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네번째 청소년시집이 나왔습니다.
시인의 말로 제 인사를 대신할게요^^~
시인의 말
오늘, 애벌레의 시간을 노래하기
그동안 낸 청소년 시집 세 권을 꺼내 시인의 말을 읽었습니다.
시인은 시로 말해야 하는데 사족 같은 말을 덧대자니 마음이 쓰입니다.
어렵습니다. 힘을 내 네 번째 청소년 시집에 시인의 말을 씁니다.
연필을 꺼내 메모장을 펼칩니다. 저는 연필로 하는 메모를 좋아합니다. 연필은 꼿꼿한 심을 가운데 숨겼습니다. 심장입니다. 하얀 종이에 서걱서걱. 연필은 지금 얼마나 두근거리는지 제 심장 소리를 들려줍니다. 태아 심장 박동 소리처럼 불룩불룩 귓가에 나팔을 붑니다. 나는 연필이 내는 소리가 좋아서 아무거나 채웁니다. 나보다 더 두근대는 떨림을 느끼면 나는 아득해집니다. 연필의 심장과 내 심장이 만납니다. 시가 꿈틀댑니다. 그 순간에 잠시 멈춤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 행복을 나 혼자 누리려니 아쉽습니다. 아쉬움이 잦은 것 또한 시를 쓰는 사람으로 살기로 작정하고부터 생긴 강박입니다.
시는 읽기만 하는 사람 보다 쓰는 사람에게 훨씬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시는 나만의 단어 사전을 만드는 일입니다. 내 주변 모든 것을 새롭게 정의 내리는 일입니다. 그곳에 시가 있습니다. 여러분만의 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발굴되기를 바라면서요. 기웃거리는 시들에 기꺼이 손을 내밀어 주세요.
숲속에 잠자는 왕자나 공주를 깨울 게 아니라 사전 속 잠자는 낱말을 깨워 내 시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저마다 지은 집에 우리말이 들어가 살면 좋겠습니다.
시집을 읽고 ‘나도 시 좀 써볼까.’ 그런 마음이 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좀’의 마음엔 씨앗이 들었습니다. 자라고 커져서 숲을 이룰 씨앗입니다. 다람쥐가 도토리 좀 두었다 먹어야지 하는 마음이 참나무 숲을 이룬 것처럼 ‘좀’하고 먹은 마음이 시의 숲을 이룹니다.
시 숲에는 싱싱함이, 애벌레들이 모여 놀겠지요. 나비가 되어 날아갈 순간을 좇기보다 지금 애벌레의 시간을 맘껏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연필의 두근거림이 잦아들었네요. 그래요. 이만 인사해야겠어요.
날개를 잊은 시간, 애벌레의 시간인 오늘을 마음 모아 응원합니다.
4랑하는 4번째 시집 속 나의 시들에
호오 입김을 보내며 김미희
책소개
“오늘을 노래할래, 실컷 오늘을 살 거야.”
열다섯 버석하고 시들한 마음
촉촉하고 싱싱하게 되살리는 시의 말들
시든 상춧잎처럼 축 처져 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는 시절, 누구나 지나왔고 누군가는 지금 막 지나가고 있는 열다섯의 일상을 싱싱하고 반짝이는 시의 언어로 잡아낸 청소년 시집. ‘쉼표가 허락되지 않는 시간’을 살면서도 ‘오늘은 좀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잃지 않는, ‘내 마음은 몹시 초췌해진다’고 말하면서도 ‘오늘 이 순간이 내 생애 가장 빛나는 한때’이길 바라는 십 대들의 마음이 시집 속에 가득하다. 나비가 될 날만 기다리지 말고 애벌레인 오늘 또한 실컷 노래하라는 시의 말들을 만나는 순간 열다섯의 하루는 분명 좀 더 푸릇해질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왜 ‘청소년 시집’이 꼭 필요한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시집이다.
목차
1부 햇살 유목민
호기심의 탄생ㆍ10
최초의 시ㆍ11
싱싱한 하루ㆍ12
스탠드ㆍ13
공통분모ㆍ14
끈 볼펜ㆍ16
잔소리ㆍ17
노을 예고ㆍ18
말 걸기ㆍ19
대체로 학생ㆍ20
나무가 든든한 이유ㆍ22
배꼽ㆍ23
사랑은 공통점 찾기ㆍ24
고백ㆍ25
@소환 골뱅이ㆍ26
벽과의 대결ㆍ27
나무를 키우는 건ㆍ28
강아지의 신앙생활ㆍ30
햇살 유목민ㆍ31
들판 노래방ㆍ32
녹음, 재생ㆍ33
총알 배송ㆍ34
경계에 핀 배달비ㆍ35
어떤 소식ㆍ36
나무 아래서ㆍ38
무기를 가진 자가 지는 게임ㆍ39
트럭과 낙엽ㆍ40
꿈이 열리는 나무ㆍ41
2부 내 양말의 버릇
내 양말의 버릇ㆍ44
무선 마우스ㆍ46
하필이면 방문ㆍ47
헐렁 바지의 품격ㆍ48
우리 엄마는 해녀ㆍ50
증명하시오ㆍ51
갈치 먹는 남자가 사는 별ㆍ52
낙타가 낙타인 건ㆍ54
1월 8일 사막에 눈 내리다ㆍ56
불면증이라는 덫ㆍ57
잠 뛰어내리다ㆍ59
닮은꼴ㆍ60
격리 상태에서만 흡입하세요ㆍ62
필통ㆍ65
칼은 개 이름ㆍ66
반드시 생사 확인 요망ㆍ67
펜을 위한 조시ㆍ69
수능 백 일을 앞둔 누나에게ㆍ71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ㆍ73
주전자 학교ㆍ75
공갈빵의 마법ㆍ77
탈바꿈의 시기ㆍ79
폐타이어 시위대ㆍ80
쉬운 질문에 답하다ㆍ81
사월 눈ㆍ83
퉤, 멋진 놈ㆍ84
노랑 꽃나비의 시간ㆍ86
11월ㆍ87
큰소리치는 거미, 발 다물다ㆍ88
시인의 말ㆍ90
책 속으로
시집을 읽고 ‘나도 시 좀 써볼까.’ 그런 마음이 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좀’의 마음엔 씨앗이 들었습니다. 자라고 커져서 숲을 이룰 씨앗입니다. 다람쥐가 도토리 좀 두었다 먹어야지 하는 마음이 참나무 숲을 이룬 것처럼 ‘좀’ 하고 먹은 마음이 시의 숲을 이룹니다. 시 숲에는 싱싱함이, 애벌레들이 모여 놀겠지요. 나비가 되어 날아갈 순간을 좇기보다 지금 애벌레의 시간을 맘껏 노래하기를 바랍니다.
