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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왕은 자기 마음대로 행하며 스스로 높여 모든 신보다 크다 하며 비상한 말로 신들의 신을 대적하며 형통하기를 분노하심이 그칠 때까지 하리니 이는 그 작정된 일을 반드시 이룰 것임이라. 그가 모든 것보다 스스로 크다 하고 그의 조상들의 신들과 여자들이 흠모하는 것을 돌아보지 아니하며 어떤 신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그 대신에 강한 신을 공경할 것이요"(단 11:36-38상).
이 예언은 모든 교사들이 한결같이 인정하듯이, 안티오쿠스(Antiochus, 에피파네스, 주전 163죽음 옮긴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적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적그리스도는 마오심(신)을 경외하지 않고, 여자의 사랑 곧 결혼도 존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과 여자의 사랑 - 즉, 종교와 인류를 멸시합니다. 그는 여자를 존중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상 정부와 가정의 질서. 법, 통치, 황제, 왕을 무시합니다. 여자를 통하여 자녀들이 태어나고 자라나 인류가 보존되고 세상이 채워집니다. 여자를 존중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세상 정부와 가정의 질서도, 법과 제도와 위정자도 무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니엘은 위대한 선지자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그를 사랑하셨고, 그에 관해서 "읽는 자는 깨달을진저"(마 24:15)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니엘은 박해자 적그리스도에 관하여 마치 자기 눈으로 본 것처럼 똑똑하게 말했습니다. 다니엘서 11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십시오. 그 내용은 로마 황제 칼리굴라(주후 12-41)를 비롯한 폭군들이 다스린 시기에 해당합니다. 거기서 다니엘은 분명히 말합니다. "그가 장막 궁전을 바다와 영화롭고 거룩한 산 사이에 세울 것이나"(45절). 이것은 이탈리아 로마를 가리킵니다. 터키 황제도 바다 사이인 콘스탄티노플에서 다스리고 있지만, 그곳은 거룩한 산이 아닙니다. 그는 마오심(신)을 존중하지도 전파하지도 않고, 결혼을 금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다니엘이 가리킨 대상은 두 가지를 맹렬히 시행하는 교황을 가리킵니다. 더 나아가 선지자는 그가 왕에게 버림을 받아 침공을 당할 것이라고 말합니다(참조. 40절). 이 예언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왕들과 제후들이 교황을 버린 현실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과 터키의 치하에서 종교의 형태에는 차이가 없고 다만 몇 가지 의식만 다를 뿐입니다. 터키는 모세적 의식을, 교황은 기독교적 의식을 거행하는데, 둘 다 원래의 정신에서 크게 어긋나 있습니다. 터키는 모세의 정결 의식을 변질시켰고, 교황은 세례와 성찬을 변질시켰기 때문입니다.
적그리스도의 왕국은 요한계시록에도 언급됩니다. "[짐승이] 또 권세를 받아 성도들과 싸워 이기게 되고"(계 13:7). 이 예언은 얼른 보면 교황보다는 터키에 대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을 주시해 보면 교황이 세속 문제에 개입하여 가증한 일과 폭정을 일삼을 것에 대한 예언임에 분명합니다. 계시록은 더 나아가 그 기간을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라고 말합니다(12:14하). 여기서 의문 이 생깁니다. '때'가 무엇을 가리킬까요? 만일 '한 때'를 일 년으로 이해한다면 본문은 3년반을 가리키며, 그러면 이스라엘 백성을 3년 반 동안 박해하다가 마침내 자신의 부패 가운데 죽은 안티오쿠스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교황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멸망할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왕국을 신적 권세나 권위로 시작하지 않고 미신과 성경 몇 구절에 대한 억지 해석으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교황의 왕국은 장차 멸망하게 돌 터전에 세워져 있습니다. 다니엘은 이렇게 예언합니다. "그가 꾀를 베풀어 제 손으로 속임수를 행하고 마음에 스스로 큰 체하며 또 평화로운 때에 많은 무리를 멸하며 또 스스로 서서 만왕의 왕을 대적할 것이나 그가 사람의 손으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깨지리라"(단 8:25). 이 예언은 특히 교황을 가리킵니다. 다른 폭군들과 전제군주들은 세속 권력과 무력에 의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예언은 교황과 터키를 동시에 가리킨 것일 수도 있습니다. 둘 다 거의 비슷한 시기인 황제 포카스(Phocas) 때에 재위를 시작하여 - 포카스는 주군인 황제 모리그와 황후, 그리고 어린 왕자들을 살해한 권력 찬탈자입니다 - 족히 9백 년간 권력을 누려왔습니다. 교황은 마호메트가 권력을 잡은 것과 거의 동시에 교회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황이 세속 왕국을 다스려 왕과 황제들을 괴롭힌 역사는 3백 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라는 예언을 나는 정확히 해석할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5년 전인 1453년에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면서 지배하기 시작한 터키를 가리키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만일 '한 때'를 그리스도의 연세(서른 살)로 해석한다면 이 예언은 105년이 되는 셈인데, 그렇다면 터키가 앞으로 20년을 더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경우든 하나님께서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기간인지, 자기 백성을 어떻게 구원하실지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지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문제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일을 그만enq시다. 이런 생각이 남아 있다면 회개하고 씻어냅시다.
