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아.
내달 4월9일 토요일은 동창회 정기 산행가는 날이다. 스케쥴 비어놓아라. 병욱대장을 필두로 몇이서 예비산행을 다녀왔으니 홈피를 통해 보고 드립니다.
서울사범병설 중학교 정문 앞 차도를 넘어 자그마한 역에서 출발한 둘레길 기차는 왕십리 종점을 향해 천천히 달렸고, 방과 후 우리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그 철길을 걸어 어디까지나 가곤하였다. 누구나처럼 나 역시 철길을 따라 걷던 기억은 새록새록 나는데 왜 그리 걸었는지 누구와 노닥거리며 걸었는지 도통 기억이 없다. 장난에만 열중했던 당시를 회상하면 친구들과 군것질로 차비를 다 써버렸으니 걸을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던 것 같다. 지금 남아있는 건 개구쟁이들과 그 철길을 하염없이 걸었다는 기억뿐이다.
이번에 미리가 본 북한강 둘레길은 정약용의 호를 따 붙인 다산 둘레길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들의 기억 속에 만 남아 있는 추억의 왕십리 철길을 연상하게 한다. 그것도 그런 것이 이 철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은 온통 애처가이거나 연인들뿐이고 누구의 글에서 보는것처럼 '왕십리 연가'를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인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사범병중은 남녀 공학이 아니던가? 다만 추억의 왕십리 철길과 다른 점은 주변의 확 트인 북한강의 물줄기와 팔당 댐 주변의 산과 어우러진 절경뿐이다.
그리고....
철길 따라 약 한 두 시간 걸어 도착한 봉쥬루 한옥 까페(?)엔 서울서 몰려온 아베크족들로 꽉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더하고 있었다. 철길 따라 걷던 우리는 철길 5m도 안 된 곳에 간판도 없이 서 있는 여러 채의 한옥마을을 바라보면서, 웬 한옥마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지나치려다 우연히 들른 곳이 봉쥬루였다. 들러볼까 말까 다투면서... 그것도 “예비답사를 하려면...” 하는 약간의 의무감 때문에 그 곳을 들르게 되었고, 때마침 해우소解憂所 생각이 나서 긴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도 그곳을 둘러보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해우소 말이 났으니 말이지 이건 비밀인데... 봉쥬루에 도착하기 약 10분 전, 잠시 쉬어가는 쉼터에서 누군가 옆 사람(우리 일행이 아니다)이 주섬주섬 없어지더니 조금 있다가 밝은 얼굴로 올라오는 걸 보니, 아마 북한강 상류 흐르는 물을 해우소 삼아 解憂(근심을 벗어버린)한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 때 우리에겐 그만큼 해우소가 필요했고 해우를 하기위해 들른 봉쥬루가 그 만큼 명소인 줄 몰랐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여기 모인 아베크 족 대부분은 우리처럼 철길 따라 걸어 온 나들이 객이 아닌것 같았고, 이곳의 분위기 때문에 서울에서 차를 타고 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것은 수 백 대를 주차할 큰 주차장에 주차 안내원들이 차량을 정리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자세히 쓰면 병욱대장의 산행후기에 쓸 자료가 없을 터이니 이만큼만 소개하기로 하자. 한가지 만 더 언급한다면 겨울연가의 어린 시절, 동창인 배용준과 최지우가 만나는 낭만의 겨울 산장 정도의 운치가 깃든 곳이라고 만 언급해 두자. 아참, 겨울연가에서 배용준과 최지우는 중학교 동창이던가? 고등학교 동창이던가? 겨울연가를 끝까지 봤건만 이것이 생각나지않고 헛갈리니.. 친구들아, 누구 아는 사람이 있으면 나중에 그걸 내게 알려주렴. 중학교 동창이면 더 좋으련만....ㅎㅎㅎ 그리고 여기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덕에서 산악대장이 빈대떡 몇덩어리를 살지도 모르니 어디 두고 보기로하자.
