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1일자 오피니언면 '오후여담'에 이 신문 이동윤 논설위원이 쓴 '상왕(上王)'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인류에 가장 공헌한 사람에게 이 상을 수여하라’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 제정된 노벨상이지만 그 수상자 선정에는 뒷말이 많은 것 같다. 독일 카이저스라우테른대 유전학 교수인 하인리히 찬클은 ‘노벨상 스캔들’이라는 저서에서 선정에 논란이 있었던 5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거론했다. 그 중에는 1906년 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도 들어 있다.
제국주의를 신봉했던 루스벨트는 1898년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이 일어나자 의용군을 조직, 참전해 전쟁 영웅으로 떠올랐고 이 같은 배경으로 19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윌리엄 매킨리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됐다. 매킨리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만에 무정부주의자의 총격으로 서거하자 49세라는 당시 최연소 대통령에 오른 루스벨트는 미국 외교의 오랜 불간섭주의를 깨고 경찰국가로서 미국의 위상을 확립했다. 루스벨트는 1908년 선거에서 육군성 장관이었던 윌리엄 태프트를 대통령 후보로 밀어 당선시키고 자신의 통치이념을 계승시키려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태프트가 자신의 정책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자 화가 난 루스벨트는 공화당을 탈당, 신당을 만들고 1912년 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현직인 태프트와 함께 낙선하고 후일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한 민주당의 우드로 윌슨이 당선되고 말았다.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비판적 지식인인 노엄 촘스키는 ‘인민을 향한 전쟁’에서 상왕(上王)에 오르려 했던 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현대 역사에서 가장 악랄한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끔찍한 정신병자’라고 혹평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도 상왕의 의지가 엿보인다. ‘선(先) 후보 단일화 후(後) 세력통합’이라고 범여권 통합방안의 구체안을 제시하는가 하면 “50년 전으로 되돌리는 정권…잘못하면 전쟁의 길로 끌고 가는 것이 된다”, “햇볕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것 안 하려면 그럼 전쟁하는 것이냐”며 국민에게 겁을 준다. 자신이 가장 큰 피해자라 역설해온 ‘공포전술’을 그대로 따라함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대는 항상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데 노벨상 수상의 원천이 됐던 햇볕정책이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훼손될지 몰라 그랬을까. 그러다 ‘노벨상 스캔들 제51호’로 등재되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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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라와국민을 사랑하지않은사람 오직 나나나한만을 내이념만을 사랑한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