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일상적인 일을 통해 세상 번뇌와 사랑의 슬픔을 다스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는 체험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의 제목이자 핵심 소재인 '자수'는 시인에게 있어 실제적인 수 놓기라기보다는 고뇌를 견디는 방법이요, 극기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이 시는 의미상 세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단락은 1연으로 화자가 수를 놓는 일이 어떤 실용적 목적이 아니라, 마음 속의 고뇌와 슬픔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두 번째 단락은 2~3연으로 오랜 번민을 가라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심경에 다다르는 수 놓기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가지 색실을 따라 화자가 수를 놓다 보면, 어느덧 처음 보는 수풀이나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에 이른다. 그러므로 그곳은 내면적 상상의 세계로 화자가 수를 놓으면서 되찾게 된 마음의 평화를 의미한다. 세 번째 단락은 4~6연으로 수를 놓고 있으면 사랑의 슬픔도 이겨 내고 번뇌로부터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화자는 수를 놓는 행위를 통해 아픔을 극복하고 극락 정토라는 절대적 구원까지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현대시 목록, 인터넷))
* 이 시는 자수를 놓는 일상적 행위를 통해 번뇌를 떨치고 평온한 마음상태에 도달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노래한 작품이다. '어지러운 날', '가슴 속 아우성', '세사 번뇌'는 화자가 벗어나고자 하는 번뇌와 고통의 상황으로, 그 원인은 '사랑의 슬픔'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자는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를 놓는다. 화자는 수놓기를 통해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과 같은 '극락 정토'에 이르러 내적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이 시에서 고뇌를 극복하고 마침내는 절대적 구원의 경지에 이르는 화자의 심리변화의 과정은 내용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점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1연에서 마음의 고뇌를 가라앉히기 위해 수 놓기를 하던 화자는 2, 3연에서 마음의 평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태는 4-6연에서 심화되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자수를 놓고 있으면 사랑의 슬픔이나 번뇌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와 소망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한권에 잡히는 현대시)
<허영자(許英子) : 1938 - >
* 1938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했으며, 경기여고와 숙명여대 문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과에서 <노천명 연구>로 문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졸업하였다. 성신여대 인문대 국문과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 1962년 [현대문학]에 〈도정연가〉,〈사모곡〉 등이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 주요 작품으로 〈가을 어느 날〉,〈꽃〉,〈자수〉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 [가슴엔 듯 눈엔 듯],[어여쁨이야 어찌 꽃뿐이랴], [그 어둠과 빛의 사랑] 등이 있으며, 수필집으로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면]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월탄문학상을 수상했다.
* 허영자 시인은 경기여고를 나와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로 진학을 하여 김남조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경기여고시절에는 국어교사로 노문천 시인을 만나 시인의 재능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2년 박목월 시인에게 작품을 보이는 기회를 갖게 되고 박목월은 허영자의 시 작품 ‘도정연가’, ‘사모곡’ 등을 월간 ‘현대문학’에 추천해 주었다. 추천받은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1963년이던가 그 이듬해던가 필자가 서울 마포 공덕동에 있는 미당 서정주 시인댁을 방문했는데 서정주 시인이 최근 추천된 시인들에 대해 평을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요즘 추천된 시인으로 여류 허영자가 단연 앞서고 있어. 내가 추천한 추영수 시인도 좋지만 허영자가 더 탄력이 있단 말이야. 허영자는 박목월이 추천한 사람이지만 그게 어떤가. 시가 좋으면 좋은 거야.”하는 것이었다. (강희근/교수, 경남일보 '慶南文壇, 그 뒤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