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로스쿨 제도 도입과 전망

[쇼생크]

①  로스쿨 시행 목적

학부와 분리된 3년제 법학전문대학원으로서 다양한 전공자들로 하여금 법조 인력에 공급함으로써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 법률시장에 대응함과 동시에 조문 암기식의 교육이 아닌 사례중심의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에서 충분한 법조인 배출로 법률 서비스의 경쟁적 질을 높이고 사법고시의 폐단을 시정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결의로 채택하게 되었다.
 

② 로스쿨 입학 자격

4년제 대학(학사) 졸업자이면 누구나 응시가 가능하다. 전공을 불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로스쿨에서는 입학정원의 1/3 이상을 타전공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법학전공이 아닌 지원자들이 훨씬 메리트가 있으며 변호사가 되어도 복수의 경험을 인정받아 기존보다 입지가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입학사정은 ㉠ 대학학점 ㉡ 어학 ㉢ 법학적성시험(LEET:언어, 추리, 논술) ㉣ 사회봉사활동 등이다. 이 중에서 법학적성시험이 관건이 될 것이다.

③ 시행연도

2008년 8월에 법학적성시험을 실시하고 11-12월에 입학사정을 거쳐 2000명을 선발하여  2009년도부터 로스쿨에서 3년제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로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르도록 하여 약 80%를 합격시킬 예정이다. 로스쿨의 입학정원이 법에 지정되어 있지 않고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정하게 되어 있으므로 약 3000명 선으로  매년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④ 기존 사법시험

로스쿨 시행과 동시이면서도 별개로 향후 5년간 사법시험은 그대로 시행된다. 그러나 매년 합격인원을 줄여나갈 예정이며 향후 판도가 로스쿨로 가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 사법시험 준비를 하고 있거나 3-4학년의 법대생이 아닌 한 로스쿨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⑤ 기존 대학의 법학과와 로스쿨

현재 약 100여개 가까운 법학과가 전국 대학에 설치되어 있고 이 중에서 40여개 대학 이상이 로스쿨 인가 경쟁에 뛰어 들었다. 2008년 3-4월에는 로스쿨 인가대학이 약 25개 전후로해서 결정될 예정이며 로스쿨 인가를 받은 대학은 법학과 학부를 점차 폐지하게 된다.

⑥ 로스쿨 제도의 단점에 대한 전망

㉠ 비싼 등록금

한 학기 등록금이 약 1000만원으로서 3년에 6천만원 생활비와 책값까지 합하여 1억원이상이 든다는비판을 받는다. 즉 가진 자들의 엘리크 코스로서 로스쿨은 귀족학교로 불릴 것이다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재학생에게 9000만원의 대출을 해 주겠다고 공약했으며 졸업후 아직도 역시 고소득자인 변호사들에게는 1-2년 안에 그 부담을 청산하리라고 본다. 미국의 경우 10만명당 변호사수가 375명인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17.4명에 불과하여 20배의 차이(일본도 한국보다 1인당 변호사수가 높은 수준임)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로 분류된다. 미국 로스쿨의 1학기 등록금이 우리나라의 2배인 2천만원임을 고려할 때 로스쿨 등록금을 다른 학부 등록금과 비교해 본다는 것은 재고할 여지가 있다.

㉡ 변호사의 자질문제

많은 변호인을 양성하면 질낮은 변호사들이 증가한다는 논리이다. 당연하다.  아직 본격적으로 변호사를 증가시키지 않았던 2004년 한해 동안 245명의 변호사들이 사기죄, 횡령죄, 배임죄 등을 저질러 기소되어 처벌되기도 하였다. 변호인을 많이 선발하면 자연히 이 인원도 증가할 것이다. 이는 평균적 자질을 문제삼지 않고 자질이 낮아질 변호인의 숫자만 계산했기 때문이다. 인원이 많아지다 보면 어떤 집단이고 범법자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검찰총창도 교도소를 갔다왔고 판사도 교도소를 갔다왔다. 아니 우리 나라 대통령의 상당수는 범법자였다. 중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전체적 자질이 문제인 것이다. 질낮은 변호인들이 증가하는 대신 질좋은 변호인들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평균적 자질문제는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하는 변협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 변호인의 전문화는 글쎄

