째 주자로 성훈이가 3피치 구간을 오르고 있다.
1조는 2피치 행선 선배 선등으로 완료상태...3피치 구간을 도용선배가 선등 시작하는 듯!
요델길 세번째 피치 구간의 두번째 쌍볼트를 지나서면 그림상에서 보이는 상부의 커다란 덧바위까지 슬랩이 조금 까다롭고 그것을 타고 지나 좌측으로 트래버스 하여 커다란 침니성 크랙을 넘어서야 종료 지점의 쌍볼트가 있다.
내가 한참 세번째 피치 두번째 구간을 넘어서기 위해 바위에 집중하고 있을 때 옆라인에서 갑자기 난리가 났다. 아랫사진에 보이는 하늘을 선회하던 매들이 연대베첼러 3번째 피치 크랙 구간 마지막 크럭스 구간에 힘들게 올라가는 도용선배를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들은 말로는 그 매들이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퀵드로를 휘둘러도 다시 접근하기를 반복해서 네번이나 헬맷에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등반을 마치고 나서 들은 이야기라서 그 매와의 격투씬에 대한 말을 정말 실감나고 재미나게 들었지만... 머리끝이 섬찟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다음은 격투씬 멘트다.
[아이고 형님 말도 마이소...고마 지는 첨에는 머리에 뭐가 툭 하길래 위에서 나뭇가지가 떨어졌는가 했는기라예, 근데 옆을 보니 뭐가 시커먼 거이 휙스쳐 지나가는데..섬찟하데예...그 시커먼 놈이 날개를 활짝 피니까네...이따만 한기라예(도용선배 두 팔을 벌리며 ㅎ) 그 때는 정말 위에 있는 쌍볼트 밑에 까리한 슬랩구간에 올라선 상태라..한손으로 흘러내리는 홀더를 잡고 있어야 하는 상태라 겁이 더럭 나데요..삐끗하면 추락하는 상태라 뭐시 어찌할꼬 머리가 복잡한기라예...정신을 차리자 하고 마음을 먹고...일단은 매랑 붙어볼라믄 쌍볼트까지는 가야 하는데..이놈이 자꾸 헬맷을 공격하는통에 이러지도 몬하고 저러지도 몬하고.. 밑에 사람들한테 매가 왼쪽으로 가는지 오른쪽으로 가는지 멀리 갔는지 묻고는 하늘로 멀리 간 사이에 퍼뜩 쌍볼트까지 올라가고 나니 안심이 되데예...그래 퀵도르를 빼들고 흔들면서 접근하면 한방 갈길라고 하는데 근데 이놈이 주위에서만 살살 맴돌다가 갑자기 한 삼십미터 쭉 올라가더니 날개를 접고 급하강 하는데 그 속도가 정말 무섭데예..눈을 똑 바로 뜨고 매랑 마추쳤는데..매 눈이 까만거이 쪼맨한기 꼭 ...(머러카던데 기억이 안난다 ㅎ). 매랑 한판 붙고 나니 그런생각이 들데예..제가 홈피에 등반세상이란 글을 적으면서 등반외적이 위험에 대해서 이야기 한 바로 직후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 보이까네..제가 무슨 신끼가 있는거 아닐까 한다는...ㅋㅋ.]
하여튼 무쟈개 위험한 상황이 틀림이 없었는데 이야기를 듣는 내내 웃음이 나와서 농담 따먹기를 하지 않을수가 없었던 것이다.ㅎㅎ
왜 나만 공격을 하지 그놈의 매가? 그러길래... [도용선배는 인간이 아니고 도룡뇽 아니가? 그카니 그 매가 낚아 챌라꼬 덤비지...ㅋㅋㅋ]
다행이 그 매는 다른 먹이감을 하나 채가는 바람에 도룡뇽 공격을 멈추어서 천만 다행이었다. 도용선배 말로는 조금 있더만 위에서 찍~~소리가 들리더만 매 발톱에 뭐가 하나 들려 있었다고 하며...들쥐같았다고 한다.
나는 그말을 듣고 그만 도룡뇽대신에 살신성룡한 그 들쥐에게 감사하단 생각을 잠시 햇었다.
하늘을 선회하면서 먹이감을 노리고 있는 매 두마리...
연대베첼러 3피치 클럭스 구간을 힘들게 올라가는 도룡뇽 발견! (뭐 매의 입장에서 보면..그렇단 말이다) ㅎ
우리네 두 팔 벌린 것 만큼 커다란 날개를 퍼덕거리며 먹이감에 접근하면서 눈을 번뜩 거린다.
날개를 접고 급강하 하는 송골매... 이런 날개 접은 상태로 미사일처럼 빠르게 접근하면서 도룡뇽 머리로 보이는 헬맷을 수시로 타격했던 것이다!
정말 겁나는 매다.
매들이 물러가고 나서 안심을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상훈이... (에잇 다음에 선인봉 올때는 양궁이라도 차고 오던가...산탄총이나 전기충격기라도 하나 벨트에 차고 와야겠넹...겁나서 어디 등반 하겠나? ㅋㅋ)
연대베첼러 세번째 피치 구간을 두번째 등반자인 행선 선배가 매의 공포를 무릎쓰고 두리번 거리며 오르고 있다.
우리팀 역시 요델길 세번째 피치를 올라가고 있다. 두번째 등반자인 진형이...
