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이런 「온돌방」에서 자랐습니다.
방에서 방 한쪽에 무가 마르고 호박씨가 널려 있고 메주 뜨는 냄새가
나던 콩나물처럼 쑥쑥 자랐고 향기로운 술처럼 익어갔습니다.
문고리 쩍쩍 얼어붙던 겨울날에도 여물게 자랐습니다.
지금의 아이들도 이런 온돌방에서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가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장마처럼 젖은 생을 만나도 /
아침 나팔꽃처럼 금세 활짝 피어나곤” 했으면 좋겠습니다.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낭송 성우 김상현
시 「온돌방」: 조향미
1961년 경남 거창 출생. 부산대 국어교육과 졸업.
1984년 무크지『전망』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현재 부산 문현여고에 재직 중이다.
시집『길보다 멀리 기다림은 뻗어 있네』
『새의 마음』『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