교황이 적그리스도일진대, 나는 그가 육신을 입고 온 마귀라고 믿습니다(적그리스도를 교황과 동일시한 것은 진작에 얀 후스가 De Anatontia Antichristi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견해임-편집자주). 그리스도께서 참 하나님이시요 참 사람이시듯이, 적그리스도는 살아 있는 마귀입니다. 사람들이 교황을 가리켜 '지상의 신'이라고 하는 것 역시 옳은 말입니다. 그는 참 신도 아니고 참 인간도 아니며, 두 본성이 혼합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적그리스도는 자칭 지상의 신이라고 합니다. 마치 유일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지상의 하나님이 아니신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교황의 왕국은 하나님의 권세와 인류를 크게 훼방하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는 거룩한 곳에 선 멸망의 가증한 것입니다. 일개 피조물인 인간이 교회에서 자신을 하나님보다 높인다는 것은 괴이한 신성모독입니다. 만일 이런 일이 그리스도 오시기 전 이방인들 가운데서 자행되었다면 그다지 괴이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니엘과 그리스도, 그리고 사도들인 베드로와 바울이 독이 있는 그 짐승과 전염병에 대해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미련하게도 교황이 만든 우상들을 숭배하며, 그가 베드로의 계승자로서 온 세상의 주(主)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와 사도 베드로는 지상에 그런 계승권을 남긴 적이 없습니다.
교황은 머지않아 꺼지게 될 등불의 마지막 불꽃이며, "그 권세가 강할 것이나 자기의 힘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며"(단 8:24)라고 한 다니엘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의 권력을 이용하여 전쟁을 벌여가며 칼과 대칙서로 철권을 행사하는 마귀의 마지막 도구입니다. 교황의 손가락 하나가 독일의 모든 제후들을 합한 것보다 더 힘이 있다는 것이 널리 인정되어온 주장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 음녀를 제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킨 까닭에, 사람들은 더 이상 그를 중시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황제도 칼의 힘으로는 이런 일을 이뤄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귀는 칼이나 공권력 같은 무기를 하찮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이 치면, 교황은 순하고 가녀린 꽃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루터, 『루터의 탁상담화』, pp.162~163.
첫댓글 내용이 조금 길지만 교황에 대한 루터의 선구적 통찰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루터가 천주교 교황을 저렇게 사악한 존재로 이해하고 묘사한 것이 이채롭습니다.
@장코뱅 공감합니다.
루터가 인용한 성경구절을 아래 댓글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교황은 성경에 나오는 악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현대 교황은 모르지만 중세 교황은 매우 악한 권력자였던 것 같습니다.
구구절절 합당한 말이 많네요. 루터는 교황의 권위에 직접 맞섰던 인물이고, 자신을 가리켜 마귀를 대적하고 몰아내는 일을 하는 자라고 했기 때문에 교황에 대해서 거칠 것 없이 단도직입적인 표현을 많이 썼네요. 유대인들에게 적그리스도의 모형을 보여 준 이는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맞다고 저도 봅니다. 적그리스도의 왕국을 교황이나 터키도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정확한 건 우리가 다 알 수 없다면서 하나님의 때를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놓고 있는 것이 루터의 말에 더 신뢰가 가게 하네요.
교황이 적그리스도라는 것은 웬만한 보수주의자라면 그렇게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루터의 글에 공감합니다.
맞습니다. 공감해요.
공감합니다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