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회사로 출근했다.
구정을 보내고서 오랜만의 출근은 조금의 긴장을 갖게 한다.
현장의 일이란 몸으로 하는 것이기에 그런것 같다.
조금은 긴장함으로 한걸음씩 현장안으로 들어갔다.
현장안에 들어가면 거의 일 관계로 대화만 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세상의 시끄러운 우한폐렴 이야기는 별로 없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시간에 접어드는데 문자 한통,
근무시간에 모든 근로자는 마스크를 하라고 한다.
오후시간도, 연장시간도 빨리 지나간다.
바쁘게 일을 하다보니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다.
20여분 빨리 일이 끝났다.
난 퇴근을 하면서 회집으로 전화를 한다.
딸 신희가 내일 생일인데, 선물로 회를 사갖고 오란다.
그리고 양념치킨..제일 좋아하는 것이다.
난 전화로 미리 주문해두고서 회센터로 갔다.
사장님은 미리 준비해 두셨다. 난 매운탕꺼리를 부탁한다.
사장님은 바쁜 시간에도 안면이 있다해서 정성껏 담아 주신다.
가지고 나오면서 닭집에 가서 양념치킨을 사고 또 과일가게에 가서 딸기도 산다.
딸기는 아내가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딸기도 가족을 위해 항상 포기한다.
아내는 지금까지 어쩌면 포기하는 삶을 살았다.
나와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먹고싶고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 또 포기..
지난 달 아내의 생일에 난 꽂을 사다 주었다.
아내는 꽂을 좋아하지만 반기지 않는다. 그냥 시들어 버리는 것, 왜 비싸게 사오냐는 것이다.
젊었을 때 난 그 말을 듣고서 정말 꽂을 한번도 사갖고 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러겠지 싶었는데 받고서 좋아한다.
물었다. 왜 이번에는 잔소리를 하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이젠 좋아하는 것을 받을 거다고 한다.
조금의 여유가 생긴 탓일까..
아이들을 다 키우고서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이제라도 가끔씩 아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주려고 한다.
그동안 포기했던 것들을 이젠 한번씩이라도 해주려 한다.
우린 결혼식때 서로 주고받았던 금반지나 목걸이 등을 교회에 기부했다.
집에 있으면 도둑들어 잊어버릴까 걱정하지 말고 차라리 불우이웃돕기를 하자고 해서 전부 드렸었다.
그리곤 작은 14k나 18k 한두번 사준적은 있었지만
선물다운 금반지 금목걸이 한번도 사준적이 없었다.
아내는, 내 마음을 알기도 했거니와 그렇게 좋아하는 표현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는 아들에게, 아빠 엄마 결혼기념일에 순금반지 하나를 해달라고 한다.
난 깜짝 놀랬다. 아내가 그런 말도 할 줄 아는 것이다.
난 아들에게, 아빠가 해줄테니 참아라고 했다. 내가 해주고 싶어서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물질들 중에서 나와 가족을 위해 사용할 조금의 돈을 준비해 두었다.
난 그것으로 아내에게 해주려 한다.
오늘은 휴가후 첫날 일을 해서 그런지 조금 피곤하다.
그렇지만 난 이젠 내 몸을 좀더 경계하고 인내하여서 책상 앞에 앉으려 한다.
세월이, 시간이 너무 귀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