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別
예로부터 가까운 家族과 死別하는 아픔은 매우 힘들어
특별히 이름을 붙여 그 아픔을 表現했다
남편, 아내, 兄弟姉妹, 자식이 떠나면 그 아픔이
다 다르게 느껴져 제각각 이름을 붙인 것이다
붕성지통(崩城之痛, 고분지통(叩盆之痛) 할반지통(割半之痛)
상명지통(喪明之痛)이라 부르며 아픔을 구분했다
1>붕성지통(崩城之痛,)
崩城之痛은 남편이 죽으면 城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는다고 해서 붙인 말이다.
秦始皇 때 아내가 부역나간 남편을 찾아갔는데
이미 죽어서 크게 痛哭하니
城이 무너지고 남편의 屍身이 나타났다는
故事에서 나온 말이다
얼마나 슬펐으면 그토록 크게 울어
城이 무너지기까지 했을까 싶기도 하다.
2>고분지통(叩盆之痛)
叩盆之痛은 부인이 죽으면 겪는 아픔이다
동이를 두드리는 苦痛이라는 뜻인데
다소 엉뚱하기도 하다.
莊子가 부인이 죽자 슬퍼하지 않고
동이를 두드리며 葬禮를 치렀다고 하여
나온 말이다.
실제로 喪妻를 하면 매우 슬프고 힘든데
叩盆之痛으로 表現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音容一隔杳難追 음용일격묘난추
그 모습 한번 멀어지니 추억조차 아득하고
卅載光陰片夢疑 삽재광음편몽의
삼십 년 세월이 한 조각 꿈과 같구려
此日傷心無限事 차일상심무한사
오늘 아픈 마음은 끝이 없으니
何由報與九泉知 하유보여구천지
어찌해야 九泉의 당신이 알게 하리오
조선시대 文人 姜世晃(1713-1791)이 아내를 잃고
지은 詩 '도망팔절(悼亡八絶)'의 첫 수이다.
아내가 떠나고 나니 같이 지낸 追憶도 아득해지고
잠깐 꿈을 꾼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혼자 남게 되니 슬픔과 허전함으로
人生無常을 切感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그런 마음을 의 아내에게 전하고 싶지만
알릴 길조차 없으니 더욱 애닯은 것이다.
3>할반지통(割半之痛)
割半之痛은 兄弟가 죽으면 자기 몸의 반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는다고 하여 붙인 말이다
퇴계 이황이 어려서 兄이 피흘리며 다친 모습을 보면서
자기 몸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느꼈다는 逸話에서 나왔다
실제로 兄弟姉妹의 죽음을 겪어보면
마치 자기가 당하는 것과 같은 아픔을 느낄 수 있다.
我兄顔髮曾誰似 아형안발증수사
우리 형의 얼굴은 누구를 닮았던가요
每憶先君看我兄 매억선군간아
형아버지가 그리울 땐 형을 보곤 했지요
今日思兄何處見 금일사형하처견
오늘 형이 생각나서 어디서 볼까 하다
自將巾袂映溪上
자장건몌영계상
내 옷차림 바로하여 시냇물에 비춰봅니다
燕巖 朴趾源이 兄을 잃고 쓴 詩
연암억선형(燕巖憶先兄 燕巖에서 돌아가신 兄을
그리워하며)인데, 그 슬픔을 잔잔하게 느낄 수 있다.
아버지와 兄이 같고, 또 兄과 자신이 같다는 비유를
통해 兄弟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가를 切感하게 만든다
바로 兄은 자기의 分身과도 같아 그 죽음은
자신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4>상명지통(喪明之痛)
喪明之痛은 자식이 죽으면 너무 슬퍼서 많이 울어
눈이 멀기까지 한다고 붙인 말이다
孔子의 弟子 자하(子夏)가 자식을 잃고 많이 울어
失明했다는 故事에서 나왔다
정말 자식이 먼저 죽으면 잊히지 않고 너무 힘들어
눈물이 절로 쏟아진다고 한다
눈까지 멀 수도 있고, 世上에 이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아픔은 없는 것이다.
哭盡復垂淚 곡진복수루
통곡을 다해도 또 눈물이 흐르고
淚收還嗚咽 루수환오열
눈물을 거둬도 또 울음이 터지네
嗚咽復何言 오열부하언
울음이 터지는데 또 무엇을 말하랴
猿腸寸寸絶 원장촌촌절
애간장만 마디마디 끊어져 나가네
英祖 때 左議政을 지냈던 조태억(趙泰億, 1675~1728)이
둘째 아들을 잃고 쓴 連作詩 곡자(哭子)의 열째 수이다
자식을 잃고 슬퍼서 눈물이 흐르고 또 흘러
그쳐지지 않는 참상을 그대로 그리고 있다
통곡, 눈물, 울음 등의 모든 말을 다해
눈물이란 눈물은 다 나오고 있음을 비통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슬프게 계속 울다 보면 失明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