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드리드길에 있는 알카샤렌에서 비야돌리드로 이동했다.
마드리드길은 프랑스길에 비해 알베르게도 넉넉치 않았으며,
식당이나 카페테리아가 문을 닫은 경우가 많아서, 순례단원들은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10여명의 순례자가 단체로 마드리드길을
5월 기간중에 걷는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었고,
그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우리 순례단은,
가장 많이 걷는다는 '프랑스길'로 애초 일정보다 하루이틀 먼저 건너가기로 하였다.
레온 시청사 앞 광장에서 모여 다시 10km를 걸었다.
알베르게 라 카사 데 카미노 .... 라는 알베르게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곳에서는 전세계 산티아고 순레자들이 모여 디너 10유로만 내면 순례자메뉴라고 해서 풀코스 요리가 나온다. 에피타이져 코스로 우선 스프와 스파게티가 나왔고, 족발요리가 본메뉴로 나왔다. 그리고 각종 음료와 와인가지 푸짐한 상차림으로 순례자들을 환영했다. 음식재료값도 10유로가 넘을 듯 한데... 오직 순례자들을 환대하기 위한 저녁 만찬 자리였다. 순례자들의 따뜻한 환대가 있는 이 곳을 추천하고 싶다. 순례 기간중에 흔치 않는 알베르게다. 처음에 도착했을때 모든 순례자에게 오렌지쥬스를 한잔씩 나누어 주는 곳이다. 단지 물한잔 먼저 건네주는 그런 곳을 순례중에 만난다면 무조건 들어가서 하루 묵으시길....
우리는 어김없이 6시경 순례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38km를 걷는 하루일정이다. 이번 기간중에 아마 가장 많은 이동거리가 될 것이다. 한시간당 5km정도 걸어주어야 하루순례를 오후 3시경 마칠수 있는 거리다.
순례길에 만나는 전셰계에서 온 카미노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것도 순례기간중의 묘미다.
모든 장면 하나 하나 작품이 되는 곳.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아름다운 장면으로만 비춰진다.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눈. 우리는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른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산 루만 데 라 베가.... 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38km보다 몇 키로 더 걸었다. 녹초가 된 우리는 알베르게를 찾아들어갔다. 애초 예정된 알베르게 숙소보다 그 윗 족 30m 위에 새로 신축한 알베르게가 있어 반반으로 순례단원들이 나뉘어졌다. 모든 알베르게들이 각자의 운영체계와 ㅅ비스가 다르기 대문에 어디가 더 좋다고 감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취향과 선호도로 선택해서 들어가는 거다. 깨끗한 곳은 좀 비싸고, 오래된 알베르게는 그만큼의 전통과 ㄱ즈넉함이 숨어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지리산 세석평전의 10배 정도 될 것 같은 포스의 산맥을 넘었다. 온 사방 산기슭에 봄향기가 날리고 있었고, 다양한 색의 꽃들이 만발한 능선을 바라보며 걸었다.
걷는내내 '꽃길만 걷게 해줄께!' 라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는 분명 꽃길만 2시간여 가량 걸었던 것이다.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내내 산기슭 주변 곳곳이 꽃밭 한가득이었다... 인도의 그 유명한 '꽃들의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비야프랑카에 도착했다. 정확한 마을 명칭은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다. 스페인하숙으로 유명해진 도시가 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순례자들이 그냥 지나쳐가는 곳중에 한 곳 이었는데...
오래된 알베르게... 이곳에서 일부 묵고, 나머지 순례단원들은 스페인하숙 촬영지인 곳에서 묵기로 했다.
순례자메뉴 9유로만 내면, 위와같이 '빠에야' 라고 하는 해물넣고 닭고기 넣고 살을 넣은 후 만드는 일종을 볶음밥을 만들어 내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