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 : (가) 고재종 <세한도>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추사 김정희의 그림 ‘세한도’에 묘사된 ‘소나무’의 의미를 ‘청솔’로 형상화하여 부정적 상황을 견디는 의지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시의 공간은 ‘날로 기우둠해 가는 마을 회관’으로 상징되는 쇠락해 가는 농촌이며, 농촌에 가해지는 시련과 고난을ㅇ 함께 겪으며 아파해 온 대상으로 ‘청솔’의 모습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쇠락해 가는 이 공간에는 ‘꼿꼿이’ 서서 푸른 숨결을 풀어내는 청솔이 있고, 이 청솔을 바라보며 ‘난장 난 비닐하우스’를 일으키는 ‘몇몇들’이 잇다. 화자는 이들에 주목할 것을 요구하면서, 결국 이들을 통해 반드시 도래하고야 말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희망과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의지적, 희망적
주제 : 쇠락해 가는 농촌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
특징
① 김정희의 ‘세한도’를 차용하여 농촌의 힘겨운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② 청솔의 푸른빛과 아침 태양의 꼭두서니빛의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출전 : <창작과 비평> 1998
작품 연구실 ; 회화와 시의 만남
시인이 제목으로 사용한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할 때, 북경에 사신으로 갔다 오며 자신을 잊지 않고 귀한 책들을 구해 보내 준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 준 그림이다. 세한에 그 푸른빛이 더욱 선명한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의리와 절개를 지키는 이상적의 마음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낸 것이다. 시인은 추사의 ‘세한도’에 나타난 푸른빛에 마을 회관을 지키는 청솔의 모습을 연결시킨다. 이를 통해 어려운 시절 더욱 그 빛을 드러내는 이상적의 마음처럼 극한의 어려움에 처한 농촌 현실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나) 최두석 <성에꽃>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어느 추운 겨울날의 새벽, 시내 버스 창가에 어린 성에를 통해서, 힘겨운 삶을 함께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시적 화자의 애정과 더불어 암울한 정치 현실을 노래한 작품이다. 특히 이 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적 화자가 동시대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차장 너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버스에 앉아 그들이 남긴 숨결을 함께 느낀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적 화자의 행동은 차창에 서린 ‘성에꽃’의 꽃이파리들을 자리를 옮겨 다니며 들여다보는 행동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삶과 정서를 자신에게도 의미 있고 소중한 것으로 느끼는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 주기 위한 것이다. 한편 엄동 혹한은 외형만 바뀐 군사 독재가 연장되던 당시의 암울한 시대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는 ‘지금도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라는 부분에서 더욱 분명히 나타난다. 화자의 정서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구속된 벗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아나가고 있는데, 이는 그 벗이 화자와 함께 오랫동안 걸어왔다는 그 길이 민중과 민족에 대한 애정을 실천하는 삶이었음을 암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핵심 정리
주제 :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친구에 대한 그리움 )
특징
① 감각적이고 역설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② 감성과 지성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잡힌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작품 연구실 : <작품의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어느 추운 겨울날 새벽, 시내 버스 창가에 어린성에꽃을 통해서, 힘겨운 삶을 함께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시적 화자의 애정과 더불어 암울한 정치 상황을 노래한 작품이다.
특히, 이 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적 화자가 동시대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차창 너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버스에 앉아 그들이 남긴 숨결을 함께 느낀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적 화자의 행동은 차장에 서린 ‘성에꽃’의 ‘꽃이파리’들을 자리를 옮겨 다니며 들여다보는 행동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모습은 그들의 삶과 정서를 자신에게도 의미 있고 소중한 것으로 느끼는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 주기 위한 것이다.
한편,‘엄동 혹한’은 외형만 바뀐 군사 독재가 연장되던 당시의 암울한 시대 상황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는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라는 부분에서 더욱 분명히 나타난다. 화자의 정서는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구속된 벗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는 그 벗이 화자와 함께 오랫동안 걸었왔다는 그 길이 민중과 민족에 대한 애정을 실천하는 삶이었음을 암시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이처럼 이 시는 ‘성에꽃’이라는 서정적인 소재를 통하여 서민들의 고달한 삶에 대한 애정과 함께 어두운 사회 현실을 노래한, 감성과 지성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작품 연구실 : <성에꽃의 의미>
이 시에서 사용된 ‘성에꽃’은 유리창에 핀 성에를 의미한다. 그러나 단순히 유리창에 서린 지시적, 사전적 의미로서의 성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늦은 밤이나 새벽, 시내버스를 타고 차가운 삶의 현장을 다녀야만 하는 서민들의 입김과 숨결을 의미한다. 즉, 서민들의 막막한 한숨 또는 정렬의 숨결이 만나 피워낸 아름다운 꽃인 것이다. 화자는 그 숨결을 통해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막막한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고단한 삶을 역설적으로 아름다운 ‘성에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삶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화자가 그 사람들의 삶을 자신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작품 연구실 : <「성에꽃」에서 ‘창’의 의미>
일반적인 시에서 ‘창’은 흔히 외부 세계와 연결 통로 또는 매개체로서 사용된다. 이 시에서도 이른 새벽 성에가 낀 버스의 창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가 된다. 비록 성에 낀 창을 통해 보는 세계가 차창 너머의 세계가 아닌, 같은 버스에 앉았을 서민들의 숨결을 통해 느끼는 세계라 할지라도 세계를 바라보는 통로임에는 분명하다. 그창에 비친 세상의 풍경은 얼룩져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은 막막하다. 그러나 그 막막하고 팍팍함에서 오는 슬픔을 ‘성에’의 아름다움을 통해 잊게 된다. 왜냐하면 ‘성에’는 동시대인들의 숨결과 입김, 즉 공동체 의식 그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