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갱이 새끼, 매가리
한국에서는 '흔한 생선 대접'…물 건너 일본에서는 '귀한 생선 대접' 받는 매가리
매가리는 사실 전갱이 새끼를 일컫는 경상도 방언이다.
전라도에서는 매생이, 가라지 제주에선 각재기로도 불린다.
매가리란 표현은 1803년 김려가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서 등장한다.
어보에서는 전갱이의 어린 고기, 유어(幼魚)를 가리키는 방언으로 소개해 놨다.
울릉도에선 매가리의 어미인 전갱이를 '아지'또는 '아지고'라 하는데 경상도에선 상대적으로 큰 크기의 매가리를 '아지'라 부른다.
아지의 어원은 일본어의 맛있는 고기라는 뜻의 아지(あじ) 또는 마아지(まあじ)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선 흔한 생선으로 치부돼 헐값이 팔리기도 한다.
국내 어선이 잡은 매가리의 90%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나머지 10% 중 일부가 재래시장으로 유통되거나 사료로 사용된다.
반면 바다 건너 일본에선 아주 귀한 생선으로 대접받는다. 기름기가 많아 구이용으로 손꼽힐 정도로 인기다.
매가리의 어미인 전갱이는 고등어 공치 정어리와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의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지방함량이 높고 DHA+EPA의 함량이 하루 섭취 권장량 650㎎보다 많아 동맥경화 뇌졸중 등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은 물론 치매, 당뇨예방, 암발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리 쪽 몸통에 가시처럼 단단한 방패비늘이 있는데 무심코 만지거나 입에 넣었다간 다치기 십상이다.

[숨겨진 맛세상] 매가리
등은 푸르고 속살은 붉고… 일본에선 귀한 생선
최학림 기자
'매가리'는 전갱이 새끼를 일컫는 말이다. 꾼들과 바다를 탐색하러 갔는데 이날 잡은 것이 모두 매가리였다. 15cm 안팎이 씨알이 작은 것들이었다. 여름이 제철이라지만 지금 육지 근처에서 작은 씨알의 매가리가 잡히는 것이다. 시장에 가도 매가리 전갱이를 팔고 있다.
매가리(전갱이)는 고등어 꽁치 정어리와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의 하나다. 생선회 박사 조영제 부경대 교수의 책 '생선횟감 바로 알기'을 보니 '지방함량이 7.3%이고 DHA+EPA의 함량이 하루 섭취 권장량(650mg)보다 많아서 동맥경화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 치매 및 당뇨병 예방, 암발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고 돼 있다.
등푸른 생선의 속살은 붉은 색이다. 생선의 이 붉은 살이 무병장수를 돕는다는 말이다. 등푸른 것은 표층에 사는 생선들의 보호색이다. 물 빛처럼 푸른 색이어서 위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배의 흰색 또한 밑에서 보면 햇빛에 어려 잘 보이지 않게 하는 보호색이다.

일본 사람들은 매가리, 전갱이를 '아지'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주 귀한 생선으로 여긴다. 이런 말이 있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포장마차에 갔다. '아지'가 있는 것을 보고 침을 꼴깍 삼킨다. 포장마차 아주머니 '아지'를 내주고 조금의 바가지를 씌운다. 그래도 일본 사람들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한다. 일본에서는 아주 귀해 비싼 '아지'를 헐값에 먹었다며 만족하는 것이다. 그 정도로 귀하게 여기는 생선이 매가리다.
매가리의 생태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회유성과 비회유성이 있다는 점이다. 회유성은 봄에서 여름까지 북상하고 가을에서 겨울까지는 남하한다. 북쪽의 것은 색깔이 옅고 상대적으로 남쪽의 것은 진하다. 비회유성은 연안 해역의 표층에서 저층을 회유한다.
매가리를 낚시로 잡아올리니 삑 삑 하고 운다. 몸통의 가운데에서 쏟아지는 특이한 울음을 우는 생선이다. 그 소리가 애처롭기도 하다. 등지느러미에 제대로 찔렸다가는 손이 잠시 마비될 정도다. 꼬리 쪽의 몸통에 가시처럼 단단한 방패비늘이 있다. 잘못 만졌다가는 손을 다치기 일쑤다. 등푸른 속에 영양가 높은 붉은 살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인 셈이다. 속어로 "너 왜 그렇게 메가리가 없나? 어디 아프나"라고 한다. '메가리가 없다', 즉 맥이 없다라는 뜻이다. 매가리 몸통의 단단한 방패비늘이 이를테면 매가리의 메가리다. 무르기만 한 것 같은 매가리가 감춘 단단한 비늘이다. 구워먹어도 좋고, 회로 먹어도 좋다. 최학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