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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다시마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완도 다시마 작업이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생산어민들은 해마다 부족한 일손 때문에 타지역 직업소개소를 통해 외지인을 고용하면서 지역주민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다시마 생산어민은 일손이 부족해 많은 인건비를 주고 외지일꾼을 데려오지만 많은 인건비를 들인 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직업소개소의 횡포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에도 이렇다할 대책이 없어 어민들은 군행정이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다시마 말리기를 하는 금일이나 생일 등 현장 곳곳에 직업소개소 광고안내 전단이 붙어 있다. 2천 세대 4천200여 명이 살고 있는 금일의 경우 다시마철에는 인부들의 유입으로 금일 인구가 배 이상 늘어난다. 대부분 완도, 목포, 부산의 소개소를 통해서 들어오고 있고 소개업자의 횡포가 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마지못해 사람을 쓰고 있다. 금일 주민 K모씨는 “목포의 직업소개소는 1인당 30만 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다. 부산의 직업소개소는 더욱 심해서 소개비와 교통비를 합해서 1인당 70만 원을 준 경우도 있었다. 일손이 부족해 쓰기는 했지만 며칠하다 힘들다고 가버리는 황당한 경우도 많았다.”라고 밝혔다. 금일주민들은 직업소개소를 통해 들어오는 외지인에게 소개료와 일인당 120~150만원의 월급을 여자는 일당으로 6만원과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뒤늦게 작업을 시작한 K모씨는“아침 5시에 다시마 작업을 시작해서 오전8시~12시까지 휴식하고 다시 12시~밤9시까지 평균 20일 작업을 하지만 일이 힘들어 버티지 못하고 가버리는 외지인이 많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금일에서 마른 다시마 수확량이 제일 많은 소랑도는 55세대 13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해마다 다시마철에는 이곳 주민의 2배 이상 외지인이 들어와 다시마 작업을 돕고 있다. 소랑도 주민 L모씨는 “다시마 작업을 위해 한집에서 평균 4명 이상의 외지인을 쓰고 있고 많게는 10명 이상 쓰는 사람도 있다. 이들 외지인과 주민과의 유대관계는 비교적 좋다.”라고 밝혔다. 금일주민 J모씨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들어온 중국인이나 러시아, 필리핀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일만 열심히 해주면 고마운데 나라마다 일하는 풍습이 다르고 의사소통이 안돼 애를 먹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밝혔다. 금일읍 전직이장인 C모씨는 “외지에서 자원봉사를 하러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심지어 학생도 다시마 일을 도우며 돈을 받아간다. 여기는 일할 사람을 기다리다 다시마 작업을 늦게 시작한 주민도 많다. 하지만 대책이 없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11일 금일에서 차를 훔쳐 타고가다 사고를 낸 외지인이 있었다. 경남에 거주하다 다시마일을 하러온 이 남자는 무면허. 음주운전에 절도죄로 입건되는 황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금일파출소 관계자는 “매년 1.500여 명의 외지인이 다시마 작업을 하러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중에 절반은 외국인이고 고령자도 많다. 선불을 받고 사라진 피해사례도 가끔 있었다.”고 밝혔다. 완도읍의 모 주민은“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매년 다시마 시작 전에 군이나 면에서 미리 전국에 알려서 정식으로 신청을 받아 직업소개소 수수료 대신 일꾼들의 월급을 높여 주면 더 열심히 할 것이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전국 생산의 70%를 생산하는 금일 다시마의 상품가치를 인정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해마다 다시마철에 어민의 일손부족을 알고서 뒤에서 가만히 부를 챙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년을 대비한 대책마련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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