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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적회귤(陸績懷橘)
육적이 귤을 가슴에 품다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하는 말이다.
陸 : 뭍 육(阝/8)
績 : 길쌈 적(糹/11)
懷 : 품을 회(忄/16)
橘 : 귤 귤(木/12)
孝(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 왔으며 인륜의 중요한 덕목이다. 신체 발부(髮膚)는 부모로부터 받아 이를 조금도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의 근본이란 孝經(효경)의 말씀은 뒷전으로 밀어두더라도 효는 오늘날 많이 퇴색됐다.
이제는 노인이 삶의 지혜가 풍부한 선임자라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걸림돌이다. 대중교통의 경로석을 경건하게 앉아 노인을 생각하는 자리라고 규정하는 네티즌들의 재치에 기가 막히면서도 씁쓸함을 느낀다.
설날을 맞아 어른을 찾는 때 옛적의 이야기지만 6세의 꼬마가 어머니를 위해 귤을 품어가려 했다는 육적회귤(陸績懷橘)의 유명한 고사를 떠올려 본다.
육적(陸績)은 오(吳)나라 왕 손권(孫權)의 참모를 지낸 사람이다. 그가 6세 때 구강(九江)이란 곳에서 후한(後漢) 말의 명문 원술(袁術)을 만났다.
영특한 꼬마를 보고 원술이 쟁반에 귤을 담아 내 왔는데 육적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다가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귤을 품속에 감췄다.
갈 때가 되어 고별인사를 하려고 일어나 허리를 굽히자 귤이 굴러 떨어졌다. 꼬마가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하는 것을 달래며 원술이 연유를 물어보았다.
꼬마가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집에 계시는 어머니를 드리려고 그랬습니다.' 이 말을 들은 원술은 그 효성을 매우 기특하게 여겨 남은 귤을 모두 싸 주었다.
원(元)나라 때 곽거경(郭居敬)이 중국의 대표적인 효자 24명의 효행을 적은 이십사효(二十四孝)에 나와 있다.
조선 가사문학의 거봉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의 조홍시가(早紅柹歌) 제1수는 홍시를 갖다 드릴 부모가 안 계신 것을 슬퍼했다.
제2수에는 ‘왕상의 잉어 잡고 맹종의 죽순 꺾어/ 검던 머리 희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 일생에 정성껏 효도함을 증자같이 하리라’고 읊고 있다.
여기에는 24효 중의 왕상(王祥), 맹종(孟宗), 노래자(老萊子), 증자(曾子)가 모두 등장한다.
고래의 유명한 효까지 바라는 부모는 없다. 다만 자식들이 뒤늦게 철들어 부모를 모시려고 하면 그 때는 이미 가신 뒤라 풍수지탄(風樹之嘆)의 한만 남는다.
효는 실천이다
인삼을 쪄 꿀에 재서 오래 두고 먹는 '인삼 꿀절임'을 안 건 대학 다닐 때였다. 해 뜨기 전 곤한 잠을 깨운 건 아버지였다. 가족들 깨지 않게 조용히 따라오라고 했다. 차를 타고 간 게 경동시장. 가게 문을 열기 전이라 근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버지는 이전부터 아는 집처럼 쉽게 인삼가게를 찾아들어 갔다. 주인이 문 여는 걸 도와주며 꿀에 잴 인삼을 달라고 했다. 주인은 바로 '어제 들어온 최고 삼'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달라는 대로 대금을 치렀다. "어머니 드릴 약이라 깎으면 부정 탑니다"라자 주인이 고맙다며 대신 인삼을 따로 좀 싸줬다.
어머니에게 할머니께 드릴 거라고 하자 마뜩잖은 표정으로 인삼을 씻고 찌면서 내내 군소리를 했다. "인삼은 이렇게 크고 굵은 거보다 좀 가늘고 작은 게 약효가 더 있다. 이 많은 걸 노인네가 은제 다 드시겠냐? 옛말에 인삼 많이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단다. 한 푼도 안 깎았지? 이런 거는 인삼을 아는 내가 사야 제대로 된 실한 놈을 사는 건데 형편 모르는 양반이 헛돈 쓴 거다라며 아쉬워했다.
