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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Concerto No.1 in Eb major, S.124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Franz Liszt, 1811-1886
알프레드 브렌델 Alfred Brendel Piano Michael Gielen cond Vienna Symphony Orchestra, 1975
리스트 피아노협주곡 제1번(Konzert for Klavier und Orchester No.1) 피아노 연주자 ; '윤디리'
피아노 음악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작곡가이자 연주자가 쇼팽과 리스트이다.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낭만적이고 섬세한 피아니즘을 선보였고, 리스트는 ‘피아노의 왕자’라는 별명답게 스케일이 크고 강렬한 테크닉을 선보였다. 19세기에 리스트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전 유럽을 호령할 정도로 대단했다. 리스트의 연주는 메피스토펠레스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초절 기교의 폭풍이었다. 리스트는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과 경쟁하며 연주 난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모든 기교를 완전히 마스터해 피아노 비르투오소의 지위에 올라섰다. 또한 잘생긴 외모와 제스처로 그의 연주장에는 언제나 여인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리스트는 쇼팽과 마찬가지로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밖에 쓰지 않았다. 그 두 곡도 거의 같은 무렵에 착수했다. 우연치고는 공교롭다 하겠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849년에 작곡되었다. 리스트가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과 사랑에 빠진 뒤, 그녀의 권유에 따라 화려한 연주생활을 접고 바이마르 궁정악단의 지휘자 겸 작곡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 전해인 1848년이므로, 그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점차 원숙해가며 행복을 누렸던 바이마르 시기의 작품이다.
리스트의 연주 모습을 그린 캐리커처는 많은데, 이것은 1842년 베를린에서의 열광을 그린 것이다. 초연은 1852년 2월에 바이마르 궁정 연주회에서 행해졌다. 연주는 작곡자 자신이 했고 지휘는 마침 리스트를 찾아온 베를리오즈가 맡았다. 둘 다 개성이 강한 음악가라 이 연주회는 상당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으리라고 짐작된다.
이 곡은 구성에서 종래의 고전적 협주곡의 스타일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는 것이 큰 특색이다.
첫째, 전체는 네 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 부분은 중단 없이 연주되므로 마치 교향시 같은 느낌을 준다. 둘째, 베를리오즈가 <환상 교향곡>에서 동기순환을 사용한 것처럼 제1악장의 서두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동기가 전체를 통하여 중요한 구실을 한다. 셋째, 제3악장에 협주곡으로서는 드물게도 스케르초를 두고 있으며, 또 트라이앵글을 사용하고 있어서 독설로 명성을 날린 당대의 음악평론가 한슬리크는 이 곡을 가리켜 피아노 협주곡이 아니라 트라이앵글 협주곡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프란츠 리스트가 사용한 피아노.
리스트는 이 곡에서 피아노가 갖는 기능을 최고도로 발휘시키고 있다. 당시는 마침 피아노가 급속히 개량되고 있었는데, 그 기능의 한계점까지 구사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충분히 맞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완전히 압도하기도 한다. 피아노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은 다채로운 효과를 내고 있다. 리스트의 악마적인 기교와 거침없는 추동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이 곡은 고금의 피아노 협주곡을 통틀어서 피아노를 가장 찬연하게 등장시킨 작품이다.
*피아노의 귀재 리스트의 피아노 독주곡은 아직도 샅샅이 밝혀져 있지 않다. 잦았던 그의 개작 습관도 한몫하고 또 그때그때 정리를 하지 않아 산만하게 분산되어 있는 탓이다. <리스트의 음악>을 쓴 영국의 작곡가 험프리 설(Humphrey Searle, 1915-1982)이 그나마 나름대로의 체계를 세워 방대하고 복잡한 리스트의 작품에 번호를 매기기 시작했다. 리스트의 작품번호 S는 Searle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