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무쇠황소 등에 앉은 모기라고 알면서도 ....
< 답변 >
‘무위를 알면 승가’라 했소. 일체유위법이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임
을 아는 사람은 집착할 것도 버릴 것도 없소. 일체가 여몽환포영이
니 평등하고, 평등하니 한 성품이오. 법의 평등을 얻으니, 생사가
생사가 아니요, 목숨이 목숨이 아니오.
일체유위법이 연생(緣生)이라 무생(無生)이어서, 법이라고 할 법이
없으니 공들일 일이 없소. 공들일 일이 없다는 것도 없소. 지금 땀
흘려 일하는 채로 안 하는 거요. 물결치는 게 물결치지 않는 거요.
무생법인을 붙잡고 놓지 않으면 진리에 상응할 수 없소. 본래 마음
은 유생도 무생도, 있음도 없음도 아니오. 있다 없다가 전부 내가
‘있다고 봐서’ 있고, ‘없다고 봐서’ 없소. ‘내’가 지어서 ‘내’가 보는
것이니, 한 법도 볼 게 없으면 여래요, 그 여실상을 보는 게 부처
지혜요. 부처는 법의 평등을 얻어서 부처요.
마음이 열리고 눈이 열리는 그 일 외에 다른 어떤 것도 다 외도요.
‘모습이 있음을 보는 것’은 마음의 ‘먼지’요, 실제인 줄 알고 자기중
심적으로 ‘기억’해 간직한다면 그것이 마음의 ‘때(垢)’요.
모든 말씀은 켜켜로 쌓여있는 견문풍을 날려주기 위해서 성인이 방
편으로 시설하신 거요. 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말고, 모름지
기 그 신령스런 광명이 인간의 때가 묻지 않는 그대로 빛나게 두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