고향 큰댁에 계시는 할머니께 드리려고 가는 보자기에 싼 인삼 꿀절임은 몇 걸음 걷고 나서 손을 번갈아 들 만큼 무거웠다. 보자기를 풀고 아버지가 인삼을 꺼내 할머니 입에 넣어드렸다. 연신 웃으며 '나이 든 분들 면역력을 키우는 데는 이게 최고'라고 몇 번이나 말씀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아버지는 흡족해하며 고사성어 '육적회귤(陸績懷橘)'을 입에 올려 당신의 어머니께 드린 인삼 꿀절임의 의미를 새겼다.
이 성어는 육적이 여섯 살 때 아버지 육강(陸康)과 함께 당대의 명문거족 원술(袁術)을 만났을 때 육 씨 부자에게 귤을 대접한 일화에서 비롯했다. 육적은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몰래 귤 두 개를 자신의 품속에 넣었고, 나가면서 인사하다가 그만 귤이 떨어져 굴렀다. 원술이 육적에게 "육랑(육적을 가리킴)은 손님으로 와서 어찌하여 귤을 품에 넣었느냐"고 물었다. 육적은 "집에 돌아가 어머님께 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하자 원술이 어린 그의 효심에 감동해 귤을 더 싸줬다.
훈훈한 일화이지만 이후에 원술은 군량 요청을 거절한 육적의 아버지 육강에게 화가 나 손책을 시켜 육강을 공격하게 한다. 귤을 주고 아버지의 목숨을 뺐었다. 육강은 일족을 모두 오현으로 피난시키고 자신은 함락된 성에서 죽었다. 삼국지(三國志) 오서(吳書)에 나온다. 육적은 용모가 웅장하고 박학다식해 천문, 역법, 산술 등 읽지 않은 것이 없는 오나라의 인물이나 애석하게 32세에 죽었다.
그런 설명을 길게 한 데 이어 아버지는 "'효도 효(孝)'자는 파자(破字)하면 '늙을 노(耂)'자와 '아들 자(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子자가 耂자 아래에 있으니 아들이 노인을 등에 업은 것과도 같다. 어른을 모시는 것이 효의 근본이라는 것을 말하는 글자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다시 육적을 거론하며 "여섯 살짜리가 효를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효를 본능이라는 주장도 많지만, 실은 학습이다. 가르쳐 알 게 해야 한다. 육적의 아버지의 가르침이 필시 육적회귤을 낳았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효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중요한 윤리적 가치로 여겨져 왔다. 유교는 효를 인간의 기본 덕목으로 강조하고, 불교도 효를 중요한 수행과제로 삼았다. 효의 정의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화해 왔다. 부모의 뜻을 따르고,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모든 행동이 효라는 설명을 더 길게 한 뒤 아버지는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선물에 대한 보답은 '회귤' 정도로는 안 된다. 결국 효도는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모든 것이다"고 정의했다.
아버지는 "효도는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생 실천해야 하는 덕목이다. 효도는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관이지만, 그 의미는 세계 어디서나 통용된다"며 효도는 가족에 대한 의무와 사랑을 나타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보여 준다고도 했다. 이어 "효심은 효도를 실천하는 동력이다. 효심이 있는 사람은 부모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효도는 본능과 습득이 함께 작용해 형성된다. 인간은 본래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마음을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면 효를 제대로 실천할 수 없다"며 꾸준한 실천을 당부했다.
아버지는 "효는 효심에서 나오고 효심은 가르쳐야 하는 거다. 효는 실천이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효심은 손주들이 여섯 살이 넘기 전부터 일일이 가르쳐 물려줘야 할 덕목이다.