다른 말로 법학교육(공부)기간이 짧아짐은 양질의 변호인 양성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법학과 4년, 사법고시 1-3년(?) 그리고 사법연수원의 2년을 교육해도 재능있는 변호인력을 양성하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덜렁 3년의 로스쿨로 전문화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첫째, 법학교육 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강도 문제이다. 미국 유명 로스쿨 재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사법연수원생들이 열심히 안한다는 것이 아니다. 로스쿨 입학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학교와 성적이 향후 취업을 결정) 공부하는 것과 일단 변호사는 되었다는 안도감은 심리적 출발이 다를 것이다. 둘째, 법학교육은 공적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즉 로스쿨에서 3년 공부한 것과 한국의 법학교육 7-8년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법학교육은 평생에 걸쳐서 수십년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로펌은 이를 위해 각종 교육제도를 운영하며 분야별 전문변호사를 키운다. 즉 중요한 것은 얼마나 능력있는 인재를 선발하느냐가 더 중요한 관건이 된다. 따라서 미국 로스쿨에서는 LSAT 시험이 매우 중요시 된다. 한국의 LEET는 이를 매우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사회적 갈등과 부작용

변호인의 대거 등용과 사회배출은 과도한 공급을 유발하여 변호인으로 하여금 구조적으로 비리와 불법을 양성하게 된다는 논리이다. 바꾸어 말하면 비리를 양성하지 않도록 밥그릇을 보장해 주자는 취지이다. 즉 불법과 비리의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적은 수의 변호인을 선발하여야 한다는 논리이다. 첫째, 우리나라 변호인의 수는 OECD 회원국 중에 가장 낮은 수치로서 10만명 당 변호인의 수를 고려해 볼 때 국민의 수준높은 법률 서비스를 변호인에게 받는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민이 변호인의 법적 조력을 어려워하며 많은 비용 때문에 상담조차 힘들어 한다. 최소의 정예화된 변호인을 선발하여 생계를 보장해 주어 사무실 운영도 어려운 변호인들을 예방해 주자는 논리는 칼만 들지 않았지 국민에게 협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둘째, 도대체 우리나라 어떤 집단에게 경쟁이 아닌 특혜를 주자는 말인가? 철밥통이라고 여겨지는 공무원도 최근 경쟁과 평가제도의 도입으로 퇴출이 가속화되어 있고 의사들도 의료보험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경쟁체제로 전환되어가고 있다. 경쟁에서 낙오된 무능력한 변호인이나 자신의 적성이 아님을 늦게 깨달은 변호인은 직업전환을 통해서 얼마든지 자생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로스쿨 졸업생이 변호인으로 평생을 산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남들처럼 기업체에 취업하기도 하고 전업주부로 행복하게 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한가? 로스쿨에서 쌓은 법적 지식은 개인의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준법정신을 그만큼 강화하게 되어 건전한 법치국가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

⑦  전망

일본은 로스쿨을 4-5년 우리보다 빨리 시작하였다. 여론을 들어보면 일본 로스쿨 제도가 실패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 곳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일본계 학생들도 자국의 로스쿨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정원관리의 실패에 있다. 로스쿨의 정원을 3천명으로 두었지만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재수생이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이다. 이는 우리나라 로스쿨 졸업생의 합격율을 80-90%로 운영의 묘를 잘 살릴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또한 왜 재수를 하는가? 변호사가 되면 엄청난 혜택이 있기 때문에 능력이 안되는데도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이런 신기루를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즉 변호사가 되어도 다시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지 않으면 일반 회사에 취업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둘째, 법체계의 문제이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대륙법체계의 성문법치국가이고 미국식 로스쿨 제도는 관습법 위주의 불문법 체계이기 때문에 이를 자연스럽게 접목하느냐에 있어서 현재 혼란이 있다는 얘기이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정확히 해당되는 문제로서 매우 신중한 접근과 해결책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사건의 조문적용과 미국식 사례의 적용을 어떻게 조화해 나갈 것인가의 문제, 배심원 제도의 시행에 따른 제반여건 문제 등에 대하여 한국인 특유의 해결점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우리나라 로스쿨 제도는 그 동안의 법률 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사법시험에 대한 개선책이 맞물려 교수와 시민, 법률가, 시민단체(기업), 부처장관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 산하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에서 결의하여 보고되었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전격 통과되었다. 그러나 로스쿨제도만큼 많은 이해관계집단이 얽혀있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 본다. 로스쿨 입학정원이 영향력 집단의 알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현실을 보더라도 그만큼 변호사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이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로스쿨 제도를 되돌릴 수 없다는 명제는 모두 합의점에 이르는 것 같다. 현재의 논점은 정원과 양질의 교육에 모두어지는 양상이기 때문에 모두 한민족, 한국의 미래를 위하여 본인이 희생한다는 각오로 참신한 아이디어 창출과 신뢰에 동참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