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을 붙잡고 있던 말복이 지났지만, 더위는 여전하다. 아직 휴가 전이라면, 성수기 숙박비, 교통체증, 바가지요금에 시달리지 말고 부담 없는 당일치기 피서는 어떨까.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강화도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당일 여행지. 역사, 자연, 문화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에 익사이팅 체험이 가능한 레저스포츠 핫플레이스가 생겨 눈길을 끈다. 청정 강화의 하늘을 가르며 짜릿함을 누리는 ‘강화레포츠파크’다.
▲어드벤쳐 체험
2019년 3월에 개장한 ‘강화레포츠파크’는 강화 혈구산 자락에 위치한 티앤림 자연휴양림 안에서 집라인, 어드벤처, 클라이밍을 경험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레포츠시설이다. 34만㎡ 규모의 자연휴양림에서 즐기는 레포츠는 힐링과 스릴이 넘치는 엑티비티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오감만족 체험.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의 스트레스를 완전히 날려 버리는 진정한 휴식공간이다.
토요일 아침 9시, ‘강화레포츠파크’ 매표소에 도착했다. ‘강화레포츠파크’는 휴가철인 8월 18일 까지 휴장 없이 매일 운영되는데, 평일은 10시, 주말은 9시부터 입장한다. 대게 집라인 체험장은 시설 특성상 산속 깊은 곳이나 교통이 불편한 해안가에 위치하지만, ‘강화레포츠파크’는 큰 도로변에서 가까웠다. 수도권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것 같다는 이용 후기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모스벨리
집라인은 물론, 어드벤처, 클라이밍 등이 전부 처음이라 살짝 걱정이 됐다. 어드벤처는 하이 대신 로우 코스로 선택하고, 안전교육을 받았다.
“초보 이용자들도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강화레포츠파크’의 집라인은 총 5개 구간으로 되어 있는데요, 손님들께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완급 조절이 잘 되어있습니다.
1번 코스는 길이도 짧고, 속도도 빠르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익사이팅 체험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단계라고 할까요. 1번 코스가 끝나는 지점과 2번 코스가 연결 되어 있는데요, 이곳이 바로 포토 스폿입니다. 경관이 가장 좋은 곳이어서 손님들께 많이 추천하지요. 2번 코스는 강화읍을 한눈에 조망하며 내려가기 때문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3번과 4번 코스는 휴양림의 경치와 함께하는 구간이고, 마지막 5코스는 가장 길고 속도감 있습니다.”
▲어드벤쳐 체험
김한별 파트장의 설명을 들은 후 안전장비를 갖췄다. 올해 오픈한 시설이다 보니 장비 하나하나 새것이다. 분기별, 월 정기 점검은 당연하고, 매일 개시 전에 안전 점검 후 운영 결정을 내린다는 안내를 받고 나니 안심이 된다. 집라인은 한 팀당 두 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되는데, 출발점에서 먼저 한명의 안전요원이 내려가 다시 한 번 안전을 확인한다.
탑승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선발 안전요원이 신호를 주면, 손님이 내려가고 마지막으로 제일 뒤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후발 안전요원이 내려오는 시스템이다.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강화레포츠파크’ 직원들의 모습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다짐이 느껴졌다.
“안전하고 즐거운 집라인 체험을 위해 몇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우선 복장인데요, 치마와 슬리퍼는 절대 금물입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치마가 말려 올라가거든요. 또한 슬리퍼도 중간에 분실 위험이 크니 참고해 주세요. 액세서리 체크도 부탁드립니다. 큰 고리나 긴 귀걸이 역시 다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긴 머리는 반드시 묶어 주시고요, 특히 헬멧을 써야 하니 금속장식이 달린 머리핀 착용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집라인 체험
▲강화읍이 한눈에 조망되는 2코스
휴양림 안에 있는 레포츠 시설인 만큼 덥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초록 세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에 감기는 집라인은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가슴이 뻥 뚫리도록 환호를 지르며 스피드를 만끽했던 집라인 체험이 끝나고, 18개의 코스로 이뤄진 어드벤쳐 체험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어드벤처 챌린지라는 타워를 설치하여 만드는데요, 저희는 100퍼센트 자연목으로 이뤄져있습니다. 휴양림 안의 나무를 활용했기 때문에 자연친화적 시설이지요. 아파트와 빌딩으로 이뤄진 도시인들에게는 숲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치유의 공간입니다. 어드벤처활동은 어른, 어린이, 누구나 자기극복의 동기를 부여하게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린이들은 전신을 이용한 근력운동을 통해 집중력과 용기를 배우는데요, 도전의식과 자신감 함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른들의 경우는 특히 직장인 대상 리더십 연수가 많은데요, 조별로 리더를 선발하여 조원들이 불편함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위험요소를 미리 전달하고 코스를 개척하면서 동료들과 협업의 중요성을 익히며 공동체 의식을 높이게 됩니다.”
▲카페 ‘休 & Relax’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른다. 다이내믹한 어드벤처와 클라이밍 체험을 마무리 하고 휴양림 내 카페 ‘休 & Relax’에서 휴식을 취했다. 숲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에어컨과는 차원이 다른 상쾌함을 느끼며 시그니처 메뉴인 달콤한 베트남 커피를 마셨다. 달콤한 연유커피에 우유를 더한 베트남식 카페라떼와, 코코넛 밀크로 만든 베트남식 코코넛 스무디 커피는 한 모금 들어가면 기어이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멈춰지지 않는 마성의 맛이다.
▲베트남식 카페라떼와 코코넛 밀크로 만든 베트남식 코코넛 스무디 커피달달한 커피 덕분에 활기를 되찾았다. 카페 직원들이 추천한 자연휴양림의 숨겨진 명소 ‘모스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곡을 따라 펼쳐진 이끼들이 인상적이다. 북유럽 신화 속 엘프가 당장이라도 등장할 것 같다.
하늘을 가린 오래된 나무들이 그늘을 짙게 드리워 여름을 잊게 한다. 이 청량한 초록이 인공으로 조성된 이끼라고 하니 놀랍다. 호젓한 산책로에서 여성 두 명을 만났다. 광명에서 왔다는 이 여성들은 자녀들이 집라인을 타는 동안 휴식 중이었다.
“친정이 강화에요. 올해 초에, 친정 가는 길에 이곳 간판을 봤어요. 지난달에 와서 먼저 관람을 했지요. 수도권에서 이정도 규모 시설은 드문 것 같아요. 구석구석 잘 꾸며 놓았더라고요.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가 있는데요, 여기에 오면 좋아하겠다 싶어서 방문 했습니다. 애들이 레포츠 하는 동안, 저희는 느긋하게 산책도 하고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도 마시니까 이런 게 진짜 휴가로구나.. 싶어요.”
▲티앤림 자연휴양림 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와 영어의 ‘베케이션(Vacation)’는 ‘비운다’는 의미의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 되었다. 휴가는 푹 쉬면서 비우고 또 비우는 것. ‘휴가를 떠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우리 몸과 마음은 건강해진다.
휴가비 압박과 인파에 치이는 휴가 대신 가성비 좋은 강화 레포츠여행으로 활력 충전!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