---「시인의 말」중에서
SING SING
하루가 살아 있을 때는
노래가 될 수 있다
애벌레의 시간
꼭 나비가 아니어도 좋아
싱싱한 오늘
오늘을 노래할래
실컷 오늘을 살 거야
냉장고에 가둘 필요 없는
싱싱한 오늘
---「싱싱한 하루」중에서
난 토마토가 좋아
거꾸로 해도 토마토
정유정은 토마토야
나는 정유정이 좋아
토마토를 보면 내 뺨은 붉어져
토마토가 바나나 껍질을 만나면 좋겠어
바나나 껍질 미끄럼틀 타 봤니
넘어지며 복도를 날 수 있어
날다가 내 품에 쓰러졌으면 좋겠어
토마토는 사과랑 친할까?
친할 거야 살아낸 빛깔이 꼭 닮았잖아
나는 사과야 토마토 앞에 서면 붉어지는
---「사랑은 공통점 찾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열다섯 버석하고 시들한 마음,
촉촉하고 싱싱하게 되살리는 시의 말을
시집 『실컷 오늘을 살 거야』는 열다섯의 일상을 싱싱하고 반짝이는 시의 언어로 잡아낸 청소년 시집이다. 이 시집은 “청소년 시, 청소년 시집이 꼭 필요할까?”라는 질문이 있다. 단순히 연령층에 따라 시를 분류하는 건 의미 없지 않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청소년들을 위한 시가 왜 필요한지를 단번에 보여준다. 시든 상춧잎처럼 축 처져 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는 얼굴은 붉어지고 가슴은 두근거리는 시절, 누구나 지나왔고 누군가는 지금 막 지나가고 있는 십 대의 마음을 알아주고 어루만져 주는 시들이 작고 어여쁜 시집 속에 가득하다.
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실컷 오늘을 노래할래
오늘 이 순간이 내 생에 가장 빛나는 하루
매 순간 성장하느라 애쓰는 시간들 사이로 심호흡이 필요한 순간, 시가 말을 걸고 청소년 독자들은 시의 말에 마음을 기댄다. ‘쉼표가 허락되지 않는 시간’을 살지만 ‘오늘은 좀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잃지 않겠다고, ‘내 마음은 몹시 초췌해진다’고 느껴지지만 ‘오늘 이 순간이 내 생애 가장 빛나는 한때’라는 걸 잊지 않겠다고. 나비가 될 날만 기다리지 말고 애벌레인 오늘 또한 실컷 노래하라는 시의 말들을 만나는 순간, 열다섯의 하루는 분명 좀 더 푸릇해질 것이다.
추천평
세상은 춥지만 시집 속엔 따뜻한 위로가 가득하다. 나무는 잎사귀를 열어 말을 들어 주고, 바람은 웅실웅실 머리를 어루만지고, 민들레는 마이크를 내민다. 오늘을 싱싱하게 노래하는 이 시집을 열다섯 아이들 손에 꼭 쥐여 주고 싶다.
- 이민수 (삼정중학교 국어 교사)
평범한 찰나를 놓치지 않는 시선으로 부지런한 사랑을 보여 주는 시들이다. 시인의 詩눈을 옮겨 심으면 교실엔 詩꽃이 ‘싱싱’하게 피어날 것만 같다. 교실 친구들에게 얼른 보여 주고 오늘을 실컷 노래하게 하고 싶다.
- 황정아 (충남교육청 청소년문학상 추진단 교사)
모름지기 시는 영혼의 발자취이자 상상할 수 있는 우주 전체다. 시집 속 ‘애벌레의 시간’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세계엔 갈등과 흥분, 설렘이 가득하다. 시인은 말한다. 나비가 되기까지 실컷 오늘을 노래하라고, 애벌레의 몸부림은 나이테로 새겨져 훗날 가장 영롱한 시간으로 기억될 거라고.
- 구자경 (호서고등학교 국어 교사)
첫댓글 우와!
표지도 너무 예뻐요^^
청소년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가득 넘치십니다.
ㅎ선생님..그 사랑을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제목 딱 꽂히네요.
축하드립니다
강렬하죠잉 ㅎ감사합니닷
ㅎ감솨합니다😘💟
표지부터 아리땁네요💕 진심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아리땁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당~🤩
사랑스럽고 깜찍한 표지! 축하드립니당^^ 예스에서 5권 주문했슴다 받아보고 좋으면 추천 많이 할 겁니당 ㅎ
어머나~고맙습니다! 🧡📍
제목들이 구미가 당깁니다~^^
언능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감사해요 쌤, 어서 짱짱하게 나으시길요~~
축하드려요. 선생님. 저도 얼른 읽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