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포항서 태풍 피해복구 안간힘
경찰 수사 본격화… “오어지 방류, 냉천 범람여부 확인 필요”
“‘지하주차장 침수’‧‘펜션 붕괴’‧‘포스코 화재’ 함께 들여 다 봐야”
제11호 태풍 ‘힌남노’ 여파로 포항에서 9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액은 1조7천여억 원에 이른다. 사유시설 피해액은 1조7천억 원, 공공시설 피해액은 300억 원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기업체에 집중됐다.
포스코는 인근 냉천 범람으로 상당수 공장 지하시설이 물에 잠겼다. 생산과 출하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설비 교체 등이 필요하다. 빨라도 10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침수 피해를 입는 등 포항지역 90여개 기업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이로 인한 92개 기업 피해액은 조업 중단으로 인한 손실액과 설비 복구액을 포함해 1조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포항시에서 추정하고 있다.
교회의 피해도 컸다. 경동노회 산하 7개 교회를 비롯해 포항 지역 다수의 교회들도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총회재난봉사단(단장 이성규 장로)을 재난현장에 보내 주민들의 일상회복을 도왔다.
봉사단원 20여 명은 7일 침수피해를 입은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네리를 찾아 동네 주민들의 가재도구 정리와 쓰레기 수거 등 환경정화와 피해복구를 지원했다.
또 주민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회복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김영걸 목사(포항동부교회)는 “현장에 와보니 주민들의 피해가 엄청나다”며 “하루 빨리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인들의 봉사활동도 이어졌다.
포항새물결교회 교인 11명은 흙탕물을 뒤집어 쓴 교회 시설 바닥과 집기를 씻으며 주일예배 준비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장 모 권사는 “오천지역 집들이 침수되고 오천시장은 흡사 전쟁터와 같았다”며 “온 종일 물을 퍼내고 침수된 가재도구를 씻고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대훈 목사(포항대송교회)는 “이제 하나하나씩 정리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많은 분들의 마음이 나눠지면 함께 힘을 얻어서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수사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60여 명 규모의 대규모 수사전담팀을 꾸려 침수 사고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6일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파일을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단 8분 만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완전히 물에 잠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민 증언과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과실 유무를 확인할 방침이다.
주민들은 “냉천의 범람이 태풍을 대비해 저수지의 물을 사전 방류를 하지 않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잘못이다, 역대급 태풍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러면 사전에 상당한 량의 물을 방류해야 했었다. 홍수예방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남구 오천읍 항사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강모씨(49)는 “‘힌남노’를 대비해 지난 5일 오어지 사전 방류를 요구했지만, 농어촌공사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포항지소는 지난 5일 오어지의 저수량이 47%(오전 9시50분 기준)에 그쳐 사전 방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 사전 방류는 저수량 80% 수준일 때 시행한다”며 “태풍에 6일 저수량 80%가 넘으면 방류가 되도록 수문을 열어놨다”고 해명했다.
차를 빼라고 한 안내방송과 관련,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찰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숙지하고 차를 미리 지상에 세워둬야 한다. 또 지하 주차장 입구에는 물막이용 모래주머니나 구조물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언론인들은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홍수 등의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오어지(담수능력 480만t) 방류의 냉천 범람여부, 그 시간 지하주차장 내 차를 빼라는 자체방송, 유독 한 아파트에서 희생자가 많았던 이유, 아파트 차수벽(담벽) 붕괴여부와 ‘지하주차장 침수(8분 만에), '오천읍 항사리 한 펜션의 붕괴', '포스코 화재’를 동시에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세월호 침몰' 악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태풍이 울산 앞바다로 빠져 나갔는데도 포항 냉천 범람에 따른 피해가 컸다”며 “언론은 몰아가는 경향이 있어 다 믿지 말고, 기상청을 통한 관련자료 입수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