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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자원으로 최고의 재미 선사한 대구국제마라톤 | |||
편집자 등록일 : 2016-04-03 오후 8:29:13 | |||
2016 대구국제마라톤이 4월3일 대구국체보상공원 일원 순환코스에서 진행됐다.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국내 선수들이 선발기준기록(남자 2:13:59 이내, 여자 2:32:27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결과적으로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시청자에게 선사해주었다.
올해 대구국제마라톤은 철저히 국내 선수들의 기록 작성에 유리하도록 대회가 설계됐다. 13개국 37명의 해외선수 중 비 아프리카 선수를 20명이나 불렀고 페이스메이커 역시 남자 2시간10분, 여자 2시간 28분 페이스로 운영했다.
그러나 주최 측의 기대와 달리 국내선수의 레이스는 전혀 치열하지 않았다. 일단 국내선수114명이 각축을 벌일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가 현실과 동떨어졌다. 실제로는 남자 35명이 출발해 15명이 완주했고, 여자 7명이 출발해 전원 완주했다.
국내 남자부 레이스는 초반부터 선두그룹과 일정 거리를 두고 나홀로 레이스를 펼친 최민용이 1위를 차지했다. 중반까지는 기준기록을 통과하는 듯했으나 30km 이후 페이스가 점차 떨어지면서 2시간17분13초를 기록했다. 당초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노시완은 대회 직전 군산새만금마라톤에 출전하기로 전략을 바꾸고 컨디션 점검차 나와 15km까지 국제부 선두그룹에서 달렸다. 고양시청 성지훈도 기대를 모았으나 2시간20분35초(국내 4위)에 머물렀다
여자부에서는 쿤밍 전지훈련으로 결의를 다진 김성은(삼성전자)과 하프마라톤 한국기록 보유자 임경희(구미시청)가 초반부터 접전을 펼쳤다. 임경희는 20km 이후 치고나가 독주를 시작했고 기준기록 통과를 목표로 역주했으나 후반 페이스 저하를 막지 못해 기준기록보다 13초 늦은 2시간33분11초를 기록했다.
리우올림픽 대표선발 대회는 서울국제마라톤, 대구국제마라톤,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3개이며 지금까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정한 대표선발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는 남자부 심종섭(서울국제 2:13:47)과 여자부 안슬기(서울국제 2:32:15) 뿐이다.
한편 초청선수들이 경합한 국제부문에서는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졌다. 개인최고기록 2시간4분27초를 보유한 베테랑 제임스 크왐바이(34)가 남자부 레이스를 시종일관 이끌었고 페이스메이커를 포함해 10명 이내 선수가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25km 이후 크왐바이가 페이스를 끌어올리자 선두그룹이 붕괴됐고, 바로 추격전에 나선 것은 마라톤 경험이 없는 존 라갓(20)이었다. 크왐바이는 그러나 최근 5년간 시즌기록을 모두 한국대회에서 기록한 ‘친한파’ 마라토너 답게 여유 있는 레이스를 펼치며 1위로 골인했다. 존 라갓은 30~35km 구간에서 크왐바이의 스퍼트에 거리를 내주며 선두 카메라에서 사라졌으나 종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3초차이로 준우승했다.
여자 국제부부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25km 이후 선두그룹을 뚫고 나온 케냐의 케롤라인 키렐(35)과 페루의 이네스 멜초르(30)가 한치의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며 1초차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냈다. 마라톤 개인기록에서는 키렐이 2시간22분34초(2013 프랑크푸르트), 멜초르가 2시간26분48초(2014베를린)로 키렐 쪽이 앞서지만 10000m 기록에서는 멜초르(31:56.62)가 키렐(32:27.8)보다 낫다. 키렐은 찰거머리처럼 따라붙는 멜초르를 간헐적인 스퍼트로 뿌리치며 주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멜초르는 풍부한 트랙 경험을 살려 결승선 앞까지 맹추격했지만 아깝게 키렐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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