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원리
요즘 한국에는 레저인구가 부쩍 늘어나 있다. 그중에는 바닷가를 방문해 낚시나 썰물로 물이 빠진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는 사람들도 전에 비해 많아진 편이다. 그런데 간혹 밀물과 썰물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채 취미활동에 심취해 있다가 갑자기 불어난 밀물에 고립돼 구조를 요청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밀려드는 밀물에 익사하는 사람도 발생한다.
어릴 때부터 바닷가를 중심으로 성장하거나 바다에 대해 경험한 사람들은 절대로 밀물과 썰물의 원리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음력 날자에 따라 바닷물이 일정한 패턴으로 6시간마다 동과 서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알고 있다. 그리고 썰물을 지나 무서운 속도로 밀려드는 밀물과 절대로 맞서지 않는다. 밀물과 맞서는 것은 곧 죽음이라는 원리를 너무나 잘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닷가와는 동떨어진 생활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은 밀물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전혀 알지 못한다. 당연히 주변 분들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 밀물의 무서움을 잘알기 때문에 간곡한 마음으로 충고하는 사람들을 도리어 겁장이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보수는 무엇일까? 보수는 통계학이다. 조상들로 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삶의 경험을 철저하게 따르는 사람들을 보수주의자라고 부른다. 장래가 촉망하다고 생각되는 정치인들이 가끔 스캔들로 추락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만일 그들이 출장을 갈때 여성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公子가 당부한 "남여칠세부동석"을 참고만 했어도 그런 실수는 예방이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보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런 고리타분한 주장을 하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그러한 구습은 타개되어야 하고 버려야할 전통이라고 비웃는다.
자신의 감정이 이성문제에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공자의 가르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사람을 보수주의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시대를 거론하며 과감한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모순에 빠지고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 소위 좌파니 진보니 하는 사람들의 논리적 모순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보수가 뭔지도 모르는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넘쳐난다. 사람들은 그들을 "극우"라고 부른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을 일컬어 극우라고 부르는 호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에는 극좌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각외로 많다. 화성시 바닷가에 있는 제부도라는 미니섬은 썰물때 차를 운전하며 드나들수 있다. 갯벌에 단단한 흙을 부어 길을 만들고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만일 여기에 다리를 놓는다면 24시간 통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상한 논리에 갇혀있어 관광객들은 불편을 감수하게 된다. 극좌들의 주장은 "네가 가고싶을 때 언제든지 차를 몰고 운전하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밀물이 만조가 되면 차량은 잠겨버린다. 당연히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은 죽을수 밖에 없다. 24시간 원하는 어느때라도 운전하며 드나들라고 권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전한 다리를 먼들어야 한다.
기본소득이라는 선동에 현혹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몇년전 허경영이라는 신흥종교 교주가 대통령으로 출마해 허무맹랑한 공약을 내세운 적이 있었다. 부끄럽게도 내 동기중 한명은 나에게 문자로 그사람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을 해서 어처구니 없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도대체 그 엄청난 재정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만일 윤전 대통령이 야당이 주장하는 선심성 예산책정에 동의해 줬다면 지난 연말에 정부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수모는 겪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씨가 대통령재임시 저질러 놓은 엄청난 재정채무를 한푼이라도 갚아야 한다는 부담에 사로잡힌 보수정권은 결코 좌파정당의 선심성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만일 윤전대통령이 순순히 그 요구를 들어주며 야당과 타햡을 했다면 그는 계엄령선포라는 황당한 망상에 빠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적당히 야합했다면 어렵게 되찮은 정권을 5년간 유지가 가능했을 것이고 전략에 따라 정권 재창출도 기대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윤전대통령은 보수의 원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대선후보로 선출한 정당역시 보수라는 깃발은 들었지만 결코 보수주의자들이 아니다.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보수지향 국민들의 고민이다. 왜 보수정당의 국회의원들은 한결같이 재산이 많은 것일까? 물론 가난한 의원도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진정한 보수주의자 일 것이다.
불길한 예측이지만 밀물로 물에잠긴 제부도 도로위를 차를 몰고 가려는 무모한 모습을 목격하며 살아가야 할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