진형이가 세번째 피치를 완료하고 후등자인 성훈이의 빌레이를 준비중이다.
요델과 연대길의 두 훈이가 열심히 그 세번째 구간을 오르고 있는 모습!
요델길 3피치 좌향 트레버스 구간을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있는 성훈이 모습... 약간의 밸런스 흐트짐이 있을 수 있는 구간이라서 선등시 집중력이 더 필요한 구간이다.
삼피치 종료점 넓은 테라스에서 .... 진형이와 성훈이의 미소가 5월의 신록처럼 싱그럽다!
그들의 미소 넘어로는 서울의 풍경이 아스라히 오버랩되고 있다.
구간 구간 선등을 서면서 능력을 보여준 후배들이 고맙고 기특하다. 그리고 서울 지역 암벽의 처녀 등반길이며 선인의 첫 신고식을 아무도 없는 고요한 선인봉 등반으로 만들어준 하늘이 고맙다. 아울러 그 깨끗하게 정리된 다소는 힘든 바위결을 온싸이트로 갈 수 있게 이끌어준 내 몸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제 두피치만 더 가면 선인봉 정상이다.
네번째 피치는 피톤을 넘어 우측으로 난 커다란 바위를 넘어서면 34미터의 슬랩 라인이다. 쌍볼트까지 가는 길에 자료상으로 보이는 볼트는 두개다. 슬랩은 성훈이도 차분하게 잘 한다. 그래서 성훈이에게 네번째 피치 슬랩 구간 선등을 맡긴다.
성훈이가 피톤에 첫 퀵드로를 걸고 올라서서 루트를 관찰 하고 있다. 볼트까지 거리가 멀어서 추락하면 위험한 구간이지만 난 성훈이의 차분함과 능력을 믿는다.
일단 선등자가 올라서고 나면 후등 빌레이어는 선등자가 눈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확보를 볼때 자일의 흐름에 신경을 집중해야만 한다. 진형이는 거의 눈을 감다시피 하면서 자일의 흐름을 느끼는 빌레이를 보고 있다.
자료상으로는 34미터 정도에 쌍볼트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자일이 50미터 이상 빠져 나간다. 밑에서는 상황을 알수 없지만 느린 속도지만 자일이 천천히 흐느끼듯 빠져 나가고 있어 약간 걱정이 된다. 드디어 성훈이의 완료 소리를 듣고 나니 마음이 푸근하다. 아마도 자료가 오래 되어서 구간 길이가 틀린 듯 싶다.
두번째 주자로 진형이를 올려 보내고... 옆팀은 이제 도용선배가 연대길 4피치를 올라가고 있다.
토요일 비소식이 있어 이 아름다운 선인봉에는 사람들이 우리팀 두 팀이 전부인 듯 싶다. 하늘이 사랑한 사람들이다. ㅎ
아무도 없는 이 한산한 선인봉의 한가로움에 행복해 하고 있던 그 때
좌측사면의 가파른 바위길로 평지를 서서 가듯 슬적 슬적 올라오는 도인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헉! 저분은 대체 어디서 홀연히 나타난 선인이시란 말인고?
그 분 말씀을 들어보니 등반을 한지 꼭 올해로 40년이 되셧다고 한다. 겉으로 뵙기에는 연세가 그다지 많아 보이시지 않는데...허거걱!
더욱이 우리가 올라가고 있는 이 요델 버트레스를 개척한 요델산악회의 원로분이시란다.
나는 머리를 조아리고 저는 미천한 촌 울산에서 이 거룩한 선인봉에 첫걸음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고 존함 석자를 물어 보니 그저 웃기만 할 뿐 대답을 안하신다.
그러면서 내 확보줄에 매달려 있는 덕이 신기한듯...그거참 좋으네...얼마줬어? 하길래... 도통 가격 개념이 바닥인 내가 한 45000원 준것 같다고 하니 고개를 갸웃 거리신다..ㅎㅎ
그런데 성훈이 뒤를 이어 올라간 진형이 자일이 서서히 빠져 나가는 것을 보더니만...한말씀 하시는데.. [왜 이렇게 자일이 안나가 여기는 뛰어 가는 곳인데...] 나는 선배님 말씀에 ... [처음으로 붙어 보는 바위라서 벌벌 떨리네요..ㅎㅎㅎ]
요델길 테라스에서 보이는 하단의 작은 암봉들이 도봉산을 수려하게 수놓고 있다. 그리고 그 암봉들은 또 저 아래 우리네 인간들의 조형물인 아파트를 그윽하게 굽어보고 있다.
천외천이란 말!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음을 우리는 늘 깨닫고 살아야 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까불락 거리는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 그래도 이렇게 하늘 가까운 벽상에서 그 천외천의 겸손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싶다.
난데없이 나타나 사람을 씨껍 먹게 한 그 매들의 공격으로부터 이제 좀 자유로워진 옆팀도 차분하게 나머지 피치를 끈어 나가고 있다.
우리가 네번째 피치를 마치고 힘겹게 확보한 쌍볼트 지점은 약간 왼편으로 치우쳐 있는 곳이라서 5피치까지 끝어야 하강이 가능해 보이는데... 옆팀은 이미 네번째 피치를 마치고 하강 준비중이다. 약간 우향해서 소나무까지 가면 하강링이 있을 듯 한데 밑에서 관찰해 보니 확실하게 보이지를 않는다. 그리고 그곳까지의 등반성도 그닥 매력이 있는 길이 아니라서 그냥 이곳 쌍볼트 지점에서 슬링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카라비나 한개를 헌납하고 하강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하강시작!
