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六祖壇經 돈황본敦煌本
24-3 돈수頓修
*단박에 닦음
지성은 법문을 듣고 그 말끝에 문득 깨달아 곧 본래 마음에서 계합하였다, 그는 일어서서 예배하고 스스로 말하였다, 큰 스님이시여! 제자는 옥천사에서 왔습니다, 신수스님 밑에서는 깨달지 못하였으나 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본래의 마음에 계합하였습니다, 큰 스님께서는 자비로써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거기서 왔다면 마땅히 염탐꾼이구나! 지성이 말하였다, 말을 하기 전에는 그렇습니다만, 말씀을 드렸으니 이미 아니 옵니다, 육조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번뇌가 곧 보리임에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志誠聞法 言下便悟 卽契本心 起立卽禮拜 自言和尙 弟子從玉泉寺來 秀師處 不得契悟 聞和尙說 便契本心 和尙慈悲 願當敎示 惠能大師曰 汝從彼來 應是細作 至誠曰 未說時卽是 說及了不是 六祖言 煩惱卽是菩提 亦復如是>
*해설
*신수대사의 명을 받고 육조 혜능대사 법문을 염탐하려고 갔던 지성스님은 혜능대사 법문을 듣자마자 바로 깨달아버렸다. 말을 듣자마자 깨친 것을 조사선문(祖師禪門)에서는 언하대각(言下大覺)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최상근기인 지성수좌는 더디게 깨달아 들어가는 점문(漸門) 수행으로 허송세월을 한 꼴이다. 눈 밝은 선지식의 중요성이 여기서 들어난다. 육조 혜능대사께서 없었던 것을 꾸민 일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염탐꾼 세작으로 갔던 지성스님, 자기 본성을 깨닫고 너무나 기뻐서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신수대사 문하에서 왔다고 실토 해버리고 만다. 육조대사 그 말 듣고 그렇다면 염탐꾼 세작이 아니더냐? 추궁을 하니까 지성스님이 말하기 전에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말을 했으니 염탐꾼은 아닙니다, 즉문즉답 아닙니까?, 육조대사께서 그렇다, 번뇌가 바로 보리인 것도 그와 같느니라, 번뇌가 보리라는 것은 중생이 부처라는 법문이다. 신수대사 회상에서 올 때는 중생이었던 지성이 육조 혜능대사 회상에서 깨달았으니, 중생이 바로 부처가 되었구나, 라는 뜻이 함축되어있다. 내 회상에서 머물러도 된다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