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③ 사물(四物) - 목어·운판
잠들지 않는 수행 상징
사찰에 범종과 함께 걸려 있는 목어. 우리의 초보불자 나불자 씨는 왜 사찰에 물고기 장식이 있는지 언뜻 이해가 안 된다.
목어는 나무로 만든 긴 물고기 모양을 일컫는데 어고(魚鼓), 어판(魚板)이라고도 한다. 또 목탁은 목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앞부분의 긴 입과 입 옆의 둥근 눈이 물고기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스님들은 왜 물고기 모양의 법구(法具)를 가장 널리 사용할까?
그 이유는 중국 고사에서 찾을 수 있다. 옛날 덕 높은 스승의 여러 제자 중 한 제자가 유독 게으를 뿐 아니라 계율을 자주 어겼다. 몸쓸 병으로 죽은 이 제자는 곧바로 물고기의 과보를 받아 태어났는데, 등에 큰 나무가 솟아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우연히 스승을 만나 물고기의 업을 벗어난 제자가, 꿈속에 스승을 찾아 “수행하는 이에게 교훈을 주고 물고기들의 해탈을 도울 수 있도록, 등에 난 나무로 물고기를 만들어 나무막대로 쳐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것이 목어와 목탁의 유래다.
또 《백장청규》에는 물고기는 밤낮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의 잠을 쫓고 정신상태를 바로하는 경책의 의미로 친다고 나온다.
운판(雲板)은 청동 혹은 철로 넓은 판을 만들고, 판 위에 보살상이나 문구를 새긴다. 전체적인 모습이 구름 모양을 취하고 있어 운판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처음에는 부엌에 걸어두고 대중들에게 공양시간을 알리기 위해 쳤다고 한다. 차츰 불전사물의 하나로 바뀌어 조석(朝夕) 예불 때 치는 의식용구가 됐다. 운판을 치면 공중을 나는 중생과 영혼이 천도된다고 한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③ 사물(四物) - 목어·운판|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