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계절
수암 박경열
엉덩이로 풍선을 한 방에 터트리기도
어려운데 손으로 터트리기는 쉽다던가
철새들이 날아들어 인위적으로 뿌린
모이로 혹독한 겨울을 나는데 자연도
베풀지 않으면 매우 곤란할 수 있음이라
사람의 시야는 180도 이내이지만
텃새인 하늘의 왕자 매는 시야가 360도라
넓은 관측으로 매는 사람 시력의 8배 정도로 잘도 보이는데 가장 선호하는 비둘기가 8배로 잘 보이면 먹이를 낚아채는 데 실패할 확률은 제로다
그러니 100m 상공에서 비둘기를
낚아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3초가 넘지 않는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물어 올라채면
숨도 제대로 못 쉰 비둘기는 이미 기절한 이후라 보면 된다
매가 운 좋게 사람 손에 생포되면 돼지고기 비계를 먹이거나 생닭을 먹이는데 순종하고 좀 더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꿩 등을 사냥해 주인의 신임을 얻는다
대신 끈을 다리에 묶어 되돌아오는
훈련을 반복해야 함은 당연하다
오늘도 들판에 매가 낚아챈 비둘기
흔적이 보인다
어떤 흔적이든 유추할 수 있다.
매가 비단 비둘기만 사냥하지는 않는다
마당에 노는 병아리나 참새 들쥐 오리
등 움직이는 건 매의 눈을 피할 순 없다
날개를 쭉 펴고 정지 상태에서 날개를
수도 없이 펄럭이다 무진동 상태가 되면 먹이를 발견한 거다
먹이가 움직이는 순간 번개 같은 번득임으로 지상으로 낙하해서 순식간에 먹이를 강력한 발톱으로 찍어
눌러 몸에 부착시켜 인근 야산으로 가서
먹이를 해치운다
비둘기는 뼈 하나 남지 않고 털만 조금
남길 뿐 흔적도 없다
독수리가 없는 곳엔 매가 하늘의 왕자다
매의 눈을 보라
얼마나 날카로우면 매의 눈이라 했겠는가
들쥐나 참새 등도 매의 눈이 사람 시력의 수배가 되므로 멀리서도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고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는 법이 없다
또한 매들은 한 쌍이 움직이는데 영역이
있으며 많게는 수십 마을을 암수 두 마리가 접수하여 먹이 활동을 함으로써 이웃 무리와 겹치는 일이 거의 없다
비둘기는 주로 넓은 들판이 있거나
벼 이삭을 한겨울에 주워 먹을 수 있는
곳과 민가 주변 특히 대나무 숲에서 잠을 청하므로 매도 비둘기 서식지를
찾는 데 무리가 없다.
별식으로는 꿩 등이 있으며 철새 도래지는 최적의 서식 환경이다
매는 주로 산에 서식하지만, 겨울철에는 민가 쪽으로 내려와 사냥하며
다람쥐 등도 예외일 수가 없다
다양한 먹이 사슬이 존재하지만 초식 동물을 사냥하는 매는 강력한
우두머리이며 하늘을 나는 왕자이다
풍선을 놓고 엉덩이로 터뜨리는 게임을
하지만 그게 먹이라 오해하면 매 또한
일발 필살기라
풍선이 터지는 소리에 매라고 아니 놀라
겠는가
하늘에 띄운 풍선처럼 가벼운 깃털로
도도한 모습으로 비행하는 매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첫댓글 올려주신 옥고에 즐감하고 갑니다
편하신 휴일 열어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