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집안 식구 부양하는 수호씨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 제발 깨어나길…
올해 서른 살인 김수호(가명)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전 선박회사에 어렵게 취업을 했습니다. 수습과정을 마치고 첫 직장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 서서히 자립하여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특히 팔십이 넘은 할머니와 치매 진단을 받은 시각장애1급의 아버지를 부양해야하는 처지여서 그 기쁨은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공부를 시키기 위해 파출부와 행상 등 가리지 않고 일을 하신 어머니의 눈물을 이제는 씻겨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시각장애 아버지 치매까지
어머니 간병위해 직장 관둬
그런데 수호씨가 어려운 가정을 되살려보겠다며 큰 꿈을 키워가던 한 달여 전, 한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셨습니다.
어머니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에 있다가 곧바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큰 고비는 넘겼지만 현재 어머니는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으며 반혼수 상태입니다. 수호씨는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어서 일어나시라고 애원해보지만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쓰러진 이후 노환의 할머니는 더 기력을 잃은 탓인지 말을 버린 사람처럼 침묵만 하고 있습니다. 앞을 못 보는 아버지는 최근 기억이 거의 없어 어머니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도 잘 모릅니다.
결국 수호씨는 어머니를 수발할 사람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소중한 직장마저 사직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어머니 병간호에 직접 매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조금 넘는 동안 병원에서의 의료비는 벌써 1천500만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직장마저 사직한 수호씨에게 모아둔 돈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기억이 없는 아버지는 최근 어머니가 어디에 갔느냐고 자꾸만 묻습니다. "머리가 조금 아파 병원에 가셨는데, 곧 오실 것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목이 메고, 붉어지는 눈시울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수호씨는 어머니가 단 한번이라도 아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빌고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기적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언젠가는 수호씨 가족에게도 손을 내밀 것이라는 희망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허성규·부산 서구 아미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240-6543.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16일자 허진화 할머니 이야기 50명의 후원자 179만4천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 5월 2일자 민지 가족 이야기
민지 가족의 사연이 소개된 이후 322만원의 성금 외에도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돌봐주겠다는 분, 기저귀·분유 등을 매월 지원하겠다는 분, 민지가 어른이 될 때까지 매월 결연금을 지원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민지 가족에게는 시민들의 후원으로 모인 322만원의 성금과 구청 지원금 100만원 그리고 금정구 구서2동 주민자치위원과 통장연합회 등에서 지원한 60만원이 모두 전달됐습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모인 성금은 돌아가신 민지 아빠의 병원비와 장례비로 500만원 정도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생계비 지원을 받게 되었고, 여러 가지 예방접종이나 검사비도 의료혜택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던 민지 엄마는 이웃들의 도움에 눈물을 글썽이며, 앞으로 민지의 장래를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