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와 소크라테스, 대구를 찾다…
2500년 세월 탈모의 恨
의학과 철학의 두 성인, 대화
“이보게 소크라테스, 머리카락을 옮겨 심으려고 다시
태어난 기분이 어떤가. 어리둥절하지?”
“히포크라테스, 무지(無知)의 자각은 내 특기지만 모발
이식에 대해선 정말 아는 게 없습니다.
뒤쪽 머리카락을 정수리 쪽으로 옮기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도무지 알 수 없군요.”
“걱정하지 말게. 내가 의사 아닌가.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자네의 철학적 탐구도 더
왕성해질 테니 나도 마찬가지네.
환자들이 내 얼굴을 보고 젊어 보인다고 느끼면 나쁠 것
없지 않겠나.”
“모발이식에 대해선 아직 아는 게 없으니... 어쨌든
머리카락 때문에 이렇게 먼 여행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소크라테스, 대구까지 가려면 20시간 정도 걸릴 걸세.
수술이 잘되도록 컨디션이나 조절하세.
동양에 ‘불원천리(不遠千里)’란 말이 있네. 즐거운 마음으로
가면 아무리 먼 길도 멀지 않게 느껴진다는 뜻이지.
이런 말을 하니 내가 꼭 철학자가 된 것 같군.”
“소크라테스, 이번 여행을 자네의 뛰어난 제자 플라톤이
안다면 모발에 관한 대화편을 남길지도 모르겠군.”
“삶의 문제라면 머리카락 한 올 만큼도 소홀히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히포크라테스, 지도를 보니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고 대구는 남쪽의 작은 도시 같은데 왜 꼭
거기까지 가야 하나”
“대구에 모발이식을 탁월하게 잘하는 의사가 있기 때문이지.
지구촌 시대 아닌가. 실력만 있으면 어딘들 무슨 상관이겠나.
자네는 수도 아테네 출신이고 난 작은 섬에서 태어났지만
사람들이 나더러 ‘의학의 아버지’라고 하지 않나.
코리아 대구는 모발이식에 관한 한 세계 표준이라고
할 수 있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기원전 377)와
‘철학의 어머니’ 소크라테스(기원전 470∼기원전 399)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아테네공항 탑승구로 들어갔다.
그리스 출신인 두 사람은 고향은 다르지만 히포크라테스는
유명한 의사로서,
소크라테스는 특유의 대화법으로 널리 알려진 점으로 미뤄
알고 지냈다.
히포크라테스는 이전의 주술적(呪術的) 의료에서 벗어나
요즘으로 말하면 과학적 방법으로 질병을 다스렸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의 방향을 기존의 신화적(神話的) 관점에서
인간의 삶 중심으로 돌렸다.
세계 최고 모발이식 수준을 자랑하는 경북대병원 모발이식
김정철 센터장(앉은이)과 직원들. 의사 4명과 모낭분리사,
간호사,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등 2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원천리 코리아 대구 두 사람이 2500년 만에 살아나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유는 특별한 닮은 점 때문이다.
대머리가 그것이다. 두 사람의 조각상을 보면 훤하게
벗겨진 머리 때문에 누가 누군지 헷갈릴 정도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적 탐구에 몰입하느라 머리카락이
있는지 없는지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달랐다. 스트레스든 의학 연구 때문이든
대머리는 그에게 성가신 문제였다.
포도주 올리브기름 아카시아 즙, 비둘기 똥 등 온갖 것을
발랐다는 이야기가 이를 보여준다.
그는 많은 의학논문을 남겼는데 그중에 대머리에 대해
언급한 곳이 몇 군데 있다.
‘(대머리 부모에게서는 대머리가 될 아이가 난다)’
거세된 남자는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3월은 새싹이 돋는 봄이어서 모발이식을 하기에
어울리는 계절이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이번
기회에 이식술도 배울 겸 대구에 좀 머물까 싶네.
자넨 어떤가. 동양의 철학을 공부해 볼 생각은 없는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대구공항으로 향했다.
팔공산 자락에 있는 대구공항을 빠져나온 이들은
“어디로 모실가요”라고
묻는 택시기사에게 대답 대신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사는 ‘한국말 못해도 알겠다’는 뜻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몰았다.
20분 후 택시는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쪽에 있는
대구시티센터 노보텔 앞에 섰다.
두 사람이 찾아온 곳은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이다.
첫댓글 행복 가득한아름다운 사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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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간 되세요