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추석명절이 되면서 사냥꾼에게 몰리는 토끼처럼
급속도로 불안해지면서 외로움이 나를 칭칭 휘감았습니다. 오픈하고 처음으로
가게 문을 닫고 밀린 잠을 자고 있는데 찬양소리가 들립니다. 작은 집 식구들,
여수 사는 누나네 까지 와서 드리는 예배에 사위 놈들이 하나도 없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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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아직도 문제가 많아서 딸 셋이 모두 친정에서 추석을 새고 있나봅니다.
나물 반찬에 집 밥을 먹고 가족 12명이 영화를 보러나갔습니다. 1년이면 영화를
50편 이상 보는 저도 온가족이 떼거지로 몰려가 보는 영화는 초등학교 때 본
반공영화 말고 처음입니다. 역시 외롭고 꿀꿀할 때는 영화가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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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들고 큰 누나랑 커플이 되어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오프박스 1위인 “관상“은 송 강호, 이 정재, 김 혜수, 백 윤식, 조 정석 등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영화 보기 전에 “광해” 같은 영화려니 했는데 보고나니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나 음향, 무대 미술이 ‘광해‘를 능가합니다. 얼굴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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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꿰뚫어 본다는 관상쟁이 김 내경은 가상의
인물이었는데 자꾸만 어디선가 들어본 실존 인물처럼 느껴지는 것이 작가의
연출과 송 강호의 탁월한 연기력 때문일 것입니다. 역사교과서가 입시 필수로
들어간 올해 역사 선생인 울 제수씨가온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영화를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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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남달랐을 것입니다. 제가 한 재림 사단을 좋아하는 이유는 멜로(연애의
목적), 느와르(우아한 세계)그리고 사극(관상)까지 장르 폭이 넓으면서도
장르마다 특징을 살려서 내면의 사상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한 감독의 재주가
스필버그를 능가합니다. 마흔도 안 된 젊은 감독이 연애는 그렇다고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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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영화 “우아한 세계”에서 나를 울리더니 이번엔 사극으로 외로운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계유정난의 수양대군과 단종, 김종서와 한명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플롯설정은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리얼리티를 제공하였고
처남매부가 지지리도 궁상맞은 홀아비여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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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와 수양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경과 팽헌의 모습이 피 흘리기까지 싸워야
하는 성도의 치열한 삶의 투쟁으로 다가왔습니다. 릴레이로 이어진 서신서가 끝나고
시작하는 신명기는 긴 산행을 준비해야겠거니 하는 마음입니다. 우상 숭배의 악행을
범하며 언약을 어겼는데도, 하나님은 모세의 중보기도를 들으시고 다시 이스라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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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 관계를 이어가시어 가나안 땅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게 하셨습니다.
나는 언제나 오락가락 했는데 내게 오셔서 프로포스를 하시고 계속
가자고 채근 하시는 것은 못 말리는 은혜이며 헤세드입니다.
관상쟁이 인생의 어깨를 토닥이며 천로역정을 제안하시니 낸들 어쩌겠는가?
오주님, 당신은 나의 주군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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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가 맡은 수양의 포스는 무시무시한 범 사냥이 절정입니다.
모래시계에서 호위무사로 여주인을 호위하다가 장열하게 전사하던
무사와는 또 다른 마초 적 느낌이 가히 사단의 위용입니다.
수양의 간교함과 강인함을 정재보다 더 잘 소화 시킬 배우는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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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김종서 역을 맡은 백 윤식 그는
타자며 꾼답게 내가 아는 김종서 역을 짧은 컷으로 유감없이
발휘하였다고 봅니다. 영화 개봉하고 30세 연하와 결혼설로
발바리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하더니 이번에 칼 맞고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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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최후가 가히 압권입니다. 이것은 예술입니다. 아,
컴백하고 1년, 파도를 움직이는 것은 바람인데 저도 파도만 보았습니다.
이제 파도도 광풍도 용인하시는 더 큰 분의 역사의 한 컷에 서서
운명이나 세상에 매몰되지 않는 인간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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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을 것이며 고아와 과부를 돌아볼 것입니다.
당신을 존 애 하기에 친근히 행하며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않겠나이다.
주님, 수양처럼 뽀다구 나는 인생을 살고 싶었습니다.
인정받고 싶고 돈 벌고 싶고, 뜨고 싶은 마음들이
세상 속에 너무나 오래도록 뿌리 박혀서 잘 뽑혀지지 않지만,
돈 때문에 위축되지 않기 위해 하나님을 소유하겠습니다.
오늘, 한 발이라도 주님을 향해 전진하는 하루가 되도록. 주님, 힘주세요.
2013.9.22.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