▶️ 陸(뭍 륙/육)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坴(륙)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지붕이 높은 건물의 모양의 六(륙)과 土(토; 토지, 곳)로 이루어진 坴(륙)은 흙더미의 모양이 전하여 높이 솟구쳐 오른 언덕을 뜻하고, 물이 있는 곳에 대하여 육지와 나중에 지형(地形)에 관계가 있음을 똑똑히 하기 위하여 좌부변(阝=阜; 언덕)部를 더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陸자는 ‘육지’나 ‘땅’, ‘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陸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坴(언덕 륙)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坴자는 흙과 산이 결합한 것이다. 여기에 언덕을 그린 阜자까지 있으니 陸자는 구릉과 흙, 산과 같이 육지의 다양한 지형을 그려 넣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陸(륙/육)은 ①뭍(지구의 표면에서 바다를 뺀 나머지 부분. 섬이 아닌 본토) ②육지(陸地) ③땅 ④언덕 ⑤길 ⑥높고 평평(平平)한 땅 ⑦여섯(六과 통용) ⑧뛰다 ⑨두텁다 ⑩어긋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다 해(海), 물 수(水), 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육지에서 싸우는 군대를 육군(陸軍), 물에 덮이지 않은 지구 표면을 육지(陸地), 물이나 공중이 아닌 땅의 위를 육상(陸上), 육상의 우묵한 곳이나 계곡 등을 건너기 위해 놓은 다리를 육교(陸橋), 육지와 바다를 육해(陸海), 육상으로 난 길을 육로(陸路), 바다에 있는 것을 뭍으로 올림을 육양(陸揚), 땅에서 나는 풀을 육초(陸草),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육지를 내륙(內陸), 지역이 넓은 육지를 대륙(大陸), 공중에서 땅으로 내려 앉는 일을 착륙(着陸),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비행기 따위가 땅 위를 떠나 떠오름을 이륙(離陸), 배에서 육지에 오름을 등륙(登陸), 육지와 섬 같은 곳과의 사이가 메워져 잇닿음 또는 사이를 메워서 잇댐을 연륙(連陸), 육지에서 배를 저으려 한다는 뜻으로 되지 않을 일을 억지로 하고자 한다는 말을 육지행선(陸地行船), 산과 바다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물을 이르는 말을 수륙진미(水陸珍味),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등에 쓰인다.
▶️ 績(길쌈할 적)은 ❶형성문자로 勣(적)과 동자(同字), 绩(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責(책, 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責(책, 적)은 같이 생긴 것을 모으는 것을 나타낸다. 실 사(糸; 실타래)部는 실, 績(적)은 실을 꼬다, 뽑는 일을 나타낸다. 나중에 실(糸)에 한하지 않고 일을 마무리하다, 일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績자는 ‘길쌈하다’나 ‘깁다’, ‘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績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責(꾸짖을 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責자는 ‘꾸짖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책, 적’으로의 발음 역할을 한다. 績자의 본래 ‘삼다’란 뜻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삼다’란 물레 따위로 실을 뽑아내는 것을 말한다. 누에고치를 삶아 실을 뽑고 이를 다시 물레에 돌려 실타래를 만드는 과정은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績자는 ‘삼다’를 뜻했다가 후에 어떠한 노력에 따른 ‘성과’나 ‘공적’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績(적)은 ①길쌈하다(실을 내어 옷감을 짜다) ②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③뽑다, 잣다(물레 따위로 섬유에서 실을 뽑다) ④삼다 ⑤잇다 ⑥방적(紡績) ⑦공적(功績) ⑧성과(成果) ⑨일 ⑩사업(事業) ⑪치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짤 조(組), 길쌈 방(紡), 짤 직(織)이다. 용례로는 삼에서 실을 뽑음을 적마(績麻), 실을 뽑는 여자를 적녀(績女), 사업이나 일을 한 결과로 얻은 실적을 성적(成績), 실제의 업적 또는 공적을 실적(實績), 어떤 사업이나 연구 따위에서 이룩해 놓은 성과를 업적(業績), 쌓은 공로나 애쓴 보람을 공적(功績), 동식물의 섬유를 가공하여 실을 만듦을 방적(紡績), 잘 다스린 공적 또는 정치 상의 업적을 치적(治績), 훌륭하게 여길 만한 큰 공적을 비적(丕績), 애써 세운 공적이나 힘들여 이룬 공적을 노적(勞績), 위대한 공적을 위적(偉績), 그 이전에 이루어 놓은 치적을 전적(前績), 실을 뽑아냄을 주적(紬績), 관리의 성적을 상고하여 열등한 자는 물리치고 우수한 자는 올리어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고적유명(考績幽明),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안에서 길쌈을 한다는 말을 첩어적방(妾御績紡) 등에 쓰인다.