그 확보점으로부터 하강을 하면 60자 복자로 두번 하강하고 마지막 30미터 복자하강 한번이면 바닥부분까지 딱이다. 중간에 자일이 바위 틈새에 끼이는 곳이 있어 자일 처리를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두팀 모두 비슷하게 하강을 완료하고 나니 시간이 얼추 5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한코스를 더하면 우리는 박쥐길인데 시간상으로 1피치 정도나 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표범길쪽으로 올라가서 1조를 기달리고 있는데... 도용선배가 오늘은 그만 하자고 한다. 좀처럼 그런 소리 잘 안하는 사람이 오늘 왠일인고 싶기도 하고 한편 기쁘기도 하다. 참 내 살다 살다...ㅋㅋㅋ
내일 좀 일찍 붙어 세코스 하지 뭐...하는 생각으로 하산을 한다.
하산길 도봉산 산악 경찰구조대 건물위로 치 솟아 있는 거대한 선인봉의 자태!
물 두병 그리고 약간의 간식을 챙겨 갔지만 세명이 빡세게 바윗길을 올라가다 보니 뭘 먹을 생각보다는 어찌하면 안전하고 즐겁게 바위랑 놀까 생각에 물 한모금 간신히 입에 대고 조그만 과자 한개 입에 넣은 기억밖에 없다. 그나마 성훈이는 물 한모금 안먹고 그 길고 험난한 요델길을 걸었으니...ㅋㅋㅋ.
갑자기 배가 무지하게 고파온다. 행선선배가 준비해온 맛난 약식을 한덩어리 후딱 입안에 넣고 침을 질질 흘려가면서 먹고 나니 조금 낫다. 바로 저녁 식사 준비하고 행선선배가 집안을 거덜내고 챙겨온 갖가지 밑반찬에 돼지 수육탕으로 배가 빵빵해지도록 저녁을 먹었다. 주벽을 달리는 사인조는 금방 소주 대꼬리 한개를 날름 뱃속에 털어 넣고도 입맛을 짝짝 다시면서 또 한병을 딴다. 입맛을 싹싹 다시게 만드는 행선표 돼지 수육과 도룡뇽표 삶은 문어라는푸짐한 안주꺼리도 최고였지만... 그 보다는 이야기라는 안주가 풍성했던 까닭이다.
행선선배와 나는 각각 텐트 한개씩을 점령하고 먼저 포근한 침낭속으로 피곤한 몸을 눞힌다. 그제께 먼저 선인봉에 와 있던 윤선 후배가 밤에 들어 오기로 되어 있으나 나는 눞자마자 잠속으로 빠져 들어간 관계로 ....
다음날! 새벽같이 기상한 상훈이 성훈이가 준비해 놓은 아침밥은 꿀맛이다. 울산에서 공수해온 포장된 미역국거리와 북어국의 앙상블은 그 어떤 교향곡 보다도 더 감미로웠다. 덕분에 아침밥을 조금만 먹는 나도 두 공기나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장비를 착용한다. 어젯밤에 합류한 윤선후배는 2조에 포함되어 2인 1조 선등방식으로 네명이 함께 연대길를 가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오늘 오를 길 앞에 선다. 도용선배가 연대길 초입을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덕분에 연대길 초입에 들어서서 심호홉을 한번 가다듬고 출발 준비를 한다.
도용선배 말로는 연대베첼러 초입부분에서 보면 왼편에 볼트 하나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볼트길이 잘 보이는 서미트 길이 있고 왼편 또 다른 길이 있고 중간길로 가라고 하는데... 그 초입에서 살펴 보니 그 말이 딱 맞는다. 다만 왼편으로 날 길은 라인이 안보인다. 서미트 길은 크랙라인이 잘 발달된 곳으로 출발 되고 그 좌편길로 볼트 한개를 지나 볼트 따먹는 구간을 지나고 나니 잔잔한 크랙선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올라가면서 아무리 봐도 왼편으로 요델길 선등자가 보이지를 않는 것이다. 나중에 등반을 마치고 안 사실이지만 위에 그림을 자세히 보면 ... 아마 전날 등반한 도용선배팀이 간 크랙길은 연대베첼러길이 아니고 미상길이지 싶다. 그 길은 요델에서 보면 선등자가 보일 것 같다.