오늘 산행의 목표지점은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묘가 보존되어 있는 다산 유적지와 실학實學 박물관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산행은 북한강 둘레길 걷기 뿐 아니라 문화 탐방을 겸하는 문무文武 쌍수 겹장의 산행이 될 것이다. 역사공부를 통해 배운 것도 武보다 文이 중요하단 것 이었는데 산행에 문화답사를 걸치는 문무겹장 산행도 운치가 있지 않을까? 사실인즉, 이번 예비 답사에서 산행이란 말을 붙일 수 있는 언덕은 유일하게 정약용의 묘를 향해 오르는 언덕뿐이었고 나는 그 언덕도 오르기 싫어서 꾀를 부리다 만수에게 끌려서 올랐다. 그런데 좌청룡 우백호의 그 명당자리에 올라 주변의 풍광을 바라보니 감탄이 흘러나왔고 그때서야 여기 오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이번 산행은 산행이라기보다 추억의 철길 따라 걷는 다산 길 산책과 북한강 문화 나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그렇다고 산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도보로 3시간 넘는 코스를 걷게 되니 산행 못지않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한 스승인 정약용을 기리는 다산 생가 여유당, 여유당 언덕에 자리한 선생의 묘소, 그 업적이 전시된 다산기념관, 그리고 그의 실학사상을 현대적으로 조명한 다산문화관등 다산 유적지는 꼭 한번 찾아야 할 서울 근교의 명소이다. 그리고 다산 유적지와 담장을 같이한 실학박물관은 조선후기 실학사상의 형성과 전개, 천문과 지리 등 실학 전반을 체계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교과서에서만 대할 수 있었던 이익의 성호집, 박제가의 열하일기, 이수광의 지봉유설, 그리고 자명종, 혼천(별자리)천도, 동국대전도 등 귀한 문화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아 ~ , 유식해서 남 주나? 서양의 문예부흥에 비견할 실학사상을 영상물과 웅장한 규모에 담아 보여준 실학박물관의 면면은 손자들 데리고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있는 곳이고, 그곳을 한바퀴 돌고난 후 그날 밤 피곤이 몰려와 맞게 될 잠자리는 꽤나 달콤할 것이란 걸 장담할 수있다. 갔던 길을 버스로 되돌아오면서 차창을 스치는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은 과거를 회고하듯 그날 걸었던 산책길의 피로를 풀어줄 것이고, 시장기가 몰려와 마주 대하는 북한강 민물고기 매운탕은 맛을 더하리라.
전임자도 그랬겠지만, 이렇게 세심하게 설계하여 산행을 계획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토요일 오후 2시 이후에 서너시간의 산행으로 마땅한 코스를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건 모두 다 우리 나이 탓과 건강 탓을 배려하기 때문이겠지만 산행이 어디 높은 산을 오른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떠들며 즐긴다는 의미도 무시할 수 없으니 병욱대장과 현실부대장의 고충도 이해가 간다. 우린 즐기면 되지만 리더는 몇 명이나 올까 걱정하며 친구들이 와서 즐길 프로그램을 정성스레 짜고 있으니까...
아 참, 잊어버린 것 한 가지 더... 철길은 오가는 사람이 많아 두 명의 남녀학생이 짝지어 걷는 게 좋을 것 같고, 그래야 추억의 사범병중 왕십리 철길이 되겠기에 자기 짝을 미리 신청해도 좋고 그날 심지 뽑아 짝을 정해도 좋겠다는 것을 건의해 둔다. 결정은 회장단 몫이지만. ㅎㅎㅎ. 아무튼, 가슴이 설레는 건 만수뿐만이 아닐 것이다. 총각만 가슴이 있는 것 아니지 않은가? 여기, 가슴 설레이는 왕십리 추억을 따라 북한강 둘레길을 한번 걸으며 엣날을 되새겨 보자꾸나. 4월 둘째주 토요일에 여기 팔당역에서 만나자. 친구들아.
첫댓글 답사도 다녀오시고 수고들 많으셨어요. 못가본 길이라 더 아름답겠죠? 우리 친구들 모두들 함께 이 좋고 멋진 봄을 느껴 봤음 좋겠네요. 성배씨도 수고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성배씨 ,무슨 빽[?]이 있기에 똑 같은 글 두번씩 올려 준 답니까? 국수 맘껏 사준다 했으니 서울로 나들이 가야겠네요.
