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민의 눈으로 뉴스의 행간을 읽고, 기득권 언론의 숨겨진 프레임을 해부하는 '언소주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돋보기를 들이댈 기사는 9월 28일 자 조선일보 사설, <농지 조사 "투기는 계속 추적", 부동산 실패 닮아간다>입니다. 제목부터 아주 자극적이죠? '부동산 실패'라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어 이번 농지 전수 조사를 흠집 내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입니다. 자, 그럼 껍데기를 벗기고 진짜 속내를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1.현상과 본질: 누구를 위한 '선의의 피해자'인가
이 사설이 내세우는 껍데기(Fact)는 이렇습니다. 정부와 청와대가 농지 투기를 잡겠다며 전수 조사를 강행하면, 은퇴 후 주말 농장을 준비하는 도시민이나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짓는 영세 임차농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사가 유도하려는 본질적 프레임(Intent)을 분리해 볼까요? 맥락을 봐야 합니다. 이 사설의 진짜 목적은 땀 흘려 농사짓는 '진짜 농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땅을 쥐고 있는 '부재지주'와 '기획부동산'을 보호하기 위해, 영세 소작농을 인간 방패로 세우고 있는 겁니다. 도둑 잡자고 동네에 CCTV를 달자고 하니, "선량한 시민들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며 가장 크게 목소리를 높이는 건 결국 누구일까요?
2. 논리의 허점 타격: 약자를 볼모로 잡는 기득권의 화법
사설은 은퇴 후 귀농을 준비하는 도시민을 투기로 볼지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현행 농지법에는 이미 주말·체험 영농 목적이나 상속에 의한 농지 소유 등 합법적인 예외 조항들이 다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치 선량한 주말 농부들이 당장 내일 땅을 뺏기는 것처럼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더 황당한 논리는 그다음입니다. 지주가 처분을 피하려고 임대차 계약을 정리하면, 수십 년 남의 땅을 부쳐온 임차농이 쫓겨난다고 겁을 줍니다.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농사를 짓지 않는 가짜 지주가 불법 임대한 땅을 시장에 내놓게 만드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입니다. 그 땅이 시장에 나오면 진짜 농민이 적정 가격에 매입하거나, 농어촌공사가 사들여 청년 농부들에게 장기 임대해 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지주들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 "이러다 소작농들 다 굶어 죽는다"며 앓는 소리를 대신해 주는 언론. 참으로 눈물겨운 '지주 사랑' 아닙니까?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가 억울한 임차농이 없도록 유예 기간이나 보완 입법을 챙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조사 자체를 무효화'할 명분이 될 수는 없습니다.
3. 역사적·사회적 맥락: 헌법상 '경자유전'의 원칙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는 "농지는 농민이 가져야 한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농지는 부동산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명 창고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LH 사태를 떠올려 보십시오. 개발 예정지 농지를 싹쓸이한 뒤 용버들 묘목 몇 그루 꽂아놓고 수십억 원의 보상금을 챙겨간 가짜 농부들을 보며 온 국민이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수십 년간 곪을 대로 곪아 어느 정부도 선뜻 손대지 못했던 이 거대한 투기의 사각지대를 이제야 정면 돌파하겠다는데, 보수 언론은 '체면 때문에 고집 부린다'며 비아냥대고 있습니다.
투기와 실수요를 가려내는 작업이 칼로 자르듯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수술을 포기하면 환자는 죽습니다. 기득권의 논리에는 한없이 따뜻하고, 개혁의 칼날 앞에서는 한없이 냉소적인 언론의 프레임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농지 전수 조사는 '부동산 정책 실패의 재연'이 아니라, 진짜 농민에게 땅을 돌려주기 위한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어야 합니다.
투기꾼의 차명 계좌에는 차가운 서리를 내리고, 검게 탄 얼굴로 흙을 만지는 진짜 농민들에게는 따뜻한 권리가 돌아가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언론과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