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죄가 뭐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족, 친구, 이웃에 대해 미움, 분노, 질투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고해성사를 보기도 하지요. 만일 그런 감정을 느낄 때 상대방에게 솔직히 말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화해를 한다면 가장 바람직한 일일 겁니다.
이것은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건강하다는 표시일 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감정들이 건강하게 표현되지 못하거나 해결되지 못할 때입니다.
이런 것들 가운데 특별한 것이 있다면, 독성瀆聖에 관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곧 하느님에게서 성별된 성직자나 수도자가 미워서 이들에게 불만과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자신이 그랬건 주변의 누가 그랬건 혹시 그런 행동이 독성죄가 아닐까 걱정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독성이란 무엇인지 보겠습니다.
[가톨릭대사전]에는 독성이란, 거룩한 것을 의식적으로 모독하는 행위로 경신덕敬神德에 반反하는 행위라고 나와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을 공경하지 않는 태도이므로, 이런 행위는 독성죄가 됩니다. 여기서 거룩한 것이란 하느님께 속하는 것으로, 하느님과 하느님을 위해 바쳐진 것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다시 독성은 사람에 대한 독성, 장소에 대한 독성, 물건에 대한 독성"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사람에 대한 독성이란
1. 성직자나 수도자를 폭행하는 행위,
2. 이들을 정당한 이유나 고위성직자의 허락 없이 세속 법정에 고소하는 행위,
3. 성직자나 정결서원을 한 수도자와 제 6계를 범하는 행위를 할 때 성립됩니다.
그리고 "장소에 대한 독성이란 축성 또는 축복된 성당과 교회묘지에서 살인, 상해, 음행, 상행위商行爲, 파괴, 약탈, 방화, 동식물 방치 등의 행위를 할 때 성립"됩니다.
마지막으로, "물건에 대한 독성은 미사용 제구(성작, 성반, 성체포, 성작수건 등), 성경, 성해聖骸, 제의祭衣, 성상聖像 등 하느님께 봉헌된 물건을 세속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와, 그 외에 "대죄大罪를 지은 사람이 성체성사를 받거나, 성직을 매매할 때, 역시 독성이 됩니다. 참고로, 성체 자체를 모독하는 경우에는 파문을 당하게 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단순히 어떤 성직자나 수도자가 하는 짓이 미워서 그에게 욕을 한다거나 험담을 하는 것은 독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을지 몰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독성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내게 밉게 행동한 누군가에게 분노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앞에서 언급한 방식(폭행)으로 드러난다면, 독성죄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만일 어느 성직자에게 분노를 느낀다면, 용기를 내서 찾아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나는지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게 되고 화해하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어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이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성직자, 수도자라고 해서 모두가 결점이 없는 성숙한 사람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 교회상식 속 풀이 박종인지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