잔잔한 실크랙선을 따라서 첫피치 종료 쌍볼트 지점까지는 별 어려움없이 오를수 있었다. 날도 좋아 바위도 말라 있어서 잔잔한 크랙이지만 손끝에 걸리는 맛이 짭짤했다. 마지막 1피치 쌍볼트 올라서는 구간이 슬랩 구간으로 까리하다. 왼편에 파인 바위쪽에 왼손가락을 걸고 올라서야 하는데 그곳에 왼손을 잡기까지 밸런스가 무척 어렵다. 최대한 왼발 작은 돌기 스탠스에 발끝을 걸고 좌측으로 체중을 옮기면서 우측 손가락을 띠리한 슬랩 홀더에 모으는데 말이 터지면서 추락! 5미터 정도 떨어져 내린 것 같다. 슬랩에서 이정도 거리야 뭐..뒷걸음만 빠르게 치면 되니 열번도 한다는 각오로 다시 붙는다. ㅎ 왼손가락 걸린 홀더에 오른손가락 갖다 붙이기가 힘든다. 한번 추락을 먹고 나서 집중력을 배가 시켜 왼손가락 홀더에 오른손가락을 손끝에 간신히 걸고는 왼발 콩알 만한 돌기에 체중을 다 걸어 놓고 오른발 버린채 벽상을 문대면서 다음 왼손 파인 홀더 잡는데 성공! 아휴~~진땀난다 정말! 그런 짜릿짜릿한 맛에 등반을 하지만 그 순간은 정말 숨이 멈추어 진다. 숨 한번 잘 못 내 쉬면 바로 바위벽에서 추락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 숨을 잘 못 쉬면 힘이 호홉따라 빠져 나가 추락을 하기도 한다. 모든 힘은 지식(숨을 멈춤)상태에서 극대화가 되는 호흡법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힘겹게 첫피치 완료점에 확보를 하고 완료를 외친다! 마지막 클럭스 부분이 하도 까리해서 성훈이한테 첫피치는 그냥 네명으로 가는것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자신이 선등서고 가보겠다고 한다. 추락이 그닥 위험해 보이는 구간은 아니라서...성훈이를 믿고 자일 끝자까지 올리고 진형이 확보를 본다.
진형이 확보를 보는 동안 성훈이가 연대 1피치를 선등으로 올라서고 있다. 차분하게 한 클립 한크립하면서 잘 오고 있다.
두번째 피치는 크랙이 제법 발달된 곳이라서 진형이한테 선등을 맡긴다. 무리 없이 착착 올라서더니 금방 완료 소리가 들린다. 자일을 끌어 올리게 하고 한 5미터 정도를 남겨 두었다. 성훈이를 위한 하늘에서 내려줄 동아줄이 필요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잠시 대기 상태... 만일을 대비한 기다림이다.
내가 추락한 마지막 클럭스 부분에서 역시 성훈이가 주르륵 추락을 먹는다. 몸무게가 나보다 더 많이 나가니 추락 길이도 제법 길다. 7미터 정도는 밀리는 것 같다. 나는 나름대로 무브를 가르쳐 주지만... 그게 어디 들은 대로 되는가..두번..세번...네번.. 네번까지의 추락!
한번만 더 미끄러져 내리면...하늘에서 동아줄을 내려줄려고 생각을 하고는 다짐을 받았다. 마지막이다 ..성훈아...안되면 자일 내려줄께...앗제?
피치 등반의 선등자는 자신과의 싸움도 있지만 전체의 흐름에 자산을 포기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마지막이란 말은 사람에게 힘을 주나보다. 다섯번 시도 끝에 클럭스 존 통과에 성공! ㅎㅎ
장하다 성훈! 한마디를 남기고 나는 두번째 피치로 전진!
베첼러길 1피치를 오르고 있는 성훈이의 모습!
사전오기는 요하네스버그의 더반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선인봉에도 있네...ㅎ
카라야스키를 때려눕히고 소리를 지르던 홍모시기 선수처럼 한번 외쳐볼 만하다!
[엄마``! 나 베첼로 먹었어``]
위에 사진은 1피치를 완료한 성훈이가 윤선후배를 확보보는 사진이다.
진형이가 선등으로 올라선 베첼러 두번째 피치 크랙라인...참 이쁘다.
요델길은 행선선배 상훈이의 모습이 보인다. 2피치 종료점이다.
위에 사진은 베첼러 3번째 피치 종료점에서 본 하단부 풍경이다. 내 신발 아래로 저 밑의 등반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한발 한발 바윗길을 오르는 사람들의 아득한 모습이 참....
3피치는 크랙날이 손가락을 딱 딱 받아 주는 아름다운 선을 따라서 35 미터 정도 올라간다. 전날팀은 비에 약간 젖어 오르는데 까다롭다고 했는데 오늘은 그 맛이 짭짤한것이 그저 그만이다. 손가락에 걸리는대로 레이백으로 발을 밀면서 오르는 그 맛이란... 캠이 거의 다 들어갔다. 그래도 손날맛이 워낙 좋아 몸에 잔잔한 전율을 느끼며 오르다 보니 벌써 첫 쌍볼트 구간이다. 어제 도용선배 말로는 첫번째 쌍볼트 구간은 각이 너무 세서 확보 보기가 힘드니 나머지 슬랩 볼트 따기 구간까지 가서 확보를 끈으라고 했기 때문에 나머지 슬랩 15 미터 구간까지 바로 치고 올랐다. 어제 도용선배가 매와의 혈전을 벌였던 구간을 지나면서 웃음이 나왔다. 쌍볼트 하단에 마이크로 캠을 하나 꼽고 하늘을 보았다. 매는 커녕 매처럼 생긴 구름 한점 없다. ㅎㅎㅎ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1피치에서 카라야스키야처럼 생긴 클럭스를 지나치면서 추락을 네번이나 먹었던 성훈이 발목이 아픈가보다. 2피치 까지는 고통을 참고 올랐으나 발재밍 구간을 지나는 동안에 발이 아픈지 3번째 피치부터는 선등이 힘들다고 한다. 할수 없이 피치점을 세번째 피치 각이 제법 센 첫 쌍볼트 지점에서 성훈이와 윤선씨를 확보 보게 하였다. 자일이 두동이므로 어쩔 수 없었다. 세번째 피치 첫 쌍볼트에서 진형이가 성훈이 확보를 보고 있는 중... 우측에는 요델길 2피치 지점에 행선/상훈/도용 세 사람이 모여 있다가 행선선배가 세번째 피치를 시작하는 모습이 보인다.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 까지 했던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하단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승권 등산학교팀들의 교육생들도 왔고 여기 저기 팀에서 많이들 왔단다. 비너스님을 동반한 미소님 팀...ㅋㅋ(참 말하자면 너무 길고 재미난 이야기지만 천기누설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생략!)
