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어떤 영어 교재에서 'He was born with silver spoon on his mouth.' 라는 문장을 보고
'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 참 재미있는 표현이네~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015년 한 해 동안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이런 말들이 인터넷과 SNS에 많이 떠도는 것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바야흐로 부(富)를 타고난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실망감이 터져나오는 2015년 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와 같은 용어들이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는 단순히 '잘못 태어났다'에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태어나면서 스스로의 의지로 부모를 결정할 수는 없을 뿐더러, 또 비록 경제적으로 윤택하지는 않더라도 서로 아껴주고 보살피는 가정이라면, 충분히 노력으로 환경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요 ?
'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기회 균등' 과 그로 인해 갈수록 벌어지는 격차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언제부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선행학습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보다는 등급이 중요하게 되어버린 학교.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적성에 맞는 학과 선택보다는
얼마나 취업이 잘 되는 학과인가가 우선이고,
당락을 가르는 전략적인 정보가 더 중요해진 대입.
충분한 사색과 많은 독서를 통해 익혀야 할 지적 탐구의 과정보다
스펙을 쌓느라 허둥지둥 급하고 바쁜 대학생활.
아무리 노력해도 능력보다 지연, 학연 등 인맥이 더 중요한 직장생활.
이 모든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돈이 개입되어 있고,
물려받은 경제적 여유가 곧 나의 능력인 세상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를 풍자하듯 웅변하는 금.수.저...with silver spoon.
맞습니다. 부(富)는 부럽습니다.
그러나 사무엘 스마일즈는 그의 저서,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에서 베이컨의 말을 빌려 가난과 빈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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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의 사회는 빈곤 가운데서 성공한 사람들로부터 커다란 혜택을 입어왔다. 이같은 점을 생각한다면, 인간 최고의 교육에는 부(富)나 안정이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못한다...(중략)...
그러한 뜻에서 빈곤은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다. 강한 자조의 정신만 있다면 가난은 오히려 인간에게 은혜로 바뀌게 된다. 빈곤은 인간을 분발시켜 사회에 대한 투쟁으로 부추켜 준다.
인간 사회에는 안락을 얻고자 노력했으나 오히려 자기 스스로 타락시킨 자도 있다. 그러나 진지하고 성실성을 상실치 않은 인간은 용기와 자신감을 획득해서 필경 커다란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베이컨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사람들은 자신의 부나 자신의 능력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부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과대평가하고 있는 반면, 인간의 능력을 그다지 위대한 것이라 생각지 않고 있다. 자신의 부를 부정하고, 자신의 힘만을 신뢰하는 인간만이, 적극적으로 자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즉 생계의 방법을 배우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도 실천하도록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요롭고 윤택한 가정에서 자라나 그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인간, 즉 쾌락에 가득찬 생활을 경멸하고 하루하루를 근면하게 산 인간이야말로 더욱 존경할 만하다고 하겠다.
...................................................... - 사무엘 스마일즈,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 중에서
우리는 부(富)에 대해서 필요이상으로 과대평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첫댓글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이야기들이 자주 화제거리가 되었는데 요즘 개천은 오염때문에 용들이 다 죽었나 보오
세치도 안되는 혓바닥과 찢어진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기득권층들 보면 귀신도 없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