▶️ 懷(품을 회)는 ❶형성문자로 懐(회)의 본자(本字), 怀(회)는 간자(簡字), 褱(회)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되풀이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褱(회)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懷자는 ‘품다’나 ‘위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懷자는 心(마음 심)자와 褱(품을 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褱자는 衣(옷 의)자에 目(눈 목)자를 결합한 것으로 ‘품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품다’라는 뜻은 褱자가 먼저 쓰였었다. 금문에서 나온 褱자를 보면 衣자 안에 눈과 눈물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눈물을 가슴에 묻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褱자는 자신의 슬픔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품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소전에서는 여기에 心자를 더해 懷자가 감정과 관련된 글자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懷(회)는 마음에 돌이켜 생각하다의 뜻으로 ①품다 ②임신하다 ③생각하다 ④싸다, 둘러싸다 ⑤따르다 ⑥위로하다 ⑦달래다 ⑧보내다, 보내어 위로하다 ⑨길들이다, 따르게 하다 ⑩편안하다 ⑪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다다르다 ⑫품, 가슴 ⑬마음, 생각 ⑭기분(氣分)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이 밸 잉(孕), 안을 포(抱)이다. 용례로는 마음속에 품은 의심을 회의(懷疑),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회포(懷抱), 교묘한 수단으로 설복시킴을 회유(懷柔), 감각이 있는 모든 생명을 회생(懷生),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함을 회고(懷古), 고향을 그리며 생각함을 회향(懷鄕), 마음에 품은 정의나 애정을 회정(懷情), 성숙기에 이른 여자가 춘정을 느낌을 회춘(懷春), 안락한 거처를 생각함 또는 고향을 생각함을 회토(懷土),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함을 회구(懷舊), 흰빛을 피하기 위하여 가사에 어떤 물을 들임을 회색(懷色), 위태롭게 여김을 회위(懷危), 마음에 있는 사람을 생각함을 회인(懷人), 마음속에 품고 있는 회포를 소회(所懷), 지난 일이나 사람을 생각하여 그리워함을 추회(追懷), 그윽한 회포를 유회(幽懷), 객지에서 품게 되는 울적한 느낌을 객회(客懷), 언짢은 일을 마음에 끼워 둠을 개회(介懷), 객지에서 품게 되는 울적한 느낌을 여회(旅懷), 마음에 품은 생각을 말함을 술회(述懷), 거리낌이 없는 마음을 탄회(坦懷), 괴로운 생각을 고회(苦懷), 품은 생각을 풀어 말함을 서회(敍懷), 마음속을 헤쳐서 시원하게 함을 창회(暢懷), 고상한 생각이나 마음을 고회(高懷), 오랜 회포를 구회(久懷), 이별할 때의 슬픈 회포를 별회(別懷), 병을 앓고 있는 동안의 회포를 병회(病懷), 본디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는 뜻이나 회포를 본회(本懷), 마음속에 서린 슬픈 시름을 비회(悲懷),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터놓음을 허심탄회(虛心坦懷),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을 망운지회(望雲之懷), 쫓기던 새가 사람의 품안으로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하면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을 궁조입회(窮鳥入懷), 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죄가 된다는 뜻으로 분수에 맞지 않는 귀한 물건을 지니고 있으면 훗날 재앙을 부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회벽유죄(懷璧有罪), 임금의 총애를 믿고 물러가야 할 때에 물러가지 않고 벼슬자리만 헛되이 차지함을 가리키는 말을 회총시위(懷寵尸位) 등에 쓰인다.
▶️ 橘(귤 귤)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木(목;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矞(율, 귤)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橘(귤)은 귤나무의 열매. 동글납작한 액과(液果)로 물이 많고, 맛은 시면서도 달콤 쌉쌀함. 껍질은 등황색(橙黃色). 껍질을 벗겨 살을 먹거나 쥬스나 향료(香料) 따위에 쓰고, 껍질은 말려서 약에 씀. 감귤(柑橘). 귤포. 밀감. 오렌지 등의 뜻으로 ①귤 ②귤나무 ③달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귤 감(柑)이다. 용례로는 귤나무의 잎을 귤엽(橘葉), 귤과 유자를 귤유(橘柚), 귤 속을 까서 넣거나 또는 귤껍질을 썰어 넣고 빚은 술을 귤주(橘酒), 귤의 껍질을 귤피(橘皮), 귤피의 안쪽에 있는 흰 부분을 벗겨낸 껍질을 귤홍(橘紅), 귤나무의 꽃을 귤화(橘花), 의사나 의원을 달리 이르는 말을 귤정(橘井), 귤이나 밀감의 총칭을 감귤(柑橘), 아직 익지 아니한 푸른 귤을 청귤(靑橘), 탱자나무를 구귤(枸橘), 귤을 품속에 품는다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회귤(懷橘), 바둑을 두는 즐거움을 이르는 말을 귤중지락(橘中之樂),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사람도 환경에 따라 기질이 변한다는 말을 귤화위지(橘化爲枳) 남쪽 땅의 귤나무를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 나무로 변한다는 뜻으로 사람도 그 처해 있는 곳에 따라 선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됨을 이르는 말을 남귤북지(南橘北枳)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