세번째 피치를 향하고 있는 두 팀으 모습이 보인다. 좌측의 헬맷이 성훈이 모습이다. 그리고 우측에는 행선 선배가 요델길 3피치 구간 첫 쌍볼트를 지나 좌측으로 트래버스 하는 구간을 조심스레 지나고 있다.
베첼러 팀은 세번째 피치 첫 쌍볼트 구간까지 윤선후배 등반. 요델팀은 세번째 피치점에서 행선선배가 상훈이 확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요델팀의 도룡뇽 거사께서는 오후에 하늘길을 선등서기 위한 체력 보존을 하고 있다. 덕분에 행선선배가 요델길 전 피치를 선등서는 비운(?)을 겪었다는 소문이...ㅋㅋㅋ
베첼러 세번째 피치 마지막 슬랩구간을 오르고 있는 성훈이와 확보를 보고 있는 진형이! 그 모습들이 참 믿음직스럽다.
[아이고 발 아프네...발만 안아프면 한방에 뜯고 올라갈 내 사랑 볼트 따먹기인데..ㅠㅠ] 성훈이 표정이 재미있다. ㅎ
베첼러 3피치 마지막 볼트따기 구간을 멋진 밸런스로 착 착 올라오는 윤선후배의 야물딱진 모습! 내가 선등서면서 문고리 볼트에는 퀵드로를 걸지 않아서 제법 힘이 들어갈 것인데도 가비얍게 볼트따기를 하고 있는 모습... 그야말로 실력이 일취월장이요 일신우일신이다.
베첼러길 3피치 종료점에서 한컷! 그리고 밑에는 요델길 3피치에서 또 다른 한백팀이 모여서 쉬고 있다!
베첼러길 4피치 구간은 27미터 크랙라인이다. 진형이가 침을 질질 흘리는 것 같아 물어본다!
[5.9크랙길인데 선등서 볼래 진형아? 긴 거리도 아니고...] [네 선배님! 제가 서겠습니다. 도오전~~!]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서 나도 모른다. 그러나 함께 한 시간들이 있기에 믿음이 있는 것이다. 장비를 챙겨 채워주고는 한마디 한다. [진형 화이팅~~!!!]
진형이는 선인봉을 달리고 저 산아래 사람들은 도로를 달린다. 결국 한가지다. 수평의 도로를 달리듯 우리는 수직의 바윗길을 달린다!
수평과 수직.... 좌표의 점이 다를 뿐 우리가 가고 있는 길임에는 똑 같다.
어? 이상하네 정말... 이쯤에서는 쌍볼트가 보여야 하는데 왜 안보일꼬? 내가 도데체 몇 미터를 확보도 없이 올라오고 있는거야? 어제 처럼 매라도 공격하면 정말 큰일인데...미치겠네 정말....
이 지점은 요델길 4피치로 볼트 간격이 거의 10미터 이상이고 밑에서는 확보자가 선등자를 볼수도 없다. 아무리 쉬운 슬랩 길이라도 10미터 이상씩 확보 없이 가는 길은 참 서럽고 외롭고 떨린다. 어제의 성훈이가 그랬듯이 오늘은 행선선배가 그럴 것이다. 그러나 한치의 흩어짐도 없이 차분하게 한 발 한발 전진을 하고 있다. 역시 베테랑답다!
그런데.... 내가 베첼로 3피치 종료점에서 여유자작하고 있을 때 매 두마리가 또 나나타서 예의 그 큰 날개를 퍼덕거리며 내가 다가오는가 싶더니 밑으로 하강하면서 행선선배쪽으로 날아간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아마 4피치 중간 슬랩 구간에서 또 한차례 헬맷에 매의 밥톱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미련한 매가 매끌거리는 헬맷에만 발톱을 걸었기에 천만 다행이지 뒤에 걸린 퀵드로 셑이나 장갑이나 초크통을 발톱에 걸었다면 ... 확보도 없는 그 슬랩에서.... 아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여튼 무사해서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우리팀은 이제 마지막 주자인 나를 남기고 윤선씨까지 4피치까지 완료 직전이고... 요델팀을 행선 선배는 마직막 피치 쌍볼트가 좌측에 있지만 잘 보이지를 않는지 우리팀 쪽으로 전진해서 같이 확보를 하게 되었다!
베첼러 5피치는 평이한 슬랩라인을 지나 상단부에 진입하면 볼트따기 구간이다. 베첼러를 하면서 볼트따기 요령을 터득한 진형이에게 선등을 맡긴다. 차분하게 잘 올라간다. 볼트 따기 구간은 좌측에 새로 깐 볼트라인과 우측에 문고리 볼트 라인 두 길이 있었다. 아래 사진 상에 보이는 크랙으로 진입되는 우측 라인이 문고리 볼트 구간이과 좌측에 달표면처럼 패인 부분이 보이는 곳에 또 다른 볼트가 좀 거리를 두고 박혀 있다. 그 길은 아마 볼트 따기보다는 자유 등반이 가능해 보인다.
