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반갑지 않은 한전 주가 상승
김은정 기자
입력 2022.12.28 03:00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에너지 가격 인상 및 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공사 적자 누적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등의 이유로 내년 상당폭의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택가 전기계량기의 모습./뉴시스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다는 한국전력 주가가 뜻밖에도 지난 두 달 새 30%나 뛰었다. 연말 증시는 칼바람 겨울 날씨보다 더 얼어붙었는데 기세 좋게 오르고 있다.
한전 주주들에겐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우리 경제 전체로 볼 땐 그렇지가 않다. 올해 30조원 넘는 사상 최대 적자가 예정된 한전을 살리려면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요금 올리면 실적이 개선될 테니 투자자가 몰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전기료가 20%나 올랐다. 한전은 이탈리아(인상률 107%)나 영국(89%), 일본(36%) 등에 비해 요금을 많이 못 올렸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연료비 인상 등을 감안해 올해보다 3배는 더 올려야 한다는 계산서를 뽑아놨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4인 가구 기준 매월 1만5800원씩 더 내야 한다. 연간 19만원 가까운 돈이다. 한 번에 전부 올리지 않고 나눠서 올린다고 해도 어쨌든 내년에 깜짝 놀랄 만한 고지서가 날아올 것임엔 틀림없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전기 요금은 모든 제품 생산 원가에 반영된다. 물가 잡느라 올 한 해 금리를 대폭 올려 대출자들 비명이 가득한데, 물가가 재차 자극받을 위기다. 물가상승률이 6%대에서 5%대로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공공요금 인상 억제 속에 나타난 착시 효과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기 요금 1% 인상은 전체 물가를 0.0155%포인트 밀어올리는 효과가 난다. 한전 요구만큼 전기 요금이 오르면 물가는 0.5%포인트 넘게 오르게 된다. 이러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릴 수가 없고, 경제는 장기간 고금리·고물가에 고통받아야 한다.
이 때문일까. 정부는 다른 물가 상승 요인을 억제하려고 여기저기 바쁘게 손을 대고 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상승률을 한 자릿수로 줄였고, 자동차 보험료는 2% 내렸다. 통신 요금도 ‘중간요금제’를 신설하는 방법으로 요금을 세분화해 사실상 요금 내리는 효과를 내겠다고 한다. 기준금리 인상 속에서도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다.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물가에 부담 주는 요인을 하나씩 때려잡는 모양새다. 그래서 수익이 줄어들게 될 이런 업종들 주가는 한전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경제에 왜곡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장에 생긴 구김살은 오래간다.
한전은 부족한 운영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올해 한전채를 29조원어치나 찍었다. 다른 기업은 채권시장에서 돈 구하지 못할 만큼 자금 시장에서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버렸다. 자금 시장에 돈줄이 말라붙을 정도였다. 이것도 경제에 구김을 만들었다.
탈원전 한다고, 탈원전 해도 전기 요금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우기면서 전기 요금 인상을 눌러온 문재인 정부 5년이 만들어낸 뒤끝들이다. 참으로 방대하고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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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2.12.28 06:40:36
한전 부실로 전기료 오르는 것은 투표 제대로 못해 문재인 당선시킨 국민의 업보다. 그 누구를 탓하리? 전기료 인상에 다른 물가 상승 고통으로 삶을 피폐하게 살아봐야 지도자 뽑는 선거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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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부스
2022.12.28 06:28:52
문가놈이 싼 똥을 이제는 유권자가 치워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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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기도 감사
2022.12.28 06:38:49
광화문에서 능지처참해야 할 문재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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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박
2022.12.28 07:41:18
원전을 반대한 문재인과 그 일당들에게는 전기공급을 중단하던지 아니면 10배 가격으로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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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지기
2022.12.28 08:33:09
문가가 비튼 전기세 그동안 저렴히, 펑펑 사용해왔으니 감당하고 절약하면 된다. 월 1만원대도 절약하면 비용이 감소되고 빈민층을 위한 정책도 있을테니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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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PD
2022.12.28 07:30:45
한전주가 오르는 것은 전기세가 최소 두배 오르도록한 정보가 누출 되었기 때문이다 문병히 엄청난 흑자가 예상 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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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미
2022.12.28 11:30:21
문재인이 싸질러 놓은 똥덩어리가 나라 구석구석 냄새를 풍기지 않는 곳이 없다. 에이~ 썩을 인간아! O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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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2022.12.28 10:55:26
문재인 무리는 그런 자들이다. 엄청나게 큰 돈을 빚내서 뿌려대기만 했을 뿐 어떻게 갚을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도 하지않고 마냥 눌러두었다. 그 결과로 박수 받으며 지내다가 뒤에 오는 이에게 텅 빈 곳간과 빚을 물려주었다. 그런 자를 국정 최고 책임자로 뽑았으니 뽑은 국민이 불평하지 말고 오롯이 감수해야함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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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onbong
2022.12.28 07:06:15
산업의 기본요금인 전기세를 올려야 하면서 어떻게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의 안정을 바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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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禹
2022.12.28 11:47:08
전기료를 100% 이상 올려도 싸다. 양산털개를 청와대에 보낸 결과이고, 언젠가는 하와이인 대깨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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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
2022.12.28 12:59:37
탈원전에 한전대학 만들어 한전 적자 전기료 폭탄을 터트린 문재인에게 책임을 물어야합니다. 국정농단으로 구속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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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사랑
2022.12.28 08:53:42
전기료 인상을 눈치 챘구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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