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주도(漁舟圖)
고기잡이 배
고경명(高敬命, 1533~1592)
갈대밭에 바람 일고 눈보라 몰아쳐
술 받아 돌아와서 쪽배를 묶는데
피리 소리 몇 가락 강물 위로 달 밝아
자던 새 몇 마리가 물안개 속을 나누나
蘆洲風颭雪漫空(노주풍점설만공)
沽酒歸來繫短蓬(고주귀래계단봉)
橫笛數聲江月白(횡적수성강월백)
宿禽飛起渚煙中(숙금비기저연중)
제목으로 미루어 그림에 화제로 쓴 시다. 갈대가 우거진 강가에 배를 매는 사공
이 있고 눈이 내리지만 하늘에는 달이 떠 있다. 갈대밭 위로 오리가 두세 마리
날아오른다. 조선시대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눈에 익은 풍경이다. 이런 평범한
그림을 보면서 갈대를 흔드는 바람을 느끼거나, 아스라이 바람에 실린 피리 소
리를 듣는 것은 오로지 감상하는 사람의 영역이다. 그러나 배를 매는 그림 속의
어부가 술을 사가지고 오는 줄 아는 것은 술꾼이 아니고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
을 것이다. 고경명은 시서화에 두루 능통한 인재였고, 임진왜란 때 60세 나이로
의병을 일으켜 동생과 아들들과 함께 금산성에서 전사했다.
[작가소개]
고경명[ 高敬命 ]
시대 : 조선
출생 – 사망 : 1533년(중종 28년) ~ 1592년(선조 25년)
자 : 이순(而順), 호 : 제봉(霽峰), 시호 : 충렬(忠烈)
직업 : 의병장
가족관계 : 아들 : 고인후(高因厚), 고종후(高從厚)
관련인물 : 조헌(趙憲)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義兵將). 자는 이순(而順), 호는 제봉(霽峰), 시호는 충렬(忠烈). 시와 글을 잘하고 청렴 결백, 평생 남의 단처를 말하지 않았다. 1558년 문과에 급제, 임금의 신임을 받아 승급이 빨랐으나, 이것이 동료들의 불평감이 되자 퇴관. 임진왜란(1592. 4)이 일어난 후, 일본군의 서울 점령의 소식을 듣자 6월 김천일과 함께 전라도 장흥에서 의병을 일으켜 왜병을 격파하고, 7월 북상 도중 금산(錦山)에서 고바야카와 다카카게의 대군과 전투, 격전을 거듭하던 끝에 그 아들 인후(因厚)와 함께 전사했다.
저서 : 노봉집(露峰集), 유서석록(遊瑞石錄)
[네이버 지식백과] 고경명 [高敬命] (인명사전, 2002. 1. 10., 인명사전편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