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에 걸린 추억 한 자락 심사평
아름다운 카타르시스(catharsis)
[빨랫줄에 걸린 추억 한 자락]은 우선 제목이 시적이고 로맨틱하다. ‘빨랫줄’이라는 구체물과 ‘추억’이라는 추상물을 융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낸 점이 값지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일상적으로 쌓이는 복잡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정제된 언어와 세련된 메티포로 자연스럽게 해소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같은 행위 자체를 전문용어로 카타르시스(cathasis)라고 한다.
수필집 작품 중 [하루살이]는 알레고리를 통해 완약한 인간의 마음을 카타르시스 하는데 적절한 작품이다. 하루살이의 유충은 단 하루의 비상을 위해 물속에서 3년 동안 스물다섯 번의 허물을 벗고 수초를 먹으며 하루 동안 짝짓기할 에너지를 비축한다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입과 항문이 없는 하루살이를 보면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 는 논쟁거리가 못되며, 음식을 앞에 놓고 투정할 일도 아니고 몸에 좋다는 먹거리를 찾을 일은 더더욱 아니라고 자신 입장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데 그 행위 자체가 스스로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로 분석 할 수 있다.
수필의 마지막에 수록된 [호스가 부른다]는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심신이 정화되는 카타르시스의 절정이다.
유창근 심사위원장(평론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