진형이가 볼트 따기 구간으로 진입하는 곳에서 잠시 멈칫 거리자
확보를 보던 성훈이와 행선선배가 긴장반 걱정반인 표정으로 잘 해 내기를 비는 모습이 그 표정에 나타나 있다. 이런 표정들이 우리네 등반자들의 자일의 정이고 힘이 아닐까?
차분하게 선등을 서며 올라가는 진형이 그리고 마지막 요델길 주자 도용선배를 확보보는 상훈이 모습! 행선 선배가 많이 피곤해 보인다. 이틀 연속 긴장속에 온싸이트로 선인봉 두 길을 선등 서다가 보면 힘들지 않을 수 없다.
베첼러 길팀은 5피치를 성훈 윤선 다 오르고... 요델팀은 마지막 도용선배가 저 멀리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원래 계획은 5피치를 넘어 선인봉 꼭대기를 넘어서 하강하는 맛을 보려고 했으나 시간 관계상 ( 또 한코스를 더 해야 하기 때문에..ㅎ) 4피치 종료점에서 바로 하강하기로 결정!
밑에는 사람들이 복잡하게 등반을 하고 있음으로 조심스럽게 하강자를 내리고 하강 시작!
하강하는 도중에 여기 저기서 난리가 났다.
난데 없이 희안하게 생긴 팔자 하강기가 탱탱 소리를 내며 네 번을 바위에 부딪히면서 밑에 사람들을 피신하게 만들고.. 뭔가 번쩍 거리는 것이 달린 카메라도 하늘을 붕붕 날아 다니고...ㅋㅋ 내 등반을 하면서 커다란 바위돌이 통째로 빠져 낙석되는 끔직한 모습은 몇 번 보았지만.. 팔자 하강기가 가파른 깽깽이 소리를 내면서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처음 접하고 나니 정신이 아득하다!
하강을 마친 시간이 대략 세시쯤 되었을까? 바로 표범길과 하늘길을 붙어야 하는데 신발을 찾으러 간 성훈이가 함흥차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신발 한짝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려 그거 찾느라고 한시간은 여유롭게 정승권 선생 ...교육생들 교육하는것 관람하는 혜택을 누리고...ㅎ
오후에는 표범길팀과 하늘길 팀으로 나뉘어서 등반을 했다. 다리가 안 좋은 성훈이는 쉬기로 했다. 표범길은 나와 진형이 하늘길은 도용선배/행선선배/상훈이....
서울 분들이 표범길을 하려다가 우리가 울산 한백 산악회라고 하니까 ... 밀양에 한백암을 등반한 적이 있는데 한백 분들이라서 양보하신다면서 길을 내 주시어 정말 감사했다.
표범길 첫 피치는 시작 부분과 끝나는 부분이 5.10a 그리고 5.10c로 까다롭다. 루트 파인딩을 대충 마치고 하단 언더 크랙부에 b/d 마이크로 캠 0#번을 박아 넣고 왼발 벌리면서 찍고 우측 구멍파인 부분 잡고 바짝 올라서서 양호한 크랙 부분으로 진입하는데 성공!
상단부 동판까지는 크랙선이 약간 힘은 들어가지만 할만 했다. 캠을 1#,2#,0.75#, 0.5*,0.4# 꼽고 피치 종료! 양보해준 서울 분들과 후배들이 보고 있어 팔에 약간씩 긴장감이 오긴 하지만 크랙 끝까지 텐션없이 올라간다!
그런데 동판에서 좌향하는 지점에 쌍볼트가 있는데 그곳으로 진입하는 슬랩이 까리하다! 몇번 손끝을 걸어보니 연습이 필요해 보이는 구간! 미련 없이 윤선 후배가 밑에서 충고해준대로 슬링 걸고 날다시피 하여 좌측 크랙날 잡고 확보!ㅎ
언제 조용한 날 오면 고 까리 까리한 슬랩구간을 넘어가봐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진형이 확보를 본다!
둘이서 가는 길이라서 사진이 없다. 위에 사진은 등반을 다 마치고 마지막 확보점에서 찍은 인증샷이다. 표범길 4피치 종료점!
두번째 피치는 크랙날이 매우 착해서 기분 좋게 닭다리 뜯듯이 허겁지겁 뜯으면서 완료!
첫피치를 올라서 진형이 확보를 보는데 표범길로 다른팀이 붙는데.. 선등자가 올라오는 폼새를 보니 선인봉 선인중 한분인 것 같다. 차분하게 크랙날을 잡고 여유롭게 치고 올라온다.
1피치 종료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인천분이란다. 아고 반가워라. 지금은 부평에 사신 다는 그 분 말이 바위가 너무 좋아 서울로 거쳐를 옮겨 몇년을 살았다 하니 아마도 선인봉 선인중 한분이 맞나보다.
그리고 그 사람이 표범길 동판 좌향 트래버스 구간을 넘어가는 모습을 눈에 담아 두었다. 상단부까지 올라 좌측발로 스탠스를 잡은후 오른발 밀면서 버팅기고 두 손가락을 맨드레한 바윗결에 걸고 우야든동 잠시 버틴후 오른발로 밀면서 런치로 왼손 크랙날에 손을 걸면서 왼발에 체중 이동을 퍼뜩 하면서 자세를 잡는 그 모습! 가히 선인봉 선인다운 자세다. ㅋㅋ.