더두 말고 100 그릇만 사주셔요.[하루세끼x33일=99그릇 약 한달]한달은 끼니 걱정 안 해도,,,,농담이라도 고마워요
우리 병중애들 정말 짱,,,이다
현진아! 성배씨가 귀엽고 예뻐서 두번 올렸지. ㅎㅎ 사랑하는 현진아! 나 오늘 너무 실망스럽다. 병중새홈피주소적고 카페가입부탁드린다고 메세지를 100건정도 하였는데 단 한사람 영도씨만 가입하였네. 너무하는 것 아니니? 오늘도 골이 지근지근 아프네. 현진아!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동희야,한사람이 어디니,,빈 잔만 보지 말고 채워진[영도씨로]잔을 보며 즐거워 해야지!.너무 실망하지마,,언젠가 니가 흘린
눈물의 댔가가 100배로 채워 질꺼야. 시간이 해결해 주니까. 아직 홈피가 바뀐 사실을 모르는 애들이 많으니까. 나는 너 한테 너무 고마워 네가 있기에 나 같은애도 여기 들어와 옛날을 생각하며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마냥 즐겁게 어리광 떨쟌냐. 요즘은 홍보시대야 성배씨 처럼 목 터져라 [산행오라고] 홍보해야해.종로모임,산행모임,결혼식 등등
종이쪽지 논아줘 "쉽게회원가입하기" 설명도 써서,정자도 엄청 힘들었고 세정이도 역시.종이를 받으면 많이 들어 올꺼야
동희야,기다리자
동희가 우리 홈피를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우리 모두가 알고 있잖니? 마음을 비우고 오고싶은사람 오면 되는거지 너의 건강을 위해서도 초조해 하지 말자. 많이많이 고마워 언제나~~~
수고많은동희야!! 내가있쟈나 성배교수가 맛난국수집잘알고있다니 근간 너를위로할잔치베풀어 피로를 한방에 확 날려줄게 기다려 톡톡두들기는 안마기도가져가 나긋나긋 두들겨도줄게 *^*^* 교수님 혼자만알고있지말고 빨랑알려주기요 요즘 독일사람 말솜씨 글솜씨 아름답고 눈부심니다 (지켜보는 내 눈에)
chanel60 독일사람 방울이 정말 고맙다. 실망도 잠시... 어제로 무려 5명이나 가입을 하여 날아갈듯 기쁘네.
앞으로는 초조해 하지 말고 초연해 지려고 노력할께. 위로잔치 베풀어 준다고? 빨리 나갈 준비해야겠네.어디로 가야 하나? 혜화동? 국수도 좋고 짬뽕도 좋지만 안마기로 나긋나긋 두들기는 방울이가 더 좋아. ㅎㅎㅎ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여기 남에 집에 와서 우리 끼리 떠들고 울고 불고 춤추고 난리가 났는데 도데체 집주인은 뭘 한다냐?
동희야 ,담부턴 니네 집에 가서 수다 떨자.누가 들으면 얼마나 부끄러울까! 쯔쯔쯔,,, 우리 여자들 수다쟁이 아닌데
집주인 여기 있습니다. 학생들이랑 2박3일 전남 담양에 답사다녀 오자마자 홈피열고 이글을 쓰니 너무 나무라지 마십시오. 홈피 새집이 크고 장치들이 많아 답글쓰기도 지우기도 편하고 이방 저방 기웃거리며 이집 우리집 맞아?하며 마냥 신기해합니다. 내집 남의 집 가리지 말고 떠들고 다녀도 누가 뭐라하지 않으니 이것도 별세상 아닌가요?
집주인은 밖으로나도는데...빈집에서 와그와글시끄럽게 수다방만들어도되는겨? 도대체 이男子네집은 부적을 붙였나?여친들이 왜 이리 꼬인다니? 특히 독일사람아 !!! 안그려? 이제방울이도 봄바람타고 팔당역으로 나들이갈거다 그때만나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