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저금리 기조와 정부 정책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이 같은 소형 주거시설은 대개 원룸형이다.
대학생이나 미혼의 직장인 등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1~2인 가구를 위해 태어난 도시형생활주택도 임대수익률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초소형의 원룸 형태가 보편화 됐다.
같은 면적에 집을 작게 지을수록 더 많은 집을 들일 수 있고, 그러면 월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건설회사들이 분양가를 끌어 내린 영향도 있다. 초소형으로 지어 분양가를 낮춰야만 1억원 안팎의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룸형의 초소형 주택이 급증하면서 공실이 느는 등 부작용이 일자 소형 주택시장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거실과 방, 방과 방의 투룸형이나 크기를 키워 주거 쾌적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분양시장에서도 청약 성적 좋아
실제로 부동산정보회사인 에프알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 33㎡ 이상인 오피스텔은 전체의 43.6% 였는데 올해는 48.9%로 5.3%포인트 늘었다. 투룸형의 오피스텔도 지난해 11.8%에서 올해 14.1%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2~3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이 많지 않은 데다 고소득 독신자는 물론 신혼부부 등도 투룸형의 소형 주택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초소형의 경우 주거 쾌적성이 떨어져 공실이 늘고 있는 영향도 있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투룸형의 소형 주택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소형 주택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룸형의 소형 주거시설은 인기도 높은 편이다.
최근 한화건설이 서울 상암동에서 분양한 상암오벨리스크 2차는 전용 35~43㎡의 투룸형 15실에 383명이 청약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서울 문정동에서 나온 송파아이파크도 투룸형인 전용 50~55㎡가 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평균 경쟁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투룸ㆍ쓰리룸형 꾸준히 나올 듯
▲ 새천년종합건설㈜이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광교 어드밴스힐 오피스텔의 투룸형 평면도.
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동도건설은 인천 부개동에서 전용 33~59㎡에 이르는 투룸형 소형 주거시설을 분양한다.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에선 전용 51~76㎡의 투룸형 오피스텔도 분양 중이고, 서울 답십리동에선 전용 30~39㎡짜리 투룸형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이 분양 중이다.
서울 구로구에서 도시형생활주택을 분양한 부동산개발회사의 한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공실률이 20%에 이르고 있다”며 “반면 투룸형의 소형 주거시설은 공실이 거의 없어 실질 임대수익률이 오히려 원룸형보다 높다”고 말했다.
투룸형이나 덩치가 커 진 소형 주거시설은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 우려 속에서도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이 때문에 소형 주거시장에서도 틈새를 공략하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소형 주거시설도 주거 쾌적성을 높여야 분양은 물론 임대시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서비스 면적인 테라스를 들이거나 투룸ㆍ쓰리룸형으로 설계, 주거 쾌적성을 높인 상품이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