두번째 피치를 지나면 슬랩구간인 세번째 피치구간 25미터 정도가 나온다. 진형이 선등을 서면서 가는데 라인이 불 분명해 보인다. 쌍볼트로 넘어서는 구간이 애매해 보이는데 볼트 세개 걸고 나서 우측으로 보이는 슬링 달린 문고리 볼트를 넘어서기 전에 좌측으로 진행을 해야 표범길 3치 종료 쌍볼트가 보인다. 우리가 길을 잘 몰라 약간 망설이면서 오르락 내리락 할 때 어제 요델길에서 만난 선인봉에서 40년을 면벽 하셨단 그 선인께서 또 홀연히 나타나시어 우리에게 길을 인도 하여 주신다!
고맙기도 하셔라! 우리는 자일이 한동 밖에 없으므로 그 선인께 자일 한동으로 표범길을 안전하게 하강하는 비법을 전수 받은 후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함을 전한다!
진형이가 선등을 서면서 올라가는데 밑에 오시던 인천 고수 분께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역시 인천 사람들은 매너가 좀 된다능...ㅋㅋㅋ 하긴 일년 조금 지난 사람이 표범길을 선등서면서 올라가는 것은 엄지 손가락질 받을만 하다! ㅎ
네번째 피치구간은 슬랩과 크랙의 혼형 구간이다. 길이는 20미터 정도로 슬랩 구간 6미터 정도 크랙 구간 15미터 정도... 크랙이 왼쪽 사면이 넓어 양발을 우측 사면에 밀고 왼등을 대고 레이백 자세로 가면 자세가 힘안들고 편안한 길인데... 진형이가 올라가는 동작을 확보자는 볼 수 없으므로 알길이 없다. 그런길을 발 재밍하고 올라가면 힘든 길인데.. 여튼 내가 올라가는 동작을 진형이가 확보를 보면서 보았으니 다음에는 좀더 편안하게 할수 있겠지....
네번째 피치점에서 등반을 완료하고 아까 그 선인께서 알려준 비법대로 박쥐길로 하강중...
우리가 표범길을 올라갈 때 하강하던 팀들이 우리가 등반하는 길로 하강자일을 내리는데 엉망으로 내리면서 자일 끝자락이 우리 등반자일 밑으로 흘러 내려가는 바람에 하강하던 사람이 뱅글 뱅글 돌면서 자일을 풀어 내느라고 고생고생하는 모습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혀 하강을 하고 등반을 할 때는 자일 처리를 매우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있고 특히 자일을 내릴 때 크랙틈에 끼일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서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한 하루였다.
나는 베첼러 길을 하강할 때 자일을 밑으로 내리지 않고 끝자 두 가닥을 비나에 걸고 위에서 줄을 풀어 주면서 외자로 서서히 하강을 하면서 자일 처리를 하고 내려오는 방법을 써 보았는데 아주 편안하고 안전했다. 자일이 서로 얽히고 설긴 상황에서 매우 유익한 하강법이라고 나름대로는 생각을 한다.
등반의 위험은 늘 하강에서 가장 빈번한 법이고 하강시 초기 하강자는 가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뒷 사람들이 편안하게 하강을 할 수 있도록 자일 처리를 (엉킴이나 꼬임 혹은 끼임등 문제 해결..) 할 수 있고 하강 지점 확보나 자일의 모자람등의 판단 유무 등 위험을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늘 먼저 하강을 할 때 그리 그리 하강으로 외자 하강을 하면서 자일 처리를 하고 하강 안전성을 확보한다. 그리그리는 사람들이 하강기로 사용하기를 다소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익숙하게 사용 하는 방법만 터득하면 하강시 발생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해소하는데 매우 유익한 외줄 하강 기법이기도 하다. 일반 하강기로 푸르직 매듭을 하거나 하강 백업장비인 션트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안전하겟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등반할 때 그런 조치를 취하는 선등자나 하강 선행자를 나는 잘 보지 못하였다. 일반 피그 노우즈나 팔자 하강기는 사실 하강 선행자가 운신을 자유롭게 하기에는 매우 위험성이 있는 장비라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자신의 손에 익은 장비라도 안전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을 완전하게 장담해주지는 못한다.
하강 사고의 대부분은 하강자일의 뒷 부분을 잡는 멈춤손의 개방에서 비롯된다. 예기치 못한 멈춤손의 이탈은 곡 죽음이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한줄은 그리그리로 하강기에 걸고 있고 다른 한자는 끝자를 내 벨트 비너에 걸고 위에서 서서히 풀어주면서 하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에 보이는 거대한 피톤이 박쥐길 두번째 확보점으로 보이는 곳이다. 저런 피톤을 박으면서 박쥐길을 개척하신 분들의 노력과 땀이 느껴진다. 적어도 몇 십년은 되어 보인다.
위에 사진은 붉은 옷을 입은 싸나이는 바로 박성훈 후배다. 우리가 등반하는 내내 하늘길과 표범길을 오가며 안전등반을 염려했을 그... 함께 등반을 못한 아쉬움에 마음 아파 했을 그를 멀리서 바라다 보니 안타까운 맘 금할 길이 없다.
30자 복자로 한번 더 하강을 하면 바로 바닥까지 자일이 떨어지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하강확보물이 하나 더 있다.
우리가 표범길 등반을 완료하고 하늘길로 간 팀을 보러 갔는데 아직 3피치 등반 중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너무 많은 선행팀들이 있어서 등반한 시간이 늦었다 한다. 이제 아무도 없는 하늘길로 올라가고 있는 한백의 3인을 바라보고 있는데... 행선 선배가 너무 배가 고프다며 퍼뜩 내려가 밥 해 놓으라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깜딱 놀라 밥하러 하산! ㅋㅋ
하강길에 만난 산악구조대 백구! 누군가가 참 이쁘게도 눈썹을 그려 넣었다. ㅎ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저녁 만찬! 어제 보다도 더 풍성하고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입안 가득 북적 거린다!ㅎ 매 이야기/미소님 이야기/등반이야기 /보험이야기/그리고 개인신상에 대한 비밀스런 이야기... 특히 은근슬적 도용선배가 결혼에 성공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개하자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등장하는 진형군과 상훈이의 사랑이야기가 밤하늘의 별들처럼 소근거리는 밤이었다.
다음날 오늘은 마지막 등반일정으로 오전동안 하늘길이나 표범길 박쥐길을 가기로 했는데.. 일기예보상으로는 비내릴 확율이 70%다. 장비 차고 준비를 하는데 작은 빗방울이 머리카락에 살포시 내려 앉는 기분이 느껴진다. 멀리 보이는 선인봉은 흐려있다.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한장 찍고는 선인봉 발밑에 도착해서 자일을 막 풀고 장비를 착용하는 순간!
하늘이 검게 변하며 후드득 소나기가 퍼 붓는다! 순식간에 표범길과 박쥐길 크랙에서는 물이 뚝뚝 흘러 내린다.
하늘이 오늘은 우리의 발길을 돌려 세운다.
☜☞ 당신의 뜻이라면~~따르겠어요...♪♬♪
성훈아 아쉽제? 개안습니더 형님! 오늘은 성훈이가 박쥐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선등서며 맛나게 뜯을 결심이었는데... 나도 안타깝다.
아쉬움을 달래며 내려오는 길가에는 미안한 듯 손내미는 철쭉이 그 잎새에 눈물을 담고 안녕을 고한다!
도봉산 공용 주차장 앞에 세워져 있는 시비...
천축사 가는길...
마지막 귀절이 가슴속에 선인봉이 박힌 듯 쿵 내려 앉는다!
---- 티끌 같은 몸뚱이에 자리잡은
바위만한 욕심덩이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뒤돌아보는 시간
천축사 가는 길은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다 ---
내려오는 차안에서 무슨 이야기 도중 흘러 나온 연경대 .... 우리는 비가 내리는 섭섭함과 내려오는 도중 만난 청명한 햇살의 질투에 눈멀어
지루한 초입찾기를 마다않고 연경동 도약대 앞에 선다.
대구는 참! 암벽 등반의 메카로서 손색이 없다.
야간에도 등반을 할 수 있도록 저런 배려를 다 해 주는 도시라니...부럽도다! ㅎ
하단에 자리 잡은 등용문(5.10b)을 올라가면서 도용선배 말하기를... 오늘 등용문 못 올라가는 사람은 짜장면 먹지말기...ㅋㅋ 아마 상훈이가 배는 고픈데 가장 비탄 스러웠을 것 같다는 느낌... 이틀 동안의 빡센 등반 때문에 기를 다 빼았겼는지 두 선배가 텐급에서 절절 맨다. [어라? 이거 내가 옛날에 어찌 올라갔는고? 미리내 첫 클럭스에서 무브를 해결 못한 행선선배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차례대로 미리내(5.10c)/등용문(5.10b)/축제(5.11a)/날개(5.11c)를 돌아가면서 붙어 보고 그 쏠쏠한 재미를 맛본다.
그리고 바위에 새겨진 북경반점에 전화를 걸어 짜장면을 시켜 먹는다!
그 짜장면 맛이 고마 우리네 2박 3일 등반의 절정이다! 너무 맛나서 숨이 깔딱 넘어간다.ㅎ
일정을 다 마치고 귀울하니 8시 정도... 암장에서 선인봉팀을 기다리던 아버지 같은 회장님과 센터장님을 모시고... 저녁 뒷풀이를 한다. 지글 지글 고기가 익어가는데 고기보다 더 지글 거리며 익어가는 우리네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특히 도룡뇽과 매의 눈알맹이 맞짱뜨기....ㅋㅋㅋ 그리고 서울 분들 등반 스타일과 촌놈인 우리들의 무식하고 용감한 등반 스타일 이야기...등등등!
그렇게 2박 3일간의 짧고도 긴 여정의 선인봉 등반은 내게 다만 행복만을 주었다. %^% 급변하는 일기예보에 수시로 변동하는 인원 상황에 대처하느라고 노심초사하며 고생한 도용선배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아울러 무탈하고 기쁘게 등반을 같이한 행선선배 그리고 윤선 진형 상훈 성훈 후배님들에게도 모두 감사함을 전합니다.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저희를 기다려 주시고 무사등반을 빌어주신 산악회 선후배님들 ...정말